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디는 37승 했겠어요" 통산 0.320 박민우가 걱정한 ABS 기준, 백도어 스위퍼에 손도 못 썼다

신원철 기자 2024. 3. 12.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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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민우가 ABS(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제도 도입 자체에는 찬성하지만 적응할 시간이 부족하다는 점과 판정 기준에 대해서는 우려를 드러냈다. ⓒ곽혜미 기자
▲박민우는 데뷔 후 통산 타율 0.320을 기록하고 있는 KBO리그 대표 교타자다. ⓒNC 다이노스

[스포티비뉴스=창원, 신원철 기자] 통산 타율 0.320, KBO리그 대표 교타자 NC 박민우가 ABS(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박민우는 KBO가 2024년 시즌부터 도입하는 여러 규칙과 규정을 받아들인다면서도, ABS의 판정 기준을 적응할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에는 걱정스러운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성적을 내야하는 시즌 초반에도 적응에 시간을 보내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

박민우는 10일 새 규칙 규정 도입에 대해 "사실 디테일하게 숙지는 잘 안 된 것 같다"며 "왜 한 번에 하는지 잘 모르겠다. 따르기는 하겠지만, 하나씩 바꿔도 충분했을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자기 의견을 밝혔다. 이날 박민우가 가장 우려한 점은 ABS였다. 스프링캠프에서 전혀 경험해보지 못한 상태에서 시범경기를 치르다 보니 더욱 낯설게 느껴진다. 그는 "고작 10경기인데 그걸로 시즌 치르라고 하면…글쎄, 선수들에게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달라진 판정에 대해 어떻게 느꼈는지 묻자 박민우는 10초 가까이 입술을 깨물고 고민하다 "판정을 이렇게 하는 것도 찬성이고, 모두에게 공정하게 하기 위해서 그렇게 했다는 것도 동의한다. 그런데 기준을 왜 그렇게 정했는지 이해가 안 되는 점이 있었는데 해보니까 더 납득이 안 됐다. 내 말이 큰 파장을 일으킬 수도 있어서 조심스럽다. 그렇다고 안 따르겠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좌우 넓어지고 상하단 기준을 키로 잡는 것은 찬성이다. 그런데 바깥쪽에서 변화구가 들어와서 홈플레이트 뒷부분 통과했을 때 스트라이크를 준다는 게 이해가 잘 안 간다"고 얘기했다.

또 "타격은 홈플레이트 앞쪽에서 이뤄지는데 뒤쪽을 통과한 공도 스트라이크를 준다고 하면, 그 공을 맞추기 위해서 수비방해를 할 수 밖에 없지 않나"라고 발언을 이어갔다(단 KBO의 설명에 따르면 ABS의 좌우 판정은 홈플레이트 중간면에서 한 번만 이뤄진다. 상하 판정은 홈플레이트 중간면과 끝면 두 가지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박민우와 KBO 사이에 오해가 있었을 수도 있다).

▲ 박민우 ⓒ곽혜미 기자
▲ KIA 외국인투수 제임스 네일이 불펜피칭을 소화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

박민우가 우려한 상황은 KIA 오른손투수 제임스 네일이 던지는 스위퍼에서 비롯됐다. 네일이 왼손타자 바깥쪽을 노리는 백도어 스위퍼가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자 박민우의 스트라이크존 설정에 혼란이 온 듯했다.

박민우는 또 "선수들은 ABS에 대해 이론만 알고 경험을 못 해봤다. (시범경기)10경기인데 사실 10경기로는 부족하다. 여기에 모든 선수들이 다 나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 경기를 풀타임으로 다 뛸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비가 와서 경기가 취소되면 기회가 없어진다. 시즌 초반에 적응하다 타석을 날려버릴 수도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전에서는 2스트라이크 이후의 대처가 문제가 될 거로 예상했다. 박민우는 "2스트라이크가 되면 비슷한 공에는 다 나가게 된다. 경기에서는 정말 이상한 공에도 방망이가 나갈 수 있다. ABS는 찬성하지만 선수들에게 주어진 시간이 너무 짧다. 그리고 보완할 점도 필요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에릭 페디(시카고 화이트삭스)가 있었다면 잘 활용했겠다'는 말에 "페디였으면 37승은 했다"고 '웃픈' 농담도 곁들였다.

박민우는 자신의 발언이 KBO의 방침에 반발하는 것으로 보일까 꽤 걱정하는 눈치였다. 그는 "피치클락 같은 경우도, 스피드업이 무조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다 찬성인데 한 번에 모든 게 바뀌니까 선수들도 정신이 없다"고 얘기했다.

흥미로운 점은 10일 경기 전 만난 KIA 이범호 감독 역시 박민우와 같은 취지의 생각을 밝혔다는 데 있다.

이범호 감독은 ABS 적응에 대해 "다른 경우는 부담스럽지 않은데 2스트라이크 이후에 내가 봤을 때 볼 같은, 그전에는 볼이라고 생각했던 공에 스트라이크 선언이 나올 때가 있으니까 약간 빠졌어도 쳐야하나 하는 생각이 생길 수 있다. 2스트라이크 이후에는 ABS가 무서워질 수 있다. 그전에는 골라서 치면 되니까 크게 문제가 안 되지만 2스트라이크부터는 런앤히트 같은 기분으로 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한편 KBO는 9일 시범경기 시작과 함께 더그아웃에서 ABS 판정 기준을 확인할 수 있는 태블릿PC를 전달했다. 경기 중간에도 의문이 생기면 오류가 있는 것은 아닌지 심판진에 문의할 수 있다.

▲ 박민우 ⓒ곽혜미 기자
▲ KBO가 야심차게 도입을 추진한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 ABS. ⓒ K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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