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벌하게 진한 맛"…'범죄도시4' 4000만 흥행 신호탄(종합)
조연경 기자 2024. 3. 12. 07:39
믿고 기다렸다. 대한민국 대표 메가 히트 프랜차이즈 범죄 액션 영화가 돌아온다.
영화 '범죄도시4(허명행 감독)'가 11일 서울 성동구 메가박스 성수에서 열린 제작보고회를 통해 네 번째 시리즈의 첫 베일을 벗었다. 작품은 괴물형사 마석도(마동석)가 대규모 온라인 불법 도박 조직을 움직이는 특수부대 용병 출신의 빌런 백창기(김무열)와 IT 업계 천재 CEO 장동철(이동휘)에 맞서 다시 돌아온 장이수(박지환), 광수대·사이버팀과 함께 펼치는 범죄 소탕 작전을 그린다. 마동석과 김무열 이동휘 박지환이 다시금 의기투합했다.
'범죄도시'는 2017년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으로 누적관객수 688만 명을 동원한 첫 번째 시리즈를 시작으로, 2022년 '범죄도시2' 1269만 명, 2023년 '범죄도시3' 1068만 명를 기록하며 시리즈 도합 3000만 명이라는 대기록으로 대한민국 대표 프랜차이즈 액션 시리즈 작품으로 거듭났다. 특히 네 번째 시리즈는 제74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 공식 초청을 받으면서 흥행은 물론 작품성까지 잡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범죄도시4' 메가폰을 새롭게 잡은 허명행 감독은 "전 시리즈들은 무술 감독으로 참여했고, 이번 4편 연출을 맡게 됐는데 부담감이 없지는 않았다. 흥행 적인 작품에 관객들이 기대를 많이 하는 작품이기 때문에 '시리즈가 갖고 있는 톤을 잘 지키면서 관객 분들이 조금 더 보고 싶어하는 것들은 어떤 것일까'를 고민하며 연출 방향을 잡았다. 그것에 대한 스토리, 코믹, 액션 등 모든 면에서 업그레이드 시키는 것에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이어 "연출 의뢰를 받고, 영화를 만들면서 생각했던 부분은, 개인적으로 느와르 영화 좋아해 빌런들이 나올 때 느와르 적은 분위기를 입히고 싶었다. 음악에 미장센까지 형사와 빌런이 나올 때 톤을 다르게 맞췄는데, 즐겁게 봐 주셨으면 하는 마음이다"라고 4편의 관전 포인트와 변화를 어필했다.
괴물 형사 마석도로 컴백하는 마동석은 "10년 전 작은 방에서 '범죄도시'를 기획하고, 많은 생각을 하면서 내심 '프랜차이즈 영화가 됐으면 좋겠다' 싶었는데, 3편이 나오고 이렇게 4편까지 보여드리게 돼 너무 감사하다"며 "4편은 앞선 1, 2, 3편과 톤이 다르다. 소위 말해서 세다. 시리즈마다 조금씩 트위스트를 줘야 하는데, 이번에는 사건과 관련 된 피해자의 감정을 같이 갖고 가는 지점이 있다. 묵직하고 진한 맛이 조금 더 살아있을 것이다"라고 예고해 신뢰를 더했다.
베를린국제영화제 초청…작품성도 잡는다
'범죄도시4'는 시리즈 최초로 베를린영화제 베를리날레 스페셜 갈라 부문에 초청돼 글로벌 관객을 먼저 만났다. 초청 부문마다 성격이 다르긴 하지만 세계 3대 영화제 입성은 아무 작품이나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범죄도시4'는 시리즈에 대한 믿음과 4편의 꽤 높은 완성도가 글로벌 영화인들의 시선을 사로잡으면서 베를린 무대를 밟을 수 있었다. 국내 내부 시사회 등에서도 시리즈 중 가장 높은 평점과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져 베일이 벗기 만을 기다리게 한다.
