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관리 명가’ 삼성증권, 슈퍼리치 위한 패밀리오피스센터 본격 가동…‘공제회급’ 자산 규모

2024. 3. 12.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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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포커스] 
 
SNI패밀리오피스센터1지점 이성주 지점장(앞줄 왼쪽부터)과 정연규 삼성증권 SNI/법인전략담당 상무, SNI패밀리오피스센터2지점 박용재 지점장 및 PB 팀장들이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이승재 기자

핀테크의 급격한 발전은 프라이빗뱅킹(PB) 서비스의 대중화를 가속화하고 있지만 역설적이게도 초(超)프리미엄 PB 서비스에 대한 자산가들의 눈높이는 점점 더 높아지는 추세다.

이에 각 금융사들은 대고객 서비스와 종합자산관리 능력은 기본이고 부동산, 상속·증여, 대안투자 등 저마다의 강점을 내세워 우량 고객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VIP 자산관리의 명가’ 삼성증권도 최근 패밀리오피스 사업의 본격적인 확대를 위해 패밀리오피스 전담 지점인 ‘SNI 패밀리오피스센터’를 정식 오픈하면서 슈퍼리치 자산관리 선도사로서 서비스 확대에 나섰다.


 예탁자산 20조원…공제회급 자산 규모 

지난 1월 30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강남파이낸스센터에 삼성증권의 패밀리오피스 전담 지점인 ‘SNI 패밀리오피스센터’가 정식으로 문을 열었다.

SNI 패밀리오피스센터는 삼성증권이 지난 2020년 시작한 ‘패밀리오피스’ 서비스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초고액자산가에게 본격적인 특화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출범했다. 1000억원 이상의 자산을 보유한 고객이 대상이다.

앞서 삼성증권은 지난 2010년 업계 최초로 초고액자산가 전담 브랜드인 ‘SNI(Success & Investment)’를 도입하면서 초부유층 시장을 주도해 왔다. 2022년에는 신흥부유층 전담 센터인 ‘The SNI Center’를 오픈했다.

이번 패밀리오피스센터 오픈으로 전통부유층·신흥부유층·패밀리오피스 고객까지 아우르는 국내 유일의 슈퍼리치 자산관리 조직을 갖추게 된 셈이다. 규모도 상당하다. 2024년 2월 월 23일 기준 85개 가문, 전체 예탁자산 20조여 원으로 성장했다. 이는 국내 주요 공제회급의 자산 규모다. 가문별 평균 예탁자산은 2500억원에 달한다.

패밀리오피스에 특화된 만큼 전문가 구성도 탄탄하다. 강남 지역에서 초고액자산가 고객들의 자산관리를 주로 담당했던 정연규 삼성증권 SNI/법인전략담당 상무를 주축으로, 경력 약 14년의 노련한 프라이빗뱅커(PB)들이 모였다. 노혜란, 한은경 등 스타 PB들도 포진해 있다.


핵심 서비스는 패밀리오피스 전용상품이다. 소규모 투자자들만 참여하는 클럽딜, 삼성증권 자기자본과 함께 투자하는 공동투자 기회 등 기관투자가급 상품이 준비됐다. 기존에는 개인 투자자들이 접근하기 어려웠던 상품들이다.

이미 삼성증권은 패밀리오피스 고객들에게 골드만삭스, 칼라일, MBK파트너스 등 글로벌 톱티어 운용사의 사모대체펀드를 국내 독점 공급하며 글로벌 투자자들과 동시 투자했을 뿐만 아니라 국내 우량 비상장 프로젝트 딜, IB와 연계된 사모대출 투자 등 다양한 라인업의 패밀리오피스 전용상품을 제공했다.

특히 2023년에는 KT클라우드, SK팜테코 등 국내 대기업 계열사 비상장투자 딜에 단일 기관으로는 최대 규모를 모집하며, 기관투자가 이상의 핵심 LP 역할을 맡았다. 이런 기관투자가급 투자를 통해 삼성증권 패밀리오피스는 ‘투자형 멀티 패밀리오피스’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다.

