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상품 환불해주세요" 3년간 청약철회권 신청액 14조원 넘어

매년 신청 건수 증가
"소비자 설명 부족" 지적

서울의 한 시중은행 대출 창구를 찾은 시민이 대출 상담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금융사의 청약철회권이 지난 2021년 3월부터 시행된 가운데 약 3년 만에 신청금액이 약 14조원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약철회권은 금융상품을 계약한 소비자의 신중한 판단과 선택 기회를 보장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다. 예금성 상품(예금·적금)을 제외한 모든 금융상품에 가입한 이후 일정 기간 안에 취소할 수 있다.

금융사는 청약철회 접수 후 3영업일 안에 받은 돈을 돌려줘야 한다. 다만 위약금 등은 받을 수 없다.

12일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강민국(국민의힘·경남 진주시을) 의원실에 제출한 '국내 금융회사 청약철회 신청 및 처리 현황'에 따르면 2021년 3월부터 지난달까지 약 3년간 청약철회 신청 건수는 총 495만5366건이다. 금액으로는 14조4342억원이다.

같은 기간 청약철회 신청건에 대한 금융사의 처리 건수는 총 492만832건(99.3%)으로 철회 금액은 13조9968억원(97.0%)으로 집계됐다. 신청건 대부분이 수용되고 있는 셈이다.

연도별로 보면 2021년 134만6442건(2조6764억원)에서 2022년 145만8151건(4조9653억원), 2023년 180만4879건(5조5511억원)으로 매년 신청 건수가 늘어났다. 올해 2월까지의 신청 건수도 34만5894건(1조2414억원)에 달한다.

업권별 청약철회 신청 내역을 신청 건수 기준으로 보면 손해보험업권이 213만1790건(2787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생명보험업권 155만3387건(2조4108억원), 은행업권 127만189건(11조7447억원) 등의 순이었다.

철회 수용률의 경우 보험업권이 100%에 달했다. 은행권은 96.3%(처리 11 조3073억원, 신청 11조7447만원)으로 집계됐다.

강민국 의원은 "청약철회권 시행 3년 만에 신청 금액이 14조원을 넘는다는 것은 금융사의 금융상품에 대한 소비자 설명이 부족하고 여전히 정보력과 가격 설정력 등에서 금융사가 우위에 있어 소비자가 불리한 선택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입증한다" 고 지적했다 .

박슬기 기자 seul6@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