'범죄도시'의 정체성 그 자체로 시리즈를 이끌고 있는 마동석은 베를린 현지 반응에 대해 "오락 영화임에도 작품적으로 좋은 인상을 주면서 베를린까지 다녀오게 돼 너무 감사할 따름이다. 처음엔 '번역 되는 대사와 한국형 코미디의 뉘앙스를 이해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박수 치고 소리쳐 주시고 후반부 액션이 몰아치는 장면에서는 크게 환호해 주셔서 우리도 놀라고 신났다. 재미있게 봐 주셔서 감사했고, 국내 관객들은 어떻게 봐 주실까 궁금하다"고 전했다.
이동휘는 "나는 해외 영화제 초청이 처음이라, 당시 동석이 형에게 조용히 문자를 남기기도 했지만, 숙소에 들어갔는데 너무 감격스러워서 눈물이 나더라. 그렇게 많은 관객 분들 앞에서 박수 받고 나가서 인사를 드리는데 한국 배우로서 자부심도 많이 느껴졌고, 막연하게 꿨던 꿈을 조금은 이루게 된 것 같았다"며 "특히 신기했던 건 독일 분들이 동석이 형과 지환이 형의 코믹 요소에 엄청난 웃음을 터뜨리면서 행복해 하시더라. 부럽기도 했고 당시 그림이 여전히 생생하다"고 회상했다.
"수려한 말·한 자루의 칼"…'4대 빌런' 백창기 등장
범죄를 처단하는 기본 플롯이 같은 시리즈에서 가장 크게 변주를 꾀할 수 있는 건 바로 새로운 스토리에 따른 새 빌런이다. 장첸 윤계상, 강해상 손석구, 주성철 이준혁을 잇는 4세대 빌런으로는 김무열이 낙점됐다. 마동석과는 칸영화제 진출의 인연을 맺어 준 '악인전'에서 호흡을 맞췄던 바, '범죄도시4'가 베를린영화제에 초청 받게 되면서 손만 잡으면 해외로 향하는 해외 영화제 콤비가 됐다. 물론 작품 안에서는 핵주먹 형사 마석도와 살인 병기 백창기로 죽어라 싸운다.
1편부터 꼬박 꼬박 챙겨 본 '범죄도시' 시리즈 팬이었다는 김무열은 "새 시리즈에 합류하게 됐을 때, 개인적으로도 매우 기뻤고 많은 기대를 했다. 그 기대 만큼 매번 현장에 가는 아침이 설레고 즐거웠고 촬영도 항상 만족스러웠다"며 "물론 모든 배우가 그렇겠지만 작품에 임하는 마음가짐은 언제나 같다. '기대 섞인 우려? 우려 섞인 기대?'가 공존한다. (4세대 빌런으로) 책임감도 컸지만 결국 '이 캐릭터를 어떻게 표현해야 하느냐'가 가장 중요했기 때문에 그 부분에 집중했다"고 단언했다.
그는 "대본 작업이 어느 정도 끝난 후에 동석이 형, 지환이 형, 감독님, 제작자 분들과 같이 테이블에 앉아 하루를 통으로 백창기 이야기만 한 적도 있다.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극악한 빌런으로 만들까'에 대해 같이 회의했고 참여했다. 그 사이 지환이 형 도움도 많이 받았다"며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데 체감적으로는 한 글자 한 글자 참여해 만든 것 같다. 그런 마음가짐으로 정성스럽게 만들었다"고 강조 또 강조했다.
백창기는 과거 특수부대 용병으로 활동했지만 잔혹한 살상 행위로 인해 퇴출 당한 후 불법 온라인 도박 사이트를 실질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인물이다. "이루고자 하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고 백창기를 정의한 김무열은 "말보다는 행동이 먼저, 입보다는 손이 빠른 인물로 생각했다. 아주 즉각적인 반응을 통해 순간 순간을 자신이 유리한 쪽으로 위기를 타계해 나간다"고 설명했다. 김무열은 캐릭터를 위해 10kg을 증량하기도 했다.
