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철회권 도입 이후 3년… 금융사 환불금액 14조

사진 연합뉴스.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으로 금융상품 청약철회권이 도입된 뒤 3년 동안 금융사들이 환불해 준 금액이 14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소비자들이 금융상품에 대한 설명을 충분히 듣지 못하고 상품 가입을 하는 경우가 여전히 많아 청약철회 신청 규모가 매년 커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12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강민국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국내 금융회사 청약철회 신청 및 처리 현황'에 따르면 2021년 3월부터 2024년 2월까지 3년 간 청약철회 신청 건수는 총 495만5366건으로 집계됐다. 금액으로는 14조4342억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금융사들이 청약철회를 처리한 건수는 총 492만832건(99.3%), 금액 기준으로 13조9968억원(97.0%)으로 신청 건 대부분이 수용됐다.

청약철회권이란 예금성 상품(예금·적금)을 제외한 모든 금융상품에 가입 후 일정 기간 내 취소할 수 있는 권한이다. 금융사는 청약철회 접수 후 3영업일 안에 위약금 등을 제외하고 받은 돈을 돌려줘야 한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21년 134만6442건(2조6764억원)에서 2022년 145만8151건(4조9653억원), 2023년 180만4879건(5조5511억원)으로 매년 신청 건수가 급증했다.

올해 들어 2월까지 신청 건수도 34만5894건(1조2414억원)에 달했다.

업권별로 청약철회 신청 금액을 보면 은행권이 11조7446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 중 인터넷은행 3사(카카오, 케이, 토스)의 청약철회 신청 금액은 5조5942억원으로 집계됐다.

강민국 의원은 "청약철회권 시행 3년 만에 신청 금액이 14조원이 넘은 것은 금융사의 금융상품에 대한 소비자 설명이 부족하고, 여전히 정보력과 가격 설정력 등에서 금융사가 우위에 있어 소비자가 불리한 선택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이어 "금감원은 청약철회권 제도에 대한 교육·홍보와 금융상품 판매 현장에 대한 모니터링을 지속·강화하고, 특히 고령 금융소비자에 대한 청약 철회권을 충실히 안내할 수 있도록 금융업권과 함께 '고령 금융소비자 보호 가이드라인'을 개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이미선기자 already@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