"'고생끝에 낙' 린가드는 왜 영국을 등지고 서울을 택했나" 英기자의 FC서울 찐 취재기
[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제시 린가드가 영국을 등지고 서울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한 이유.'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의 사미 목벨 기자가 12일(한국시각) 린가드의 FC서울 적응기를 담은 현장 취재기를 내보냈다.
첫 문장이 "'한국에는 '고생 끝에 낙이 온다'는 유명한 속담이 있다(There is a famous Korean proverb that reads: Go-saeng kkeut-e nag-i on-da)"였다. '시련의 끝에 행복이 찾아온다(Its literal translation is: at the end of hardship, comes happiness)'는 영문 번역을 덧붙인 후 ''린가드가 한국에서 예기지 못한 모험을 시작하면서 이보다 더 적절한 격언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데일리메일 기자의 눈에 FC서울의 린가드가 그만큼 행복해보였다는 뜻.
'지난해 여름 노팅엄 포레스트를 떠난 후 린가드의 커리어는 멈춰 있었다. 지난달 FC서울로 깜짝 이적을 완료하기 전까지 그는 4월 이후 단 한 경기도 뛰지 못했고 6월부터 무적 상태가 됐고, 2022년 8월 이후 90분 풀타임을 뛴 적이 없다.멘토 역할을 해온 형과 아버지의 책임을 덜어주기로 결정한 것이 부담으로 작용했고, 어머니의 병환으로 인한 시련도 잘 알려져 있다. 그러니 서울에서 린가드에게 행복이 찾아올 조짐이 보인다면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썼다. '물론 이 모든 것이 린가드 자신이 만든 문제라는 생각에 동감하지 않는 이들도 많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지난 시즌을 앞두고 웨스트햄, 뉴캐슬의 제안을 거절하고 새로이 승격된 노팅엄으로 이적하기로 한 결정과 동기는 엘리트 축구와 거리가 멀다. 하지만 누가 옳든 그르든 간에 린가드는 행복할 자격이 있다. 누구도 그의 미소에 불만을 품진 않을 것'이라면서 '그는 노력하고 있다. 시간이 걸리지만 대한민국의 활기차고 거대한 수도 서울에서 그의 컴백이 시작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목벨 기자는 '서울이 린가드가 계획한 르네상스(부활)의 배경이 될 줄 누가 알았겠나. 2018러시아월드컵에서 파나마를 상대로 6대1 승리, 잉글랜드의 3위를 이끈 린가드가 서울에 있을 거라고 누가 생각했겠나. 린가드가 맨유를 떠나게 될 줄 그때 누가 알았겠느냐'고 반문했다.
'하지만 그것이 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니다. 린가드와 가까운 이들은 그가 왜 유럽을 등지고 극동아시아 한국에서 새 삶을 시작했는지에 대한 의문에 스포츠 성적보다 자신의 삶을 바꾸고 싶다는 열망에 대한 결정이었다고 주장한다'고 썼다.실제로 린가드는 "나는 항상 새로운 모험을 좋아한다. 다른 것을 시도하고 다른 것을 배우고 다른 음식을 맛보고 다른 문화를 배우는 것, 그게 늘 제가 해온 일"이라고 말했다.
목벨 기자는 '아직 완전히 정착한 건 아니지만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진단하면서 린가드의 서울 생활도 상세히 소개했다.
