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율 35% 높인 물류창고용 'AI 내비'...글로벌 10조 시장 뚫는다

고석용 기자 2024. 3. 1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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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UP스토리]이민수 프로소프트 대표
이민수 프로소프트 대표 인터뷰 /사진=이기범 기자

"인공지능(AI)으로 물류창고 내에서 이뤄지는 피킹(출고)과 적치(보관) 두 작업의 동선을 효율화하는 일종의 '물류창고용 스마트 내비게이션'입니다."

이민수 프로스프트 대표는 자사가 개발한 물류관리 솔루션 '로지스프로'를 내비게이션에 비유했다. 로지스프로는 물류창고에 필요한 입출고 관리, 물품 조립·해체, 주문·재고 관리 등의 기능을 제공하는 솔루션이다. 핵심 기능은 피킹과 적치 효율화다. AI로 창고 물건의 종류·물량, 입출고 현황 등을 학습해 작업자들에게 가장 효율적인 피킹 동선과 적치 장소를 안내한다.

이 대표는 "물류창고가 수만평 규모로 크면 효율적인 동선으로 움직이냐 아니냐에 따라 업무 효율성이 기하급수적으로 벌어진다"며 "작업자들이 로지스프로를 내비게이션처럼 활용하면 업무 효율성을 최대 35%까지 높여줄 수 있다"고 말했다.
중소형 물류창고 겨냥한 길찾기 솔루션…효율성 최대 35% 향상
프로소프트의 로지스프로 도입 효과 /사진=프로소프트
로지스프로의 효율성이 가장 빛을 발하는 곳은 중견·중소기업이 운영하는 중소형 물류창고다. 물류관리 솔루션 시장은 이미 삼성SDS 등 대기업이나 글로벌 기업들도 뛰어든 상태다. 다만 이들은 쿠팡이나 SSG 같은 유통 대기업들의 초대형 물류창고를 대상으로 솔루션을 만든다. 애초에 물류창고 설계 단계부터 지원하거나 로봇 등 자동화 설비 도입까지 패키지로 지원해 효율성을 높인다.

그러나 중견급 이하 제조기업들이 유통 대기업처럼 물류창고에 대규모 투자를 하기는 힘들다. 그렇다고 물류를 효율화하지 않고서는 가격경쟁력을 담보하기도 어렵다. 로지스프로는 이런 기업들에게 적은 투자로도 효율성을 낼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설명이다.

대표적인 고객이 경상남도의 중견 자동차 부품기업 씨티알(구 센트랄)이다. 프로소프트는 씨티알의 일부 물류창고에 로지스프로를 공급해 물류비를 절감시켰다. 씨티알 측의 만족도도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그밖에 가전제품 부품기업, 반도체 부품기업 등도 로지스프로를 채택해 사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한 대기업 계열사와도 파일럿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중소형 물류창고라 해도 시장은 작지 않다. 물류 시장 자체가 워낙 커지고 있어서다.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은 글로벌 물류관리 솔루션 시장이 연평균 10.4%씩 성장해 2025년 9조9448억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대표는 "해외에 진출한 국내 물류 설비·장비 기업들과 협력해 해외시장도 공략 중"이라며 "중소형 물류창고에 특화시켜 시장 파이를 10%만 가져와도 상당한 규모"라고 평가했다.
프로소프트 개요/그래픽=이지혜
"직원으로 역량·자원 쓰는데 한계 느껴 창업…기업들도 신뢰"
이민수 프로소프트 대표 인터뷰 /사진=이기범 기자
이 대표는 창업 전 B2B(기업간거래) 소프트웨어를 전문적으로 개발하는 경남의 한 IT기업 개발자였다. 주로 유통 대기업들이 사용하는 소프트웨어 개발이 그가 맡은 프로젝트였다. 그러던 중 한 고객사에서 '아예 독립해서 우리 기업의 소프트웨어들을 전담 개발하는 게 어떻겠냐'는 제안을 받았다.

마침 이 대표도 조직 내에서 한계를 느낄 때였다. 이 대표는 "다양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IT기업의 직원 중 한명으로서는 고객 한 곳, 한 곳에 모든 역량과 자원을 동원하기 쉽지 않았다"고 했다. 이 대표가 창업을 결심한 배경이다.

경남에서 쌓아둔 기업 네트워크 덕분에 이 대표의 창업은 초기부터 성과가 났다. 2022년 5월, 로지스프로 출시 직후부터 물류관리 솔루션 개발 입찰에 연달아 성공한 것. 이 대표는 "로지스프로가 나온 해부터 연 4억원의 매출이 발생했다"며 "다행히 고객사들이 회사의 타이틀보다 저라는 사람을 믿어준 결과"라고 말했다.

올해는 프로소프트에 도전의 시간이다. 먼저 로지스프로를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버전으로 출시하고 고객을 확대할 계획이다. 로지스프로 개발에 활용했던 프레임워크(설계 틀)를 제품화한 '코나프레임워크'도 별도 출시한다. 이를 위해 이 대표는 채용을 늘리고 지난해 말 선정된 우리금융그룹의 경남 스타트업 보육 프로그램 '디노랩 경남'을 통한 외부 투자유치도 준비 중이다.

이 대표는 "세상을 경천동지하게 바꾸는 솔루션보다는 1%라도 불편함을 확실하게 줄여주는 솔루션들을 개발하고 싶다"며 "이런 목표로 차근차근 꾸준히 개발해 나가면 언젠간 시장에서 유의미한 비중을 차지하는 소프트웨어 기업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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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석용 기자 gohsy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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