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명횡사` 공천 화룡점정 민주…하위 10% 박용진 낙천, 대장동 변호인 공천
더불어민주당 '비명(비이재명)횡사' 공천이 화룡점정을 찍었다. 비명계 박용진 의원은 서울 강북을 총선 후보 결선에서 친명(친이재명)계 정봉주 당 교육연수원장에게 패했다. 1차 경선에 이어 결선에서도 '득표 30% 감산'이 동일하게 적용되는 규칙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까지 현역의원 의정활동 평가에서 '하위 10%'를 받고 경선에 참여한 비명계 의원들은 전원 탈락했다. 당내 공천 갈등이 재점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친명의 벽' 넘지 못한 박용진=민주당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는 6일 여의도 당사에서 경선 결선 지역인 서울 강북을, 전략선거구인 세종 세종갑과 경기 화성정, 청년전략지구인 서울 서대문갑 경선 결과를 발표했다.의정활동 평가에서 '하위 10%'를 받은 박 의원은 끝내 '친명(친이재명)의 벽'을 넘지 못했다. 민주당은 이번 총선 공천에서 현역 의원 평가 하위 10% 이하 해당자에게는 경선 득표의 30%를, 하위 10∼20% 해당자에게는 20%를 각각 감산하는 '현역 페널티' 규정을 적용한다. 박 의원이 정 위원장과 결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최소 60% 이상의 득표율을 얻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또 1차 경선에서 탈락한 이승훈 변호사가 정 원장을 지지한 사실도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현재까지 민주당 공천과정에서 하위 10% 혹은 20%를 받고 경선에 참여한 의원은 전원 탈락했다. 하위 10%를 받은 김한정 의원(경기 남양주을)은 김병주 의원(비례)와 이인화 전 대통령실 행정관과 벌인 3파전에서 탈락했다. 김대중 대통령 비서 출신인 김 의원은 경선에서 이겨내겠다고 했지만 30% 감점에 결선투표 조차 가지 못했다.역시 하위 10%를 받은 윤영찬 의원도 경기 성남 중원 경선에서 이수진(비례)에게 졌다. 경기 수원정에서 '충격의 패배'를 당한 박광온 전 원내대표도 경선이 끝난 뒤 자신 역시 하위 20%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박 전 원내대표는 페이스북에 "민주당의 통합과 총선 승리를 위해 하위 20%를 공개하지 않았다"고 적었다.
지금까지 하위 통보를 받았다고 밝힌 현역 의원은 김영주·김한정·박용진·박영순·송갑석·설훈·윤영찬·홍영표·박광온 의원 등이다. 이중 홍영표·박영순 의원은 탈당한 뒤 이낙연 전 대표가 이끄는 새로운미래에 합류했고, 김영주 의원은 탈당한 후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설훈 의원은 탈당한 뒤 민주당 탈당파를 모으는 작업을 하고 있다. 송갑석 의원은 광주 서구갑에서 경선을 치르고 있다.
◇'친명횡재 비명횡사' 논란 커진 서대문갑 경선=청년전략경선을 치른 서대문갑에서는 김동아 법률사무소 온길 대표 변호사가 권지웅 전 비상대책위원, 김규현 전 검사를 이기고 본선행 티켓을 획득했다. '대장동 변호사'라 불리는 김 변호사는 정진상 전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의 변호를 맡고 있는 대표적인 친명계 인사다. 최근엔 이 대표 정치테러대책위원회에서 활동했다.
김 변호사의 본선행을 두고 '친명횡재 비명횡사' 논란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당초 김 변호사는 3인 경선 후보를 정하는 국민오디션에 통과하지 못했다. 그러나 민주당 전략공천관리위원회는 오디션을 통과했던 성치훈 전 청와대 행정관을 배제하고, 다시 김 변호사를 구제했다. 오디션 통과자인 성치훈 전 청와대 행정관이 과거 안희정 전 충남지사 성폭행 2차 가해 논란이 있다는 이유다. 다만 관련 논란에 대해선 오디션 과정에서도 질의가 있었다. 당시 성 전 행정관은 "수년 동안 그런 지적을 받았다. 하지만 실제 2차 가해한 사람은 고소·고발을 당했고 전 한 건의 고소·고발도 당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청년정치인 전용기 '고진감래' 승=전용기 의원(비례)과 진석범 전 경기복지재단 대표, 조대현 전 청와대 행정관이 경선을 치렀던 화성을에서는 전 의원이 1등했다. 현역 의원으로서 인지도와 '100% 국민경선' 적용이 전 의원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전 의원은 화성정 경선후보로 나서기까지 여러 어려움을 겪었다. 당초 전 의원은 2년 전부터 경기 화성을을 다지며 총선을 준비해왔다. 그러나 당은 공천을 앞두고 전 의원을 분구로 신설된 화정성 예비후보로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당은 이 과정에서 지난 2월 화성을에 세 차례 정도 정체불명의 여론조사를 돌리기도 했다. 여론조사에선 전 의원이 배제되거나 화성정 후보로 검토되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 전 의원은 "화성을 예비후보가 왜 신설되는 화성정 지역 후보로 검토되나"라고 불만을 표출했다.당 일각에서도 문제제기가 있었다.
당규에도 맞지 않다는 해석도 제기됐다. 당규 10호 제2절 공직선거후보자 추천 및 선출직공직자 평가 제13조(선정심사) 5항을 보면, 비례대표 국회의원이 지역구 국회의원 후보자로 추천 신청을 할 경우 해당 후보자를 전략후보자로 선정할 수 없다고 나와있다.
그러나 전 의원은 "선배들은 공천에 반발해 당을 버리고 떠났지만, 저는 오로지 민주당의 총선승리를 위해 당을 지키겠다"며 당의 결정을 수용했다. 당은 전 의원이 다져왔던 화성을 지역에 영입인재인 공영운 전 현대자동차 사장을 전략공천했다.
◇세종세종갑=홍성국 의원의 불출마 선언으로 전략지역구가 된 세종 세종갑에서는 이영선 당 부대변인이 노종용 당 정책위원회 부의장과 박범종 당 세종시당 청년위원장, 이강진 전 세종시 정무부시장을 제치고 승리했다.
김세희기자 saehee012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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