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스타치오 무스 케이크 고소·달콤한 맛… 모로칸 민트티 곁들이면 ‘환상적인 만남’[빵요정의 세상의 모든 디저트]

2024. 3. 12.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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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자주 가던 공예 숍이 이전 오픈해 오랜만에 서울 이태원∼녹사평 라인의 언덕을 걸었습니다.

이곳의 스테디셀러 중 하나인 피스타치오 무스는 간단한 조합이지만 그만큼 집중도 있는 맛의 구심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피스타치오 무스가 주는 가뿐한 맛의 노트 또한 욕심내지 않고 적정한 정도를 찾아낸 파티시에의 자신감을 대변하는 느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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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빵요정의 세상의 모든 디저트 - ‘르 페셰 미뇽’
서울 이태원동 ‘르 페셰 미뇽’의 피스타치오 무스 케이크. 견과류를 더해 만든 시트의 맛에 피스타치오 특유의 진한 풍미와 고소함, 그리고 그리오트 마멀레이드의 상큼한 맛이 더해졌다.

얼마 전 자주 가던 공예 숍이 이전 오픈해 오랜만에 서울 이태원∼녹사평 라인의 언덕을 걸었습니다. 경기의 변화를 가장 크게 체감하는 지역이기도 해서 스산한 느낌도 들었습니다만, 오랜 시간 자리를 지키는 곳들의 존재가 소중하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여기는 차량으로 이동하기에는 좀 불편한 지역인데, 그래서 그런지 소소한 골목길의 정서가 남아 있는 몇 안 되는 곳입니다.

차와 달콤한 디저트를 떠올리니 오랜만에 ‘르 페셰 미뇽’을 찾게 됩니다. ‘르 페셰 미뇽(Le peche mignon)’의 본디 뜻은 ‘작은 죄’이지만 프랑스에서는 자기가 가장 좋아하는 달달한 디저트를 의미하는 사랑스러운 뜻으로도 사용됩니다. 미국에서는 ‘길티 플레저’라 표현하는 것처럼 말이죠.

르 페셰 미뇽은 올해로 7년 차에 접어드는 작은 프렌치 디저트 카페입니다. 주인인 김희정 파티시에가 베이킹과 초콜릿 수업을 하는 아틀리에와 겸하는 공간입니다. 이태원초 옆길 골목으로 들어와 만나는 건물 2층에 위치한지라 웹지도를 잘 보며 걸어가야 합니다.

이곳에서는 작은 쇼케이스에 나란히 진열된 무스 케이크들과 함께 차와 커피를 주문해 고즈넉한 시간을 즐길 수 있습니다. 창밖으로 이태원초의 풍광도 나른한 오후를 즐길 수 있는 감성을 더해줍니다. 제가 추천하는 케이크와 티는 피스타치오 무스 케이크와 모로칸 민트티입니다.

이곳의 스테디셀러 중 하나인 피스타치오 무스는 간단한 조합이지만 그만큼 집중도 있는 맛의 구심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녹진한 식감의 아몬드나 헤이즐넛 비스퀴(시트 반죽 중 하나)에 생과일을 넣어 구운 바닥을 만드는데 이 같은 방식으로 고소한 시트의 맛이 너무 무겁지 않도록 밸런스를 조절하고 있습니다. 피스타치오 자체가 진한 풍미와 고소함을 이미 가지고 있기에 전체적으로 세심하게 설계를 하게 되는 듯합니다.

무스와 비스퀴 사이에 인서트로 타트 체리를 이용해서 그리오트 마멀레이드를 만들어 속 안의 상큼한 킥을 더했습니다. 피스타치오 무스가 주는 가뿐한 맛의 노트 또한 욕심내지 않고 적정한 정도를 찾아낸 파티시에의 자신감을 대변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아, 이곳의 디저트의 감도는 탄탄한 골조를 지니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만드는 사람이 추구하는 맛과 향의 방향성이 저와도 참 잘 맞아떨어지는 곳입니다.

프랑스 디저트에서 중요한 영향을 끼치는 원재료 중 하나인 생크림. 르 페셰 미뇽에서는 항상 프랑스산 동물성 유크림을 사용하여 최적의 유지방 함량에도 깔끔하고 깊은 풍미를 구현하고 있습니다. 그 위로 계절감을 더하는 과일을 더하는 방식으로 르 페셰 미뇽의 쇼케이스는 자주 변화합니다. 시그니처인 3가지 정도의 갸토를 제외하고는 특별한 시즌에 선보이는 한정 메뉴와 계절 메뉴들을 맛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포장해가는 손님들의 빈도도 꽤 높은 편입니다.

참, ‘용기내 캠페인’에 동참하는 르 페셰 미뇽은 포장용기를 가져온 고객에게 총구매액의 5% 할인을 해 준다고 합니다. 이전에 이곳에서 구매할 때 받은 아이스팩을 가져와도 100원의 할인이 된다고 하니 참고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봄이 오는 녹사평 언덕으로 달콤함을 찾는 산책을 계획해 보시는 것도 좋을 3월입니다. 서울 용산구 녹사평대로40가길 3-3 2층/02-6487-5525/월·화 휴무, 수∼일 13:00∼19:00. www.instagram.com/le.peche.mignon_/

김혜준 푸드 콘텐츠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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