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력 최악의 굴욕’ 고우석 13일 명예회복 나선다… 개막 로스터 확정하고 서울올까

김태우 기자 2024. 3. 12.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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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우석은 13일 홈구장인 피오리아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애리조나와 경기에 등판할 예정이다. 샌디에이고는 구단 게임노트를 통해 고우석의 13일 등판을 예고했다 ⓒ연합뉴스/AP통신
▲ 우석은 시범경기 네 번째 등판이었던 11일(한국시간) 미 애리조나주 탬피 디아블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LA 에인절스와 경기에서 최악의 피칭으로 고개를 숙였다. 팀이 리드한 6회 팀의 세 번째 투수로 등판했으나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는 데 그치며 4피안타(1피홈런) 5실점으로 자존심을 구겼다. ⓒ연합뉴스/AP통신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경력에서 보기 드문 난조에 울었던 고우석(26‧샌디에이고)이 명예 회복에 나선다. 직전 경기 결과는 빨리 잊어야 한다. 시범경기 성적이 정규시즌에 포함되는 건 아니다. 오히려 안 좋았던 결과를 다음 경기에서 보란 듯이 극복한다면 코칭스태프의 믿음은 더 강해질 수 있다. 이제 서울시리즈 이전 캑터스리그(애리조나 시범경기) 등판은 딱 한 번이 남았다. 고우석이 메이저리그 개막 로스터 진입 확정이 사실상 여기서 결정된다. 당장의 로스터 진입은 물론 시즌 시작을 어떤 위치에서 할지 결정할 만큼 중요한 경기다.

샌디에이고 구단은 12일(한국시간) 미 애리조나주 피오리아의 피오리아 스타디움에서 열린 시애틀과 경기를 앞두고 게임노트를 통해 13일 열리는 애리조나전에 대기할 투수들의 명단을 발표했다. LA 다저스와 서울시리즈 개막전을 치르기 위해 한국으로 날아가야 하는 샌디에이고는 13일과 14일 미 애리조나주 피오리아의 피오리아 스타디움에서 애리조나‧오클랜드와 각각 만난 뒤 한국행 비행기를 탄다. 즉, 메이저리그 개막 전 애리조나에서 치르는 시범경기는 이제 두 번이 남았다.

구단에 따르면 고우석은 13일 애리조나와 경기에 등판할 예정이다. 이날 샌디에이고는 우완 드류 소프를 선발로 예고했다. 이어 불펜 투수는 총 네 명이 대기한다. 우완 스티븐 코렉, 우완 스티븐 윌슨, 우완 토미 낸스, 그리고 고우석이다. 고우석이 어느 시점에 등판할지는 아직 알 수 없으나 특정 시점에 1이닝 정도를 소화할 것이 유력해 보인다. 시범경기 시작이 다소 늦었던 고우석의 올해 시범경기 다섯 번째 등판이 될 전망이다.

이날 등판이 화제를 모으는 것은 전 경기 성적, 그리고 시점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샌디에이고는 12일 로스터 정비를 단행하며 내야수 매튜 배튼과 메이슨 맥코이, 외야수 칼 미첼, 제이콥 마시, 팀 로카스트로, 그리고 포수 케빈 플라위츠키를 마이너리그로 내려보냈다. 이제 캠프에는 총 37명의 선수가 있다. 이중 31명이 서울로 떠나고, 26명이 개막 로스터에 포함된다. 서울시리즈 개막전을 앞두고 막바지 선수단 정비에 나선 것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샌디에이고와 2년 보장 450만 달러, 2+1년 최대 940만 달러에 계약한 고우석은 개막 엔트리 합류가 유력하기는 하나 아직 확정된 건 아니다. 올해 마이너리그 거부권이 없는 까닭이다.

직전 경기 등판 성적이 너무 좋지 않은 것도 약간의 불안요소를 키웠다. 말 그대로 경력 최악의 피칭이었다. 고우석은 시범경기 네 번째 등판이었던 11일(한국시간) 미 애리조나주 탬피 디아블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LA 에인절스와 경기에서 최악의 피칭으로 고개를 숙였다. 팀이 리드한 6회 팀의 세 번째 투수로 등판했으나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는 데 그쳤다. 반대로 안타는 4개, 볼넷 하나를 허용하며 5실점하고 초라한 성적과 함께 마운드를 내려갔다. 3.00으로 비교적 준수했던 시범경기 평균자책점은 16.20까지 치솟았다. 피안타율은 0.421, 이닝당출루허용수(WHIP)는 3.00까지 올랐다.

