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 입점 했어요" 말 못하는 제조사들…'샤이 알리' 분위기 확산 왜?

윤수희 기자 2024. 3. 12.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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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제조사들이 알리익스프레스(알리)의 'K-베뉴'에 입점했다는 사실을 밝히기 꺼리는 일명 '샤이알리'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중국 e커머스 플랫폼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의식하는 것과 함께 기존 거래처인 국내 e커머스 업체들의 눈치를 보는 현상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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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판매하지 않고 도매업체 통해 '우회' 유통
"사실상 판매 맞아…식품 제조사 입점은 시간 문제"
알리익스프레스 'K-베뉴' 화면 갈무리.

(서울=뉴스1) 윤수희 기자 = 국내 제조사들이 알리익스프레스(알리)의 'K-베뉴'에 입점했다는 사실을 밝히기 꺼리는 일명 '샤이알리'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중국 e커머스 플랫폼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의식하는 것과 함께 기존 거래처인 국내 e커머스 업체들의 눈치를 보는 현상으로 풀이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알리 K-베뉴에는 LG생활건강(051900), 아모레퍼시픽(090430) 등 생활용품 업체와 더불어 국내 최대 식품 제조기업인 CJ제일제당(097950), 롯데칠성음료(005300)가 공식 입점했다.

그뿐만 아니라 K-베뉴에선 농심, 오뚜기 등의 라면, 생수 상품도 판매하고 있다. 다만 이들 업체는 "벤더사(도매업체)를 통한 판매로, 공식 입점은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농심 관계자는 "알리 입점을 계속 논의 중"이라며 "국민 정서에 부합하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뚜기 관계자 역시 "벤더사에서 판매하는 것으로 공식 입점한 것은 아니다"라며 "현재 입점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판매를 하고 있지만 직접 판매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공식 입점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한 관계자는 "벤더사가 입점하는 걸 막을 순 없지 않냐"고 반문했다.

e커머스 업계에선 셀러로 등록하면 누구든지 판매할 수 있는 오픈마켓의 특성상 벤더사를 통하더라도 사실상 판매를 시작한 것으로 보는 게 맞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제조사에서도 이를 인정한다.

다만 업체가 공식적으로 입점 사실을 밝히기 주저하는 실질적인 이유는 따로 있다.

중국 e커머스 업체에 대한 부정적 여론과 반감으로 '눈치 보기'를 하고 있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일각에선 기존 거래처인 쿠팡을 비롯한 국내 e커머스 업체들을 의식한 것이란 해석도 제시한다.

사실 제조사로선 하나의 유통업체에 종속되는 게 불리하기 때문에 많은 가입자와 화제성을 보유하고 있는 유통업체와 거래하며 다양한 소비자를 만나는 게 유리한 선택이다.

지금은 여론을 고려하고 있지만, 업계는 직접 판매하는 방식이든 벤더사를 통하는 우회적인 방식이든 더 많은 제조사가 알리에 입점하는 건 시간 문제라 보고 있다.

국내 유통업계가 급변하고 있어 쿠팡이 신흥 강자에 등극한 기간(13년)보다 절반 정도 빠른 5~7년 사이에 알리가 시장에 안착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알리 입장에서도 더 많은 카테고리의 상품을 알리 K-베뉴를 통해 소비자에게 선보이는 게 우선이지, 직접 판매 여부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은 직접 대량의 상품을 사들여 가격을 낮추고 판매하는 방식으로 시장을 빠르게 점유했다. 물류센터가 필수적"이라며 "알리는 국내에 물류센터가 없는 상황이라 굳이 직매입을 통하지 않아도 한국 브랜드를 더 많이 유치하는 게 목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쿠팡은 과거의 자신과 비슷한 마케팅 전략을 쓰고 있는 알리가 견제될 수밖에 없다"며 "e커머스 업계로선 또 다른 경쟁자의 등장일 뿐이다.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ys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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