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의대 교수 "전원 사직한다"… 다른 의대 연쇄반응 촉각

김선 기자 2024. 3. 12.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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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증원으로 빚어진 정부와 의료계 갈등이 해결될 조짐이 보이지 않은 가운데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들이 '초유의' 전원사직 카드를 꺼내 들면서 의료사태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긴급총회를 마친 뒤 방재승 서울대 의대 교수협의회 비대위원장은 "정부가 사태 해결에 진정성 없는 모습을 보인다면 18일을 기점으로 전원 사직서 제출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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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의대 교수 전원사직 초유의 사태
"18일까지 해결 안 되면 전원사직할 것"
다른 의대로 연쇄반응 이어질지 촉각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가 11일 오후 5시 긴급 총회를 진행한 가운데 정부에게 현 의료사태를 해결하지 못할 경우 전원 사직하겠다고 발표했다. 비대위 소속 교수들이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어린이병원에서 열린 긴급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의대 증원으로 빚어진 정부와 의료계 갈등이 해결될 조짐이 보이지 않은 가운데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들이 '초유의' 전원사직 카드를 꺼내 들면서 의료사태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오는 18일까지 이번 사태가 해결이 되지 않는다면 집단행동에 나선다는 입장을 내놓은 것이다.

서울대 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전날 오후 5시 430명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총회를 열고 전원사직에 합의했다. 긴급총회를 마친 뒤 방재승 서울대 의대 교수협의회 비대위원장은 "정부가 사태 해결에 진정성 없는 모습을 보인다면 18일을 기점으로 전원 사직서 제출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사직서 제출은 교수 개별적으로 진행된다면서 집단행동과는 선을 그었다. 방 위원장은 교수 사직에 따른 진료 축소는 불가피하다면서 "외래 진료를 얼마나 줄일지는 (교수) 자율에 맡긴다"며 "다만 응급·중환자는 어떻게든 의료진들이 최선을 다해 진료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비대위는 이날 소속 교수 1475명의 약 78%인 1146명이 참여한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응답자의 87%는 현 상황이 장기간 지속할 경우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일정 시점에서 교수들의 적극적 행동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99%는 정부의 2000명 의대 증원 결정이 과학적 근거가 없다고 했으며 95%는 과학적, 객관적 근거에 기반한 증원 논의는 가능하다고 답했다.

비대위는 오는 13일 국회에서 보건의료단체, 시민단체, 의대 비대위 등이 참여하는 간담회를 개최하고 의대 증원과 사태에 대한 해법을 모색한다.

서울대병원은 전공의 의존도가 46.2%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편이다. 대다수의 전공의가 병원을 이탈한 마당에 의대 교수들마저 사직한다면 서울대병원, 분당서울대병원, 보라매병원의 의료공백은 악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서울대 의대 교수들의 단체행동은 빅5 (서울대·서울아산·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성모) 병원 중 가장 앞선 것으로, 다른 의대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정부와 의료계는 예의주시하고 있다. 앞서 서울대 의대 비대위는 지난 9일 나머지 빅4 병원과 연대하기로 했다. 서울대 의대 교수에 이어 성균관대와 가톨릭대 의대 교수들도 12일과 14일 각각 대응을 모색하고 전국의대교수협의회는 14일 의대생 휴학 대책을 논의한다.

의대 교수들의 집단행동과 관련해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전날 "현 상황에서 (의대) 교수님들마저 떠나면 어떻게 될지는 교수님들이 더 잘 알 것이다"며 "환자 안전을 위해 현명한 판단을 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선 기자 sun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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