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타구를 형이 열심히 잡더라" 최정-최항 형제 12년 만에 이별→첫 맞대결에 '피도 눈물도 없었다'
12년 동안 한 팀에서 뛰었던 친형제가 프로에서 처음으로 다른 팀으로 찢어져 맞대결을 펼쳤다. 동생을 아끼던 형도 승부에서는 예외가 없었다.
지난 10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SSG 랜더스의 2024 신한 SOL Bank KBO 리그 시범경기에서는 재미있는 장면이 연출됐다. 바로 7살 터울의 친형제 최정(37·SSG)과 최항(30·롯데)이 나란히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시범경기 개막전(9일) 휴식을 취했던 최정은 이날 3번 타자 겸 3루수로 경기에 나왔다. 최항은 롯데의 7번 타자 겸 2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먼저 포문을 연 건 최정이었다. 그는 1회 초 첫 타석에서 롯데 선발 이인복의 가운데 투심 패스트볼을 공략, 왼쪽 폴대 옆에 떨어지는 솔로홈런을 터트렸다. 3볼 0스트라이크 상황이었지만 실투를 놓치지 않고 그대로 공략해 좋은 타구를 날렸다. 이 홈런으로 SSG는 1-0으로 앞서나갔다.
이후 최정은 4회 유격수 땅볼, 6회 2루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그는 6회 말 수비에서 최경모와 교체돼 경기에서 빠졌다.
그래도 최항은 5회 1사 만루에서 좌익수 방면 희생플라이를 치며 3루 주자 노진혁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7회 다시 삼진아웃됐던 그는 8회에는 7구 승부 끝에 중견수 방면 안타로 살아나가면서 출루에 성공했다.
이날 최정은 3타수 1안타(1홈런) 1타점 1득점, 최항은 4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하며 경기를 마쳤다. 게임 자체는 1회 전준우의 역전 3점 홈런과 8회 정훈의 쐐기 그랜드슬램이 나온 롯데가 13-5로 승리하면서 2연승으로 산뜻한 출발을 보였다.
11일 두산 베어스와 경기를 앞두고 최항은 전날 경기를 돌아보며 "아직 정규시즌은 아니라서 실감이 크게 나지는 않았지만, 상대팀으로 만나니 생각보다 재미있었다"며 형과의 맞대결에 대해 말했다.
형제 간에 맞대결을 펼치는 건 흔하진 않지만 여러 차례 나온 일이다. 정수근-정수성, 조동화-조동찬 등이 야수로서 대결을 진행했고, 유원상-유민상 형제나 박정현(한화)-박영현(KT) 형제는 아예 투수와 타자로 승부를 펼친 적도 있다. 하지만 최정-최항 형제의 대결이 주목받은 건 두 선수가 무려 12년 동안 한솥밥을 먹다가 찢어졌기 때문이다.
3형제 중 첫째인 최정이 먼저 야구를 시작하자 막내 최항이 따라서 야구를 할 정도로 우애가 깊다. 최정이 2005년 1차 지명으로 먼저 SSG의 전신인 SK 와이번스에 입단했고, 3년 차인 2007년부터 주전 3루수로 자리를 잡으며 스타플레이어로 성장했다. 이어 최항도 7년 뒤인 2012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8라운드 전체 70순위로 SK 유니폼을 입었다. 최항은 2군에서의 담금질과 병역 의무를 마친 후 2017년에야 1군 무대를 밟았다.
'최정의 동생'이라는 꼬리표가 부담이 될 수도 있었지만, 평소 형을 존경한다는 최항은 오히려 이를 즐겼다. 지난 2020년 인터뷰에서 최항은 "꼭 꼬리표를 뗄 필요가 있나요"라고 반문하며 "내가 형의 동생인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나는 좋다. 형이 너무 잘 해서 감히 비교조차 할 수 없다. 형이 잘 하면 좋고, 형 밑에 있는 것도 좋다. 정말 재미있다"고 소신을 밝혔다.
이렇듯 한솥밥을 먹으며 12년 동안 SK-SSG에서 뛰었던 형제는 지난해 말 흩어지게 됐다. 동생 최항이 4년 만에 부활한 2차 드래프트에서 3라운드 롯데의 지명을 받아 이적하게 된 것이다. 이렇게 되면서 최항이 프로 무대에 진출한 2012년 이후 처음으로 다른 팀으로 뛰게 됐다.
현재 최항은 2루수 백업 자원으로 준비하고 있다. 주전 2루수 안치홍이 한화 이글스로 이적한 롯데는 김민성이나 박승욱, 고승민 등이 경쟁 중인데, 최항 역시 2루수 자리에 나설 수 있다. 특히 현재 3루수 한동희가 내복사근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최항이 중용될 가능성도 높다. 최항은 "남은 시범 경기 더 집중해서 부족한 부분 보완하겠다"며 수비에서도 "스프링캠프에서 준비한 대로 잘 맞아가고 있는 느낌이다"고 밝혔다.
부산=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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