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야수진이 언제 이렇게 쌓였나… 선수들은 잔인, 이범호는 고민, 팬들은 기대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외부에서 특별하게 뭘 긁어모은 것 같지도 않은데, 지난해 1군 선수도 개막 엔트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올해 우승권 판도의 다크호스로 뽑히는 KIA 야수진이 빵빵하게 배가 불렀다. 우선권을 가지고 있는 확실한 주전 선수들을 제외하고는 남은 자리가 모두 경쟁이다. 선수들에게는 잔인하고, 코칭스태프는 고민하겠지만, 팬들로서는 기대를 숨기지 않을 수 없는 시기다.
KIA는 올해 개막 엔트리를 놓고 투‧타 모두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개막전은 개막 시리즈에 나서는 선발 투수를 등록하지 않아 몇몇 선수들이 추가 승선하는 경우도 있지만, 어쨌든 일주일 뒤에는 정상적인 28인 체제로 가야 한다. 마운드도 마지막 3~4자리를 놓고 치열한 불펜 전쟁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오히려 경쟁률이 더 치솟은 곳은 야수진이다. 지난해 1군에서 꽤 많은 시간을 보낸 선수들도 올해 개막 엔트리는 장담하기 어렵다.
일단 확실한 주전 선수들은 예외다. 그런 선수들로 분류할 수 있는 이들이 몇몇 있다. 외야에서는 주장인 나성범과 외국인 선수인 소크라테스 브리토를 비롯, 올해 큰 기대를 모으고 있는 최원준의 주전 구도가 예상된다. 주로 지명타자로 뛸 것으로 보이는 최형우까지 네 자리는 확정적이다.
내야에서는 네 명 정도는 부상이 없는 이상 개막 엔트리 승선이 매우 유력하다. 지난해 주전이자, 올해도 주전으로 기대를 모으는 김선빈(2루수), 박찬호(유격수)는 확정적이다. 여기에 손가락 부상으로 시즌 준비가 늦었던 김도영(3루수)이 무서운 페이스로 모자란 부분을 채워가며 개막 승선이 유력해졌고, 올해 멀티 포지션을 소화할 이우성은 1루의 자리를 노린다. 현시점까지 네 명의 승선은 유력하다. 포수는 김태군이 한 자리는 확정지은 상태다. 여기까지 총 9명이다. 야수를 15명 넣는다고 보면 여섯 자리가 남는다.
말 그대로 전쟁이다. 코칭스태프로서는 다 가져가고 싶겠지만, 엔트리는 한정되어 있다. 포수는 한준수가 앞서 간다는 평가를 받는 가운데 한승택 주효상이 마지막 뒤집기를 노리고 있다. 아직 한 자리가 확정된 건 아니다. 내‧외야 구성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지만 이우성이 비상시 외야를 볼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외야를 6명, 내야를 7명으로 가정한다면 이 또한 경쟁이 치열하다.
외야는 두 자리를 놓고 고종욱 김호령 박정우 이창진 등이 경쟁하는 구도다. 김호령은 수비에서, 박정우는 경기 후반 활용성에서, 고종욱 이창진은 공격에서 상대적으로 이점을 가지고 있다. 이창진 고종욱은 지난해 1군에서 꽤 많은 출전 비중을 차지했던 선수인데 시범경기 성적에 따라 최악의 경우 탈락의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바짝 긴장할 수밖에 없다.
내야는 남은 세 자리를 윤도현 박민 변우혁 황대인 김규성 서건창 등이 다툰다. 현재 구도상 1루수를 소화할 우타 대타 자원이 하나 필요하고, 내야 유틸리티 백업 혹은 경기 후반 대수비나 대주자로 들어갈 두 명의 선수가 필요하다. 1루 백업은 변우혁 황대인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두 선수가 주전 경쟁을 벌였는데 올해는 엔트리 한 자리를 놓고 싸운다. 계산상 두 선수가 모두 승선할 수 있는 경우의 수는 그렇게 여지가 크지 않다.
유틸리티의 경우 당초 윤도현의 승선이 유력했으나 가벼운 부상으로 잠시 흐름이 끊겼다. 공격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고 수비에 자신감이 있는 만큼 윤도현의 회복도 엔트리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나머지 선수들도 제각기 장점을 앞세워 개막 엔트리 승선을 노리고 있다. 박민은 수비력을 앞세우고, 서건창은 공격력, 김규성은 다양한 수비 활용성을 앞세운다. 변우혁 황대인 김규성도 지난해 1군 등록 기간이 꽤 길었던 선수들이지만 올해는 자리를 장담할 수 없다.
고종욱 서건창이라는 1군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 타자들도 일정 부분 임무가 겹치는 부분이 있어 두 선수 모두 생존할지는 미지수다. 단순히 내야, 외야를 구분할 게 아니라 전체적인 틀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마지막 1~2자리는 전체적인 능력치를 보는 게 아닌, 수비나 주루 등 특정 분야의 스페셜리스트를 택하는 경우도 있어 이범호 감독의 고민이 마지막까지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물론 주축 선수들의 부상으로 고생한 지난해를 생각하면 실력 있는 야수들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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