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12일!] 전세계에 민폐 끼친 일본… 원전 지키려다 '대형사고'
2011년 3월12일. 동일본 대지진이 일어난 다음날 오후 3시30분쯤. 역대 최대 규모의 강진과 거대한 쓰나미에 후쿠시마 제1원자력 발전소 1호기가 폭발했다. 녹취록에는 요시다 마사오 후쿠시마 원전소장의 급박한 목소리가 담겼다. 21세기 최악의 원전 사고, 후쿠시마 참사의 서막이 올랐다.
후쿠시마 원전 측은 사고 전날인 11일 큰 지진이 났다는 소식을 접한 즉시 원자로 작동을 급히 정지시켰다. 매뉴얼대로였지만 지진이 발생한 52분 뒤, 높이 13m의 쓰나미가 발전소를 덮쳤다. 발전소 설계 당시 예측했던 쓰나미 높이는 5m. 예상보다 3배 가까이 넘는 거대 해일이 발생한 것이다.
결국 원전 안에 전기를 만드는 발전기가 침수됐고 핵연료 온도는 1200℃까지 치솟았다. 핵 온도가 올라가 생성된 수소는 결국 고압의 상태를 견뎌내지 못하고 폭발을 일으켰다.
3월12일 오후 3시36분 원전 1호기 폭발, 이틀 뒤 14일 오전 11시1분 원전 3호기 폭발에 이어 바로 다음날인 15일 오전 6시14분 원전 4호기마저 폭발했다. 방사성 물질을 포함한 기체가 대량 외부로 누출됐다.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의 늦장 대응은 원전을 지키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엄청난 양의 방사능 물질 유출로 천문학적인 피해를 낳았다. 소탐대실의 결과였다. 일본의 지휘체계는 무너졌으며 당시 혼란스러웠던 상황이 요시다 원전소장의 증언록에 기록됐다. 요시다 소장은 사고가 발생한 2년 뒤 2013년 7월 식도암으로 사망했다.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 주변에서는 세슘, 스트론튬, 요오드, 삼중수소 등 다양한 방사성 물질이 검출됐다. 후쿠시마 토양에서는 골수암을 유발하는 스트론튬이 검출되는 등 심각한 방사능 오염 상태를 보였다. 이때 유출된 방사성 물질 세슘의 양은 1945년 히로시마 원자폭탄의 약 170개와 맞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정부는 같은해 4월12일 이 사고의 수준을 7등급으로 발표했다. 7등급은 국제원자력사고등급(INES) 중 최고 위험단계로 1986년 발생한 소련 체르노빌 원전사고의 등급과 동일하다.
사고가 일어난 인근 지역인 오쿠마, 후타바, 나미에 등에는 방사선 수치가 기준치의 7~20배 치솟았고 후쿠시마 원전 반경 20km 이내에 사는 주민들의 강제 피난이 진행됐다. 현재 후타바시에 거주하는 주민은 한 명도 없다. 사고가 발생한 지 2년 반 뒤인 2013년 9월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현내에서 원전 사고와 관련한 사망자가 총 910명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대규모 오염수 처분에 국제사회는 일제히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날 중국 정부는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전면 금지할 것을 선포했다. 웨이보 등 중국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일본 제품 대체 리스트' 게시글이 다수 올라오며 일제 불매운동이 확산됐다.
머내시 소가바레 솔로몬 제도 총리도 "오염수 방류 계획이 안전기준에 부합한다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보고서가 부적절·불충분하고 편향적"이라며 방류 중단을 요구했다. 그는 "만일 오염수가 안전하다면 일본 안에 보관해야 한다"며 "해양에 투기한다는 것은 안전하지 않다는 걸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일본 도쿄전력은 올해도 7회에 걸쳐 오염수 5만4600t을 방류할 계획을 밝혔다. 지난달 28일부터는 7800t의 오염수를 17일 동안 바다에 흘려버리는 후쿠시마 오염수 4차 해양 방류를 개시했다. 최근 일본에서는 후쿠시마 원전의 일부 장비를 세척하던 하청업체 작업자가 호스가 빠져 방사성 물질의 고농도 오염수에 노출되는 등 오염수를 둘러싼 안전사고와 잡음이 계속되고 있다.
정수현 기자 jy34jy3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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