당초 1이닝을 소화할 예정이었지만 한 이닝에 집중적으로 투구 수가 불어난 탓에 아웃카운트 두 개를 남기고 다음 투수에 마운드를 넘겼다. 고우석의 경력에서 이런 날이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부진했다. 수비 도움을 받지 못한 부분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실점을 최소화해야 하는 상황에서 고우석 스스로 그 위기를 이겨내지 못했다. 아직 자신의 100% 구위를 찾지 못한 경향도 있었다. 서울시리즈로 다른 팀보다 개막이 빠르다는 것을 생각하면 다소간 불안감을 남긴 한 판이었다.

선두 마이크 트라웃에게 3루타를 허용했는데 수비가 도와주지 않았다.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였다. 단타로 막을 수 있었다. 그런데 우익수 팀 로카스트로가 욕심을 내 다이빙 캐치를 시도하다 실패하며 공이 뒤로 빠졌다. 트라웃이 3루까지 갔다. 실책으로 기록되지 않아 고우석의 자책점 책임 주자가 됐다.

▲ 2017년 KBO리그에 데뷔해 1군 통산 354경기에 나간 고우석은 한국에서 5실점을 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많아야 4실점이었다. 고우석은 354경기 중 4실점 경기조차도 6번밖에 없었다. ⓒ연합뉴스/AP통신
▲ 현지 언론에서는 고우석의 메이저리그 개막전 로스터 등재를 유력하게 바라보고 있다. 고우석은 이런 상황에서 직전 경기 부진이 다음 경기까지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고우석은 평정심을 찾지 못하고 후속 타자인 리반 소토에게 볼넷을 허용하며 주자가 쌓였다. 여기에 애런 힉스에게 적시 2루타를 맞아 두 명의 주자가 모두 홈을 밟았다. 이어 타일러 워드에게도 강한 타구를 허용하며 좌전 적시타가 됐고, 4-3으로 1점 리드였던 다음 상황에서 브랜든 드루리에게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2점 홈런을 맞으면서 실점이 5점까지 불어났다. 결국 고우석은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은 채 마운드를 내려갔다.

경력 최악의 날이었다. 메이저리그 시범경기는 물론 KBO리그에서도 이런 날이 없었다. 2017년 KBO리그에 데뷔해 1군 통산 354경기에 나간 고우석은 한국에서 5실점을 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많아야 4실점이었다. 고우석은 354경기 중 4실점 경기조차도 6번밖에 없었다. 그것도 자신이 가장 부진했던 2023년에 세 차례 나왔고, 2017년부터 2022년까지는 4실점 경기가 세 번에 불과했다. 그런데 그런 고우석이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는 동안 5실점한 것이다. 충격적인 결과였다.

고우석은 지금까지는 대개 마이너리그급이나 메이저리그 경력이 적은 타자들을 상대했다. 하지만 이날은 등판 시점이 비교적 빨랐던 덕에 메이저리그 선수들을 상대할 수 있었다. 당장 첫 타자인 마이크 트라웃은 오랜 기간 메이저리그 최고 타자로 불렸던 선수다. 애런 힉스는 최고 유망주 출신으로 오랜 기간 뉴욕 양키스의 외야를 지켰고, 타일러 워드도 고교 시절에는 천재 소리를 들었던 타자로 팀의 주전 선수로 도약했다. 고우석에게 홈런을 친 브랜든 드루리는 2022년 28홈런, 2023년 26홈런을 친 펀치력이 있는 타자였다. 고우석이 여기에 호되게 당했다.

하지만 샌디에이고는 고우석에 대한 믿음을 아직 저버리지 않고 있고, 이는 13일 등판 예고에서도 잘 드러난다. 현지 언론에서도 고우석의 메이저리그 개막전 로스터 등재를 유력하게 바라보고 있다. 고우석은 이런 상황에서 직전 경기 부진이 다음 경기까지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13일 애리조나전에서 호투한다면 직전 경기 부진은 금세 잊힐 수 있다. 애리조나 타자들도 만만치 않고, 주력들을 갖춘 만큼 주자가 있는 상황을 최대한 방지할 필요가 있다. 이날 고우석이 무난한 피칭을 한다면, 서울시리즈로 가는 발걸음도 그만큼 가벼워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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