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강한 공 던질 것" 154km 던졌는데도 부족하다... 현역 빅리거의 위엄인가 [MD대전]
[마이데일리 = 대전 심혜진 기자] 첫 인상이 이보다 강렬할 수 있을까. KIA 타이거즈 외국인 투수 윌 크로우가 완벽투로 팬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크로우는 1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해 4이닝 4탈삼진 무실점 퍼펙트 피칭을 했다.
최고 구속 154km의 직구(16개)를 중심으로 투심(9개), 커터(5개), 커브(2개), 슬라이더(3개), 체인지업(5개) 등을 섞어 던지며 한화 타선을 요리했다. 총 40구를 소화하며 효과적 피칭을 했다.
한화 외국인 투수 펠릭스 페냐(4⅓이닝 2피안타 1피홈런 2실점)와의 1선발 맞대결에서도 이겼다.
무엇보다 뜬공이 없었다는 점도 눈길을 모은다. 아웃카운트 12개 중 탈삼진을 제외한 8개가 모두 땅볼이었다. 그만큼 크로우의 구위가 압도적이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경기 후 만난 크로우는 "4이닝을 완벽하게 막아서 굉장히 좋게 생각한다. 스트라이크를 던지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면서 "3이닝, 4이닝, 5이닝을 던지면서 나의 매커니즘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4회에도 일정하게 유지되는 걸 확인할 수 있어서 굉장히 좋았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한화 타자들의 빠른 승부(?) 덕에 크로우는 단 40개만 던지고 내려왔다. 그래서 남은 투구수를 채우기 위해 불펜에서 15개를 더 던졌다.
크로우는 "선발 투수로서 4이닝을 던진 건 아쉽지만 그래도 완벽히 던져서 괜찮다고 생각한다. 불펜에서 15개를 더 던지면서 보완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많은 공을 던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공을 던지고 내려와서 잘 쉬는 것도 중요하다. 계속 왔다 갔다 하는 것에 적응하고 리듬을 맞춰야 하는 것도 중요한데 그런 리듬을 맞출 수 있어서 좋았다"고 웃어보였다.
크로우는 일본 오키나와 연습경기에서 153km를 뿌린 바 있다. 이날은 더 구속이 향상됐다. 이에 대해 크로우는 "좀 더 강한 공을 던지는 게 목표다. 날씨가 30도 넘어가면 어깨나 몸 상태가 더 좋아져서 강한 공을 던질 수 있지 않을까 한다"며 웃었다.
크로우는 지난해까지 피츠버그 파이리츠에서 뛰었던 현역 빅리거였기 때문에 KIA와 계약 후 관심이 쏟아졌다.
당시 심재학 KIA 단장은 "뛰어난 구위가 장점인 우완 투수로, 최고 153km/h의 빠른 공과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다양한 변화구가 위력적인 선수"라며 "메이저리그에서 풀타임 선발로 활약한 만큼 경험이 풍부해 구단 선발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범호 감독은 "크로우는 구위와 제구 모두 좋은 모습이었다. 투구수가 적었는데 점진적으로 늘려갈 계획이며, 지금의 컨디션만 유지해준다면 한 시즌 동안 본인의 역할을 해줄것으로 기대한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일단 시작이 좋다. KIA 팬들의 기대감도 높아지는 것은 당연해보인다. 심재학 단장의 말대로 첫 경기만큼의 좋은 피칭을 한다면 충분히 에이스로서의 역할도 기대해볼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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