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일동안 해 안뜨는 이곳선 매일이 도전”···남극 장보고기지 대장님의 제1목표는
세종기지 연구대 활동 이어
지난해 월동연구대장 부임
영하 40도 육박하는 환경
직접 채소 키우고 해수 사용
기후변화·빙하·우주현상 연구
“18명 대원 무사귀환이 목표”
한국의 두 번째 남극기지인 장보고과학기지가 설립 10주년을 맞았다. 앞서 건립된 세종과학기지는 남극대륙에서 약 100㎞ 떨어진 곳에 위치해 본격적인 극지 과학 연구를 수행하기는 어려웠다. 한국 남극대륙 연구의 첨병인 장보고기지에선 열여덟 명의 대원이 기후변화와 생태계, 빙하뿐 아니라 우주 현상에 대한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장보고기지의 열한 번째 월동연구대장으로 부임한 홍상범 대장을 매일경제가 서면 인터뷰했다.
산성비와 미세먼지 등 대기환경 분야를 연구하던 홍 대장은 16년 전 극지 연구 분야에 발을 들였다. 극지역 눈과 빙하의 화학성분을 분석하면 과거 대기 환경의 특징과 변화를 밝혀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2013년에 세종기지 월동연구대로 참여한 데 이어 지난해엔 장보고기지에 대장으로 부임하게 됐다”며 “개인 연구는 물론 대원들의 안전과 단합까지 책임져야 하기에 어깨가 무겁다”고 했다.
남극에선 그 어떤 것도 당연하게 누릴 수 없다. 하루하루 의식주를 해결하는 것이 대원들에겐 도전이다. 영화 ‘마션’에서 화성 탐사 중 고립된 우주 비행사가 생존을 위해 직접 감자를 재배했던 것처럼, 장보고기지에서도 직접 식물공장을 운영하며 채소를 재배한다. 홍 대장은 “해수를 담수화해 사용하고, 오·배수는 처리해 방류해야 한다”며 “관련 장치에 문제라도 발생하면 세탁과 샤워 등이 전면 금지된다”고 설명했다. 통신 데이터 사용량이 한정돼 있어 스마트폰 앱 자동 업데이트도 금지돼 있다.
홍 대장을 포함한 열여덟명의 대원이 극지 생활을 견디는 원동력은 한국 극지 연구의 최전선에 서 있다는 자부심이다. 장보고기지는 세계 최초로 빙붕의 붕괴 과정을 규명했고, 25년 만에 남극 화산의 가스분출 활동을 관측해 냈다. 남극 바다에서 새로운 맨틀을 발견한 것도 장보고기지의 성과다.
기후변화 연구도 장보고기지의 주요 역할 중 하나다. 홍 대장은 남극에서 체감하는 지구 온난화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그는 “극지역 증폭현상이라 해서 지구온난화는 극지역에 더 민감하게 영향을 미친다”며 “재작년엔 기지 앞 해빙이 사라지면서 기지 설립 이후 처음으로 해상 물품 보급을 시작했고, 지난해 남극해 해빙 면적 규모는 인공위성 관측 사상 최솟값을 기록했다”고 경고했다.
이처럼 장보고기지가 위치한 남극 해변은 기후변화가 급격히 진행되고 있어 내륙에 새로운 기지가 필요한 상황이다. 남극 내륙에 새로운 기지를 세우기 위한 작전도 진행되고 있다. 홍 대장은 “지난 7년간 추위에 시달리고 크레바스에 빠지는 위험을 겪으며 새로운 기지 후보지와 이동 루트를 성공적으로 개척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홍 대장은 “지난 설 연휴에도 오전에 간단한 차례만 지낸 후 전 대원이 업무에 투입될 정도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며 “대원들이 임무를 무사히 마치고 가족들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대장으로서 제1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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