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 강력한 주주환원 정책 이끈 방경만...성장과 밸류업 두마리 토끼 잡는다

2024. 3. 12.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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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G 차기 사령탑 후보로 확정된 방경만 수석부사장. 사진=KT&G 제공

[비즈니스 포커스]



정부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발표한 배경은 간단하다. 배당과 자사주 소각 등에 대한 기업의 자발적 참여를 독려해 한국 증시의 저평가 문제인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겠다는 목표다. 정부가 이 같은 계획을 발표하자 많은 기업들이 ‘밸류업 프로그램 테마주’로 떠오르며 투자자들에게 주목을 받고 있다.

대표적인 기업이 KT&G다. 국내 최고 수준의 주주환원 정책을 펼쳐왔기 때문이다. 수치로도 확인된다. KT&G의 지난해 총주주환원율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보기 드문 수준인 99%를 기록했다. 최근 3년(2021~2023년)간 총주주환원율 평균도 95%를 웃돈다.

특히 최근에는 이 같은 주주환원 정책을 주도해 온 방경만 KT&G 수석부사장이 차기 사령탑 후보로 확정되면서 KT&G를 향한 기대감도 더욱 높아지고 있다.

금융 및 투자업계에서 연이어 KT&G의 기업가치 제고를 전망하는 분석이 나오는 등 주주환원 정책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타나고 있는 모습이다.

 

 ‘3년간 약 3조 환원’ 주도…업계도 ‘환영’

지난해 11월 재계의 이목이 KT&G에 쏠렸다. ‘KT&G 밸류데이(Value Day) 2023’에서 강력한 주주친화 및 기업가치 제고 방안을 담은 새로운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KT&G의 경우 기존에도 강력한 주주환원 정책을 펼쳐온 상황이라 어떤 내용이 새롭게 담길지 관심이 모아졌다.

KT&G가 발표한 이른바 ‘신 주주환원 정책’은 파격적이었다. 2024년부터 2026년까지 총 2조8000억원 규모의 주주환원을 하겠다고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1조8000억원 규모 현금 배당과 1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예고했다.

또 보유 자사주의 절반 수준인 1000만 주(발행주식총수의 약 7.5%)가량을 소각한다는 3개년간의 중장기 계획도 정책에 담았다.

이를 주도한 인물이 차기 사장으로 확정된 방 후보자다. 그는 KT&G의 최고재무책임자(CFO)로서 이 같은 주주환원 정책들을 설계하고 이끈 주인공으로 꼽힌다.

이런 그가 KT&G의 차기 사령탑에 오르자 시장에서도 환영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속적인 주주환원 정책 강화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글로벌투자은행 모간스탠리는 KT&G와 관련한 보고서를 펴내며 방 후보자에 대해 “투자자 피드백을 주주환원 정책에 반영하는 등 기업설명회(IR)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왔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방 후보자의 사장 후보 선정은 KT&G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에서도 이와 비슷한 평가가 나왔다. 한 증권사는 방 후보자가 주도한 KT&G의 신 주주환원 정책에 대해 규모와 지속성 측면에서 모두 높은 점수를 책정했다.

주영훈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KT&G가 국내 최고 수준의 주주환원 정책을 펼치고 있다”며 “이는 KT&G 기업가치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일회성이 아닌 중장기 계획을 세우고 3년간 매년 5% 규모의 주식을 소각한다는 점이 핵심이라는 평가도 곁들였다.

지난해 신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한 KT&G는 올해 들어 계획을 실행에 옮기고 있다. 첫 출발은 2월이었다. 지난 2월 16일 보유 중인 사주 350만 주(발행주식총수의 약 2.6%)를 소각 완료했다. 하반기에도 자사주를 추가로 매입하는 동시에 소각할 예정이라는 소식도 함께 전했다.

앞서 KT&G는 신 주주환원 정책 발표 이전인 지난해 10월에도 자사주 347만 주(발행주식총수의 약 2.5%)를 소각하며 주주환원에 나선 바 있다.