또 "일반인이라면 넘을 수 없는 선을 많이 넘는 인물이라 '폭력의 중독성'을 많이 떠올리기도 했다. 말이 많은 캐릭터는 아니다 보니 '폭력에 중독 된 사람이 상대방에게 폭력을 행사할 때 어떤 느낌일까' 싶었다"며 "이제는 관객 분들에게 온전히 돌려 드리는 시간이 왔기 때문에 백창기라는 사람을 4대 빌런이 아니라 캐릭터로 기억해 주셨으면 하는 마음만 남았다. 그럼에도 감히 전투력은 기대하셔도 좋을 것 같다. 백창기의 최후를 기대해 달라"는 출사표를 던져 눈길을 끌었다.
환골탈태 수준의 변신에 대해 이동휘와 마동석은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이동휘는 "나는 무열 형 모습을 보면 한 마리의 말이 뛰어 다니는 느낌이었다. 스크린에 말을 한 마리 풀어놓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아름다운 자태와 곡선에 설레이기도 했다. 내가 실제 장동철이었다면 좋아서, 너무 신나서 매일 백창기를 따라다녔을 것 같다. '야, 창기야 잘했다' 해주고 싶을 정도로 멋졌다"고 놀라워했다.
마동석은 "시나리오를 만들고 의논 하면서 시나리오에 디테일한 액션이 써 있지는 않았지만, 살인병기 같은 모습의, 날이 서 있는 한 자루의 칼 같은 사람이 필요했는데 그런 느낌과 액션을 낼 수 있는 사람으로 김무열이 떠올랐다. '악인전'도 함께 했지만 김무열은 그런 부분들이 가능한 배우였고, 이번엔 특히 다른 배우 분들을 많이 생각 못했다. '김무열이 이걸 꼭 해줘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고, 고맙게 이야기 들어줘서 좋았다"고 덧붙였다.
새로운 캐릭터 그리고 화려한 귀환
이동휘는 IT 천재이자 코인 업계 젊은 CEO 장동철로 빌런의 한 축을 담당한다. 마동석과는 '부라더'를 함께 한 인연이 있다. "'범죄도시' 시리즈를 보면서 '언젠가 한 번쯤 저 시리즈에 어떤 역할로 나오게 되면 좋겠다'는 기대감과 희망을 갖고 일을 해왔다"는 이동휘는 "이 시기에 '범죄도시' 네 번째 시리즈로 동석이 형을 다시 만나게 돼 참 기쁘고 개인적으로 재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는 마음을 표했다.
특히 이동휘는 허명행 감독에 대해 "'정말 신나는 현장이겠다'는 기대도 많이 했는데, 허명행 감독님도 그 중 한 이유였다. (무술 감독님으로) 현장에서 오랜 시간 경험이 많은 분이다 보니 굉장히 유려하고 매끄러우면서 자동적으로 신뢰감이 들었다. 이 때까지 작업하면서 감독님 말씀을 이렇게 잘 들어본 현장이 처음이었다. 조금 무섭…. 전혀 그런 모습을 보여주시지는 않아도 기운 자체가 말을 잘 듣게 되는 에너지를 갖고 계셨다"고 리스펙했다.
마동석은 이동휘를 불러 들인 이유에 대해 "평소 위트 있고, 선하고, 진중하면서 유머도 있는 사람인데, 연기적으로도 굉장히 다양한 얼굴을 갖고 있다. '범죄도시'에서는 그간 했던 역할보다 다른 결의 무언가를 해보면 너무 좋겠다는 생각에 제안했다"며 "'부라더' 이후 동휘와 작품을 굉장히 또 같이 하고 싶었다. 영하 17도에서 즐겁게 고생한 추억이 있다. '다시 만나고 싶은데 '부라더2'를 해야 하나' 생각도 했지만 '범죄도시'로 제안을 할 수 있게 돼 제가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다독였다.
