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 휴전 불발…‘라마단’ 첫날부터 이스라엘-무슬림 무력충돌
이슬람 수니파 종주국인 사우디아라비아는 11일 메카에서 초승달 관측사실을 알리며 이슬람력의 9번째달 라마단의 첫날이 시작됐음을 발표했다. 특히 올해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으로 어느 때보다 역내 긴장이 높아진 가운데, 자칫 라마단이 중동 확전의 기폭제가 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세계의 관심은 동예루살렘의 알아크사 사원에 쏠린다. 매년 라마단 기간 무슬림, 유대인, 기독교인이 찾아 소요가 벌어졌던 곳이다. 하마스는 지난해 10월 7일 테러 작전을 ‘알아크사의 홍수’라 칭할 만큼, 사원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마스의 정치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 등은 라마단 기간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알아크사 사원에 집결해야 한다며 무슬림 민심을 자극하고 있다.
이곳의 치안을 담당하고 있는 이스라엘은 알아크사 사원 주변 골목에 수천명의 경찰을 배치했다. 그간 이스라엘 당국은 무슬림과 유대인, 기독교인을 분리해 분쟁을 피하고 있지만, 수만명이 모이는 라마단 기간에는 ‘신앙의 자유’를 외치며 소요 사태가 자주 벌어져왔다.
라마단 첫날인 이날도 무슬림과 경찰의 몸싸움이 벌어졌다. 현지매체에 따르면, 경찰이 무슬림의 접근을 막기위해 곤봉을 휘두르는 등 무슬림과 신경전을 벌였다. 이스라엘 경찰은 “정치 지도부가 내린 지시에 따라 템플마운트에서 예배의 자유를 가능하게 하고 안전을 보장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을 비롯한 중재국들은 라마단기간에도 협상을 통해 휴전을 유도하고 있지만,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남부 핵심도시인 ‘라파’ 진격까지 저울질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라파 침공은 ‘레드라인’이라고 경고했지만,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곧바로 라파 진격 의지를 강조하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는 이스라엘의 강경론에 미국 정부가 비인도주의적 국가에 대해 재정·군사지원을 중단하는 ‘해외지원법’ 발동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마스는 라마단이라는 종교의식기간과 이스라엘의 강경론을 토대로 외교전을 펼치고 있다.이스라엘을 외교적으로 고립시키고, 예루살렘에서 유혈사태까지 터질 경우 국제사회의 휴전 압박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는 계산이다.
라마단 기간의 무력충돌은 국제사회에 휴전, 종전 압박을 부추길 전망이다. 하마스 정치국 간부인 후삼 바드란은 “라마단 기간에 사람들이 좀 더 감정을 갖고서 일을 다르게 한다는 점은 예측 가능하다”면서 “대규모 전투가 벌어지지 않더라도 라마단이 긴장이 높아지는 기간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가자지구 알 아즈하르 대학의 므카이마르 아부사다 정치학 교수는 “하마스는 라마단 성월이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도움이 될 것으로 여긴다”고 전했다. WSJ는 이스라엘의 주요표적인 하마스의 주요 리더들이 종전성사 시 생존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 전했다. 서안지구 비르제이트 대학의 강사 가산 카티브는 “하마스는 자신들의 유일한 카드인 인질을 일시 휴전을 위해 내주기를 원하지 않는다”며 “이것이 협상이 파열되는 지점”이라고 전했다.
■ 용어설명
라마단은 이슬람의 사도 무함마드가 경전 쿠란을 계시받은 날을 기리는 신성한 달이다. 무슬림들은 오는 4월 8일까지 한 달여 간 해가 뜨는 시간에는 금식을 하고, 흡연과 성관계를 하지 않는 등 금욕의 시간을 가지며, 하루 5번의 기도를 더욱 철저히 지키는 의식을 치룬다. 이란 등 시아파 무슬림은 하루 늦은 12일부터 라마단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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