특히 KT클라우드 투자 건은 삼성증권 고객만 리테일 고객들 중 유일하게 딜에 참여해 화제를 모았다. 슈퍼리치를 중심으로 개인 투자자들이 500억원 이상을 투자했는데, 1인당 최대 100억원까지 참여할 수 있었으나 오버부킹이 될 정도로 고객들의 호응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하나의 차별화된 서비스는 가문별 전담 위원회 구성이다. 프라이빗 딜, 리서치, IB, 국내외 세무·부동산, 인사·조직문화 등의 관심 분야에 대해 총 60명의 삼성증권 본사 전문인력을 전담 위원회 위원으로 구성할 수 있다.

60명의 전문가가 지원하는 가문별 컨설팅은 생애 전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산관리, 기업솔루션뿐만 아니라 상속, 유언장 작성, 부의 이전 등의 비재무적 헤리티지 서비스까지 제공받을 수 있다. 패밀리오피스 전용상품과 전담 위원회는 지난해 말 기준 패밀리오피스 고객들이 꼽은 가장 만족도 높은 서비스로 꼽힌다.


 초부유층 시장 주도한 자산관리 역사 

삼성증권의 슈퍼리치 자산관리는 국내 초고액자산관리 시장의 역사 그 자체로 평가받는다.

삼성증권은 지난 2010년 6월 증권업계 최초로 30억원 이상 초고액자산가 전담 점포들을 오픈하면서 초고액자산가 중심의 맞춤형 자산관리 시대를 열었다.

담당 PB 중심으로 이뤄지던 자산관리를 넘어 초고액자산가들의 니즈에 맞춘 SNI 전용상품 설정 등 본사의 역량을 적극 활용한 전사 협업 맞춤형 자산관리를 제공하면서 자산가들 사이에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2021년 SNI 고객들의 자산만 100조원을 넘어서며 업계에서 독보적인 위상을 확립했다.

SNI 고객들의 삼성증권에 대한 거래 충성도도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이다. 10년 이상인 고객이 76%, 20년 이상인 경우도 50%에 달할 정도로 장기 거래 고객이 많다. 삼성증권 SNI가 30억원 이상 초고액자산가 시장에서 고객 수와 자산 규모 증가, 투자 저변 확대라는 모범적 성장 형태를 보인 데는 초고액자산가들의 입맛에 맞춰 선제적으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한 것이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패밀리오피스’ 서비스는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서 기업체 규모의 자산가들이 개인자산관리 회사를 설립하는 ‘싱글 패밀리오피스’에서 시작된 자산관리특화 서비스를 의미한다.

최초의 싱글 패밀리오피스는 ‘석유왕’ 록펠러가 19세기에 록펠러 가문의 자산을 전담관리하기 위해 직접 자산운용 인력을 고용해 ‘록펠러 패밀리오피스’를 설립한 것이다. 현재는 자산운용 외에도 승계, 사회공헌 설계 등 총체적인 가문의 자산관리를 원하는 빌 게이츠 같은 기업 오너 등 자산가들이 주로 설립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골드만삭스, UBS 등 자산가 고객이 많은 글로벌 IB들이 개별 회사 설립에 부담을 느끼는 고객들을 위해 자사 내부에 개별 자산가 고객을 위한 전담 관리조직을 세팅하고 공동투자 기회 등을 제공하는 ‘멀티 패밀리오피스’를 선보여 크게 각광받고 있다.

지난 2018년 UBS가 고객 자금 4억 달러를 모집해 뉴욕 타임스스퀘어 랜드마크 건물 조성 사업에 지분투자를 진행한 것이 대표적인 멀티 패밀리오피스 사례다. 