이에 이동휘 역시 찾아 온 기회를 잡고 아낌 없는 에너지를 쏟아냈다. 그는 "특별한 액션이 없어서 '인물이 어떻게 그려졌으면 좋겠는지'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며 "'저 사람은 어린 시절을 어떻게 보냈길래, 살아왔길래 저렇게 삐뚤어져 있지? 어쩜 저렇게 아이같이 행동할까' 계속 파내려고 노력했다"며 "4편은 묵직한 분위기에서 오는 액션, 히든카드가 아니라 너무나 확실한 카드로 역할을 해주는 장이수의 컴백, 감독님에 대한 기대감이 베이스를 탄탄하게 받치고 있다"고 자신했다.
'범죄도시' 1, 2편이 발굴하고 3편 쿠키 영상을 장식하며 시리즈의 마스코트로 거듭난 장이수 역의 박지환은 4편을 통해 화려한 컴백을 알린다. 박지환은 "다시 4편 출연 제안을 받고, 2편 때 만큼이나 엄청난 부담감이 있었다. 하지만 부담감 만큼 동석이 형과 촬영을 하면 '뭐가 터져도 터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컸다. 마음 잘 먹고 앉아 있으면 진짜 또 뭐가 나오기 시작하더라. 형과 함께 작품해 본 사람은 알 것이다. 즐겁게 열심히 했다"며 흡족해 했다.
장이수는 이제 마석도 형사를 든든하게 지원사격하는 인물로 성장했다. 박지환은 "마석도 형사에 의해 인생이 크게 한 번 바뀐 후, 돈을 벌 수 있게 사업체를 운영해 제대로 성공한다. 그리고 마석도가 맡게 된 일이 온라인 불법 도박이라 필요에 의해 나를 다시 찾아내는데, 끌려가서 거의 공조 아닌 공조를 하게 된다"며 "근데 뭔가 크게 믿고 잘못 넘어갔다. 믿지 말아야 할 것을 믿었다. 본인의 삶을 또 한번 걸어보지만 여전히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는 순간이 있지 않을까 싶다"고 귀띔했다.
3편에서는 장이수의 빈자리를 초롱이 고규필이 꽉 차게 채웠다. "질투가 나지는 않았냐"고 묻자 박지환은 "그런 건 전혀 없었다"며 "나도 영화를 보는데 너무 귀엽고 사랑스럽다는 생각을 했다. (마)동석이 형과 함께 작품을 하고 호흡을 맞추면 그렇게 되는 것 같다. 장이수도 그렇지만 초롱이 뿐만 아니라 다른 배우, 캐릭터까지 빛나는 재미를 선사할 수 있게 만들어준다"며 마동석에 대한 끝없는 존경심을 드러냈다. 그리고 마동석도 희망하는 장이수와 초롱이의 만남이다.
이와 함께 4편에는 기존 광수대와 빌런팀 뿐만 아니라, 광수대와 공조하는 사이버 범죄 수사팀도 등판한다. 허명행 감독은 "사이버 범죄 수사를 하는 것이다 보니 마석도 혼자 해내기에는 버거움이 있을 것 같아 새로운 전문가들을 투입했다. 전담팀이 붙어서 함께 할 것이다"고 밝혔고, 마동석은 "그 중 이주빈 배우가 맹활약을 한다"고 알려 시리즈 최초 여성 형사의 활약상을 기대케 했다.
관객이 애정하는 시리즈의 색깔과 재미는 지키면서 끝 없는 변주를 이어가는 '범죄도시'가 4편까지 메가 흥행 펀치를 날릴 수 있을 지, 또한 '서울의 봄' '파묘'에 이어 3연타 홈런으로 한국영화 부흥 분위기를 이어갈 지 영화계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작품은 내달 24일 개봉한다.
조연경 엔터뉴스팀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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