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리나 열애가 문제 아니었네... SM엔터 주가 누르는 이 지표
中 공구 축소로 SM엔터 타격 이어져
美·日 공략한 하이브·JYP엔터는 견조한 판매량 전망
엔터테인먼트 회사 주가가 연초부터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일부 회사는 소속 아티스트의 열애설 등으로 주가가 부진하다고 알려졌지만, 실제로는 앨범 판매 부진 여파가 큰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증권가에선 앨범 판매량이 오는 2분기부터 반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주력 시장의 경제 상황으로 인해 앨범 판매량은 극명하게 차이가 날 것이란 분석이 많다. 미국과 일본 비중이 높은 하이브와 JYP엔터는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는 반면, 중국시장 비중이 큰 SM엔터는 부진이 더 이어질 전망이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주요 엔터사 가운데 연초 대비 주가가 가장 많이 하락한 곳은 JYP엔터테인먼트(JYP Ent.)로, 하락률이 29.3%에 달했다(전날 종가 기준). 다음으로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 주가가 18.8%, 하이브가 15.9% 내렸다. YG엔터테인먼트(와이지엔터테인먼트)는 7.9% 떨어졌다.
4대 기획사 주가가 모두 우하향 곡선을 그린 배경엔 저조한 앨범 판매량이 있다. 통상적으로 전체 매출에서 앨범 판매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40~50%인데, 콘서트가 적은 계절적 비수기와 맞물려 주가 약세 요인으로 작용한 것이다. 또 올해 들어 인기인 저(低) PBR(주가순자산비율) 주도 아니다 보니 투자자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엔터사 매출 비중이 큰 것은 앨범, 그리고 콘서트인데 앨범이 회사가 떼어가는 몫이 압도적으로 크다”면서 “코로나 때는 콘서트가 없다 보니 팬들이 팬심을 과시할 수 있는 수단이 앨범밖에 없었는데, 코로나 시국이 끝남에 따라 콘서트가 정상화되며 판매량도 급속도로 위축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앨범 판매량은 조금씩 회복하는 분위기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최근 들어 1분기(1~3월) 판매량 추정치가 나오고 있는데, 우려했던 것보다는 선방한 분위기다.
특히 하이브는 4대 기획사 중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4분기 1368만장의 분기 최대 판매고를 올려 ‘기저 효과’는 불가피하지만, 그래도 예상보다는 나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1월 자회사 플레디스 엔터테인먼트의 보이그룹 투어스(TWS)에 이어 오는 25일 빌리프랩 걸그룹 아일릿이 데뷔를 앞두고 있어서다. 방탄소년단(BTS) 뷔·제이홉도 이달 중 ‘깜짝’ 앨범을 발매할 예정이다. 르세라핌은 미니 3집 ‘이지’를 통해 세계 최대 음악시장인 미국과 일본에서 호실적을 거두고 있다.
JYP엔터도 1년 전 앨범 판매량(300만장)과 유사한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선화 KB증권 연구원은 “걸그룹 잇지(ITZY)와 엔믹스(NMIXX)의 앨범 판매량이 이전 작품 대비 둔화됐으나, 약 1년 만에 컴백한 트와이스가 ‘커리어하이(최고 성적)’를 달성하면서 많은 앨범 판매량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우려되는 회사는 SM엔터다. SM엔터는 이달 4일 NCT WISH 데뷔 싱글, 12일 걸그룹 레드벨벳 웬디 미니 2집, 25일 NCT 드림(DREAM) 미니 5집 발매 등이 예정돼 있다. 다른 회사처럼 신인이 데뷔하고 주요 아티스트가 컴백하지만 앨범 판매량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점쳐졌다. 이는 SM엔터 소속 아티스트가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K팝 팬들 사이에선 자신이 좋아하는 아티스트를 응원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음반을 구매하는 문화가 있었다. 그런데 지난해 중국 당국이 거액 모금으로 연예인을 지지하는 행위를 제지하면서 K팝 팬덤 사이에서도 음반 공동구매(공구) 움직임이 줄어들었다. 이 때문에 북미와 일본 시장을 주로 공략해 온 하이브와 JYP엔터와 달리 SM엔터는 매출 타격을 피하지 못한 것이다.
이환욱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SM엔터는 연초 이후 앨범 판매량 역성장에 최근 (카리나) 열애설 등으로 인해 추가적인 주가 하락이 이어졌다”면서 “다만 엔터 4사 합산 구작 판매량은 올해 1분기 들어 작년 4분기 판매량을 상회하고 있다. 2분기부터 아티스트들의 컴백이 이어지면 글로벌 라이트 팬덤이 확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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