◆MINI 인터뷰 : 정연규 삼성증권 SNI/법인전략담당 상무

“개인이 구할 수 없는 전용상품… 입소문 탔죠 ”

‘초고액자산 관리’의 전문가로 정평이 난 정연규 삼성증권 SNI/법인전략담당 상무는 삼성증권 도곡지점, Fn Honors타워팰리스점, 대치지점 등 강남 지역에서 초고액자산가 고객들의 자산관리를 주로 전담해 왔다. 이후 삼성증권 SNI강남파이낸스센터 팀장과 SNI삼성타운금융센터 지점장을 거치면서 자산관리, 리스크관리 능력을 인정받아 올해 초부터 SNI/법인전략을 이끌고 있다. 

-전통부유층에서 신흥부유층·패밀리오피스까지 확장했습니다.

“2020년 패밀리오피스를 시작하면서 ‘삼성증권 패밀리오피스에 가면 다른 곳에선 구할 수 없는 전용상품이 있다’는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어요. 초고액자산가는 개인이지만 기관급에 해당하는 자금 규모를 갖고 있는 분들이잖아요. 하지만 개인은 빠른 의사결정으로 신속한 집행이 사실상 불가하기 때문에 기관이 받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취급받긴 어려웠습니다. 그런데 기관급 전용상품을 개인 고객에게 매칭하면서 지금은 초고액자산가들의 니즈에 맞춘 SNI 전용상품을 만들 정도가 되었습니다. 입소문을 타 고객들이 늘고, 점점 규모가 커지니까 이번에 패밀리오피스센터까지 열게 되었습니다.”

-초고액자산가 관리시장은 레드오션입니다. 경쟁사와 차별화되는 점은 무엇인가요.

“고객 신뢰와 전문성입니다. 삼성그룹 브랜드가 가진 안정성 외에도 삼성증권은 고도화된 리스크 관리 시스템을 자랑합니다. 엄격한 삼성증권만의 컴플라이언스 체제하에서 관리된 오랜 업력의 PB, 그들의 자산관리 능력, 고도화된 리스크 관리 시스템, 그리고 기관급 투자 기회의 제공을 통해 고객 만족을 극대화합니다.”

-자산 기준만 충족하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나요.

“먼저 자산 기준 등의 가입 조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조건을 충족한 후 해당 고객을 담당하는 지점의 PB가 가입 신청서를 제출합니다. 이후 선정위원회에서 심사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고객의 평판 리스크, 사회적 요소, 투자 니즈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합니다. 단순히 큰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 이상의, 삼성증권의 전용상품 투자 및 서비스에 실제로 가치를 부여할 수 있는 고객인지를 판단합니다. 문제가 될 수 있는 기업 오너 등은 가입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심사를 통과한 고객에게는 최종적으로 가입 승인이 이루어지고 초도 미팅을 임원급과 진행한 후 공식적으로 패밀리오피스 회원이 됩니다.”

-패밀리 오피스 회원이 되면 어떤 서비스를 받을 수 있나요.

“삼성증권의 전문가 집단으로부터 맞춤형 투자 조언과 서비스를 받게 됩니다. 이는 리서치나 투자 정보 파트에 있는 약 60명 가까운 인력들로 구성된 커뮤니티를 통해 이루어집니다. 고객은 자신의 관심사나 필요에 따라 매크로 경제 분석, 세무적 조언 등 특정 분야의 전문가 서비스를 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고객의 요청 사항에 대한 응대, 정기적인 미팅을 통한 연간 전망 및 고객 니즈 변화 파악 등도 제공됩니다.”

-초고액자산가 관리에 있어 중장기 목표는 무엇인가요.

“삼성증권은 초고액 자산가 시장에서의 리더십을 강화하고, 패밀리오피스 서비스를 더욱 고도화하여 고객에게 최상의 가치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이를 위해 고객의 니즈에 부응하는 전용상품 개발, 서비스 품질 향상, 그리고 전문가 팀의 역량 강화에 지속적으로 투자할 계획입니다.”

정채희 기자 poof3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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