'린가드는 입단 이후 서울 강남의 고급스러운 인터컨티넨탈 호텔에 머물고 있는데 최근 서울 동쪽 구단 훈련장인 GS챔피언스파크 10분 거리에 새로운 영구 거주지를 찾았다. 3월 말까지 새 아파트에 입주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구단은 린가드에게 개인 운전기사를 제공하고 있지만 집과 훈련장과 가까워지면 서울의 지독한 교통체증에 시달리는 시간은 줄어들 것'이라고 했다. '서울은 빠르게 돌아가고 도심의 번잡함에 지치기 쉽고, 언어장벽이 심해 의사소통이 되지 않을 경우 외로움을 느낄 수도 있지만 다행히 린가드의 핵심 커머셜 어드바이저 중 한명이 서울 도착 이후 줄곧 동행해 적응을 돕고 있다'면서 '서울 생활에 익숙해지는 데 시간이 걸리고, 경기장 활약에 대한 부담감도 만만치 않겠지만 린가드에게 도움을 주려는 사람들이 줄을 잇고 있다'면서 '영국에서 끊임없는 감시와 학대에 지쳐 있던 린가드에게 한국인의 따뜻함과 친절은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정중하고 예의바른 한국 축구팬들은 식당에서 셀카를 요구하지도 않고 길 건너편에서 욕설을 퍼붓지도 않는다'고 했다.
이어 린가드의 홈 데뷔전, 서울-인천전(0대0무) 서울월드컵경기장 현장 분위기도 생생하게 보도했다. '서울에선 린가드 레플리카 등번호 10번 셔츠가 불티나게 팔려나가고 있어 구단이 수요를 맞추느라 애를 먹고 있다. 31세의 홈 데뷔전이었던 일요일 인천전에선 경기장 중앙홀에 '린가드 존'을 설치해 팬들이 유니폼을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서포터들은 4시간 동안 줄을 섰고, 토요일에는 린가드의 기념품을 손에 넣기 위해 공식 클럽샵 밖에 또다시 긴 줄이 늘어섰다'고 썼다. '서울월드컵경기장 주변에는 대형 포스터가 걸려 있는데, 당연히 린가드는 FC서울의 마케팅 전략의 전면에 있다. 린가드의 트레이드마크인 손동작을 따라하며 부모님과 사진을 찍는 어린 서포터의 얼굴에는 행복함이 가득했지만, 우상을 보기 위해 베이징에서 날아온 한 팬이 호텔 로비에서 린가드를 만나지 못하고 다음 날 중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를 탔다는 안타까운 사연도 전해졌다. 관중석에선 린가드의 등번호 10번 유니폼이 가장 많이 목격됐고, 뉴캐슬, 스완지, 셀틱에서 활약한 FC서울 주장 기성용의 6번 유니폼이 뒤를 이었다고 소개했다. "'린가드 14'가 새겨진 맨유 유니폼을 발견하기도 했다. 서울 팬들은 린가드를 집처럼 편안하게 만들기 위해 정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목벨 기자는 '린가드가 최적의 컨디션에 도달하면 그와 그의 팀은 눈에 띄게 향상될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모든 것은 린가드의 어깨에 달려 있다'고 봤다. 이어 '이탈리아 라치오가 린가드에게 관심을 보였다는 점은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베식타스도 영입을 원했고 미국 MLS 포틀랜드 팀버스, 베컴의 인터 마이애미도 린가드 영입에 뛰었들었었다. 한국에서 2년 계약이 끝나면 미국에서 뛸 기회가 다시 올 수도 있지만 현재 린가드는 아시아에서 큰 성공을 통해 자신의 위상을 높이려는 계획을 품고 있다'고 진단했다.
'린가드의 일정상 가족, 특히 딸 호프를 만나기 위해 14시간의 영국행 귀국 여정을 자주 할 가능성은 낮다. 이를 위해 FC서울은 상당한 여행 예산을 지원해 사랑하는 가족들이 한국을 방문할 수 있도록 항공권도 제공했다'고 FC서울의 세심한 지원도 소개했다.
목벨 기자는 '린가드가 프리미어리그에서 다시 뛰는 모습을 다시 볼 수 있을지는 미지수지만 린가드는 현재에 만족하고 있다. 맨유에서 뛰고 싶다는 꿈을 이뤘고, 프리미어리그 화려함 너머에 여전히 축구의 세계가 존재하며 린가드는 이를 직접 경험하고 싶어한다'고 전했다. '잘될지도 모른다.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이 그를 행복하게 한다면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을까'라는 한줄로 서울 취재기를 마무리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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