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세 아들 데리고 해외 간 남편, 이혼 거부하고 주소도 안 알려줘”

자신의 이혼요구에 7세 아들을 데리고 해외로 떠나버린 남편 때문에 난감하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지난 11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서는 남편 폭력에 이혼을 요구한 아내 A씨가 이혼 가능성과 양육권에 대한 고민을 털어놨다. 

A씨에 따르면 남편은 평소에는 다정했지만, 조금이라도 심사가 뒤틀리면 욕설을 내뱉고 주먹을 휘두른다고 했다. A씨는 남편을 피해 집을 나오면서도 ‘본성은 착한 사람일 테니, 나이 들면 달라질 거야’라고 믿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A씨는 결혼 10년 차에도 남편이 지속해서 폭언과 폭행을 일삼자 이혼을 결심했다. 그러자 남편은 A씨가 원하는 대로 절대 되지 않을 거라며 7세 아들을 데리고 집을 나갔다. 이후 얼마 뒤 시어머니와 함께 아이를 데리고 해외 연수를 떠났다는 사실을 듣게 됐다.

남편은 1년동안 A씨에게 아이와 어디에 머무는지조차 안 알려줬다. 또 이혼 소송을 취소하면 아들을 보여줄 것이라고 조건을 걸었고, 결국 A씨는 소송을 취소했다. 그러나 남편은 결국 갖은 핑계를 대며 아들을 보여주지 않았다.

A씨는 “다시 이혼 소송을 하려고 하자 남편은 ‘법원에 출석하지 않겠다. 한번 소를 취하했기 때문에 다시 이혼 소송을 못 한다’며 배짱을 부리고 있다”고 현 상황을 전했다.

사연을 접한 김미루 변호사는 “남편이 재소금지를 잘못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변호사는 “재소금지의 원칙은 1심 판결 이후에 소를 취하했을 때 최종 판결을 농락하거나 소송을 취하하는 것의 남용을 제재하기 위한 것”이라며 “1심 판결이 나기 전인 소송 진행 중에는 소송을 취하하더라도 얼마든지 다시 소를 제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1심 판결 이후 소를 취하했더라도 이전에 주장했던 이혼 사유가 아니라 이후에 새로운 이혼 사유가 발생된다면 재소할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양육권에 대해서 “남편이 아이를 외국으로 데려가 1년 동안 A씨와 접촉을 끊은 행위는 친권 양육권에 유리한 사정이 아니기 때문에 A씨가 아이를 양육하는 것이 아이 복리에 더 적합하다고 판단될 수 있다”고 말했다.

만약 현재 계약직으로 일하고 있는 A씨가 일 년 뒤를 알 수 없는 상황에 비양육자로 지정되는 경우에 대해서는 “(A씨가) 만약 비양육자가 돼서 양육비를 감액하고 싶다면, 소득이 급격하게 감소해서 생활이 어려워진 사정을 적극적으로 주장하는 게 좋다”고 조언을 전했다.

박윤희 기자 py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