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과 너울을 알아야 진정한 경정 전문가
[마이데일리 = 심재희 기자] 경정에서는 선수들의 기량과 모터의 성능도 중요하지만 외부적인 기상 조건이 변수로 작용한다. 대부분 눈이나 비 같은 악천후의 날씨가 직접적인 방해 요소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로 가장 많이 신경을 써야 하는 부분은 바람과 경주 수면의 상태다.
경주 수면에는 경주 전 소개 항주와 구조정 운영 등으로 너울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6대의 보트가 전속력으로 달리다 보면 너울이 더 커지기 마련이다. 여기에 바람까지 강하게 분다면 선수들의 턴 마크 공략과 직선주로 경쟁에 영향을 미친다. 경륜경정총괄본부에서 선수들의 안전과 원활한 경주 운영을 위해 미사리 경정장 수면 양쪽에 파도의 에너지를 흡수하는 소파장치를 설치했으나 발생하는 너울을 완전히 없앨 수는 없다.
특히 환절기에는 최대 5m/s까지 강한 바람이 불고 있다. 선수들과 경주를 관람하는 고객들은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지난 9회차 수요일 3경주 구현구(A2, 4기) 경우가 좋은 예다. 당시 2m/s의 남동풍(맞바람)이 불었고, 출전 선수 6명의 대기 행동과 출발 등으로 2 턴 마크 부분에서 너울이 강하게 발생했다. 이때 1 턴 마크에서 휘감아 찌른 후 최영재과 선두 싸움을 벌이던 구현구가 확실한 승기를 잡기 위해 안쪽에서 전속으로 돌았다. 그러나 너울로 인해 보트가 계속 튀는 현상이 발생하여 소파장치까지 밀려 전복됐다.
이러한 너울과 함께 고려해야 할 다른 변수는 바람이다. 바람의 종류는 크게 뒤바람과 맞바람으로 구분한다. 뒤바람은 선수들의 출발 상황을 기준으로 2 턴 마크에서 1 턴 마크 쪽으로 부는 바람이다. 이러한 뒤바람은 선수들의 뒤에서 불기 때문에 바람의 속도를 가늠할 수 없어 선수들의 간담을 서늘케도 한다. 평소 배정받은 코스의 기준점에서 가속하는 것이 기본이지만, 뒤바람으로 인해 보트의 속력이 갑자기 빨라진다면 자칫 출발 위반에 걸릴 수 있는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첫 승부 시점인 1회전에서도 바람으로 인한 어려움이 발생하기도 한다. 주도권 장악을 위해 휘감는 순간 맞부딪치는 바람으로 자칫 중심을 잃을 수도 있고, 정확하게 자세를 취하더라도 바람이 보트를 밀어내 선회 각을 좁히지 못한다면 순위 다툼에서 고전하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 맞바람에서도 어려운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뒷바람과 달리 몸으로 풍속과 풍향을 체감할 수 있다고는 하지만, 바람이 일정하지 않고 들쭉날쭉하면 출발선 앞에서 급하게 감속하는 등 승기를 잡는 적절한 때를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임병준 쾌속정 팀장은 "소개 항주 시 전광판에 풍향과 풍속을 표시하고 있으므로 이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고, 이와 더불어 수면이 거칠고 바람이 많이 부는 상황이라면 선수들의 선회하는 모습을 꼼꼼하게 살펴 바람과 너울로 인한 변수에 대비하는 경주 추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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