지난해에도 첫 반기 배당금으로 주당 1200원을 지급한 데 이어 나머지 반기분 배당금도 4000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3월 말 주주총회에서 의결될 2023년 결산배당금은 재난해보다 200원 증가한 주당 5200원, 총액은 약 5900억원에 달한다. KT&G 관계자는 “이번 결정에 따라 지난해 총주주환원율은 99%라는 높은 수치를 달성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물론 CEO가 주주환원 정책만으로 기업을 이끌어나갈 수는 없다.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리더십을 발휘하며 기업을 성장시키는 게 CEO가 갖춰야 할 필수요건 중 하나다. 아울러 회사를 성장시켜야 주주환원 정책도 실행에 옮길 수 있다.

3대 핵심사업 성장에도 큰 기여

이런 측면에서도 방 후보자는 좋은 평가를 받는다. 그간 KT&G의 여러 사업들을 총괄하며 성장을 이끌어왔기 때문이다.

KT&G 사장후보추천위원회는 “(방 후보자는) 사업 전반에 대한 통찰력을 바탕으로 시장 한계를 뛰어넘어 KT&G가 글로벌 톱티어 기업으로 도약하는 데 있어 역량을 발휘할 최적의 인물”이라며 그를 차기 사장 후보로 이사회에 추천하는 이유를 밝혔다.

방 후보자가 3대 핵심사업을 중심으로 회사의 매출과 영업이익 달성을 이끌며 주주환원의 ‘실탄’ 마련에도 기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현재 KT&G는 글로벌 해외궐련(CC), 전자담배(NGP), 건강기능식품을 3대 핵심사업으로 정하고 집중하고 있다.

방 후보자는 3대 핵심사업 중심의 중장기 성장전략을 이끌어온 인물 중 한 명이다. 1998년 KT&G에 공채로 입사한 이후 줄곧 KT&G에만 몸담으면서 전략과 글로벌, 마케팅, 브랜드 등 주요 부문 보직을 역임했다.

특히 방 후보자는 KT&G의 담배 주력 상품이 된 ‘에쎄 체인지’를 성공시키며 대내외적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에쎄 체인지’는 방 후보자가 브랜드실장으로 재임하던 당시 출시한 브랜드다. 이를 통해 KT&G는 비약적으로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며 국내 담배시장 1위 사업자 지위를 확고히 할 수 있었다.

또 그는 글로벌본부장 재임 당시 KT&G의 담배 수출을 끌어올리는 일등공신 역할을 해냈다. 해외진출 국가 수를 기존의 40여 개 대비 2배가 넘는 100여 개로 확대한 것이다. 그의 활약에 힘입어 KT&G는 사상 첫 해외 매출 1조원 돌파를 달성했다.

사내이사 취임 후에도 회사 성장을 견인했다. 숫자로도 확인된다. 2021년 3월 방 후보자의 사내이사 취임 이후 지난해까지 KT&G 매출액은 해마다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5조8724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매출 6조 달성을 목전에 두고 있다. 글로벌CC·NGP·건기식의 3대 핵심사업 영업이익이 매년 20% 가까운 성장세를 보인 것이 매출 상승의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실적 상승은 곧 주가에 반영됐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12%가량 하락하는 등 주식시장 흐름이 좋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KT&G 주가는 13%가량 올랐다.

금융·투자업계는 방 후보자의 주도 아래 KT&G가 향후 주주환원의 기반이 되는 사업 실적 내실을 더욱 다져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박상준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궐련형 전자담배 침투율 증가와 해외법인 판매량 증가 등을 통해 올해 KT&G의 실적도 견조한 흐름이 예상된다”며 “주주환원 확대 여력이 충분하다”고 진단했다.

김정욱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도 “방 후보자가 수년간 글로벌사업 총괄 경험을 가진 인물인 만큼 취임 이후 KT&G의 CC·NGP·건강기능식품의 글로벌 시장 수익성 강화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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