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톡톡] "쿠팡만 빼고 다" 알리까지 손 내민 CJ제일제당의 속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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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부터 CJ제일제당은 알리익스프레스에서 대표 제품인 비비고 만두와 햇반 등을 CJ 자사몰보다도 싸게 팔고 있습니다.
쿠팡과의 납품단가 갈등이 1년 넘게 해소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CJ제일제당은 쇼핑 플랫폼들과의 적극적인 협업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CJ제일제당이 이처럼 다양한 플랫폼과 손잡는 배경에는 쿠팡과의 갈등 이후 나타낸 주력 제품의 아쉬운 실적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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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反쿠팡’ 전선 구축에 알리도 파트너로
이커머스 지각변동 시작될까
지난 주말부터 CJ제일제당은 알리익스프레스에서 대표 제품인 비비고 만두와 햇반 등을 CJ 자사몰보다도 싸게 팔고 있습니다.
저가 공세를 벌이고 있는 국내 이커머스 업계의 경계심을 돋우고 있는 중국 쇼핑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에 한국의 대표 종합 식품 회사가 입점했다는 것만으로도 놀라운데, 가격까지 싸니 더 화제를 모은 것이죠.
알리익스프레스가 한국 진출을 본격화한 이후 눈길을 돌리고 있는 분야는 식품입니다. 식품은 소비자들을 묶어두는, 일종의 ‘락인(Lock-In)’ 효과가 있습니다. 우선, 소비자들의 입맛은 좀처럼 변하지 않고, 특히 오랜 시간 인기를 누리는 제품들은 꾸준히 구매가 이뤄지기 때문이죠.
특히 CJ제일제당의 비비고 만두와 햇반은 어느덧 한국인들에게 오랜 기간 사랑받아온 브랜드입니다. 이미 품질과 맛은 보장이 된 제품들이기에, 특정 채널에서 이 제품들을 저가로 판매한다는 소식이 들리면 소비자들이 몰릴 수 밖에 없죠.
햇반과 비비고를 입점시킨 것은 알리익스프레스를 사용해보지 않은 소비자들을 유혹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설명입니다. 게다가 다른 공산품들과 달리 다 먹으면 또 구매해야하기 때문에 다시금 소비자들이 쇼핑 플랫폼을 방문하게 됩니다. 반복 방문을 일으킬 판매 물품으로 식품이 제격인 이유입니다.
CJ제일제당 입장에서는 한국에서 영역을 넓히고자 하는 알리익스프레스가 놓칠 수 없는 판매처였을 것입니다. 발 빠른 배송을 무기로 한국 시장에서 영토를 넓히고 있는 쿠팡과 여전히 서먹한 관계이기 때문입니다.
CJ제일제당은 2022년 11월부터 입점 수수료율 문제로 쿠팡 직매입에서 빠졌습니다. 쿠팡과의 납품단가 갈등이 1년 넘게 해소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CJ제일제당은 쇼핑 플랫폼들과의 적극적인 협업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이마트 매장, SSG닷컴, G마켓 온라인몰 등 신세계그룹 쇼핑 3사와 손잡고 자사의 신제품을 2개월 먼저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지난 6월 공식 파트너십을 맺은 이후의 행보입니다. 나아가 이들은 기획 단계에서부터 협업해 왕만두·쭈곱새·스팸 디트로이트 피자 등을 개발해 출시하기도 했습니다.
CJ제일제당은 신세계 유통 3사 뿐 아니라 티몬, 컬리, 배달의민족 등 온라인 플랫폼과의 협업의 폭을 넓히며 반(反) 쿠팡 전선을 형성하는 데 앞장서고 있습니다. CJ제일제당이 이처럼 다양한 플랫폼과 손잡는 배경에는 쿠팡과의 갈등 이후 나타낸 주력 제품의 아쉬운 실적도 있습니다.
지난해 햇반 매출은 8503억원을 나타내며 역대 최대였지만, 전년 대비 증가율은 2022년(18.5%)의 4분의 1 정도에 불과한 4.3%에 그쳤죠. 2021년 매출 증가율은 23%였습니다. CJ제일제당 측은 쿠팡에서 일어나는 매출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하다고 평가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쿠팡은 새벽 배송을 무기로 하며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는 파괴력 있는 쇼핑 플랫폼입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CJ제일제당의 실적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한화투자증권은 “제일제당은 해외 매출 성장, 건강관리 열풍에 따른 웰니스 카테고리 매출 호조 등에 힘입어 올해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CJ제일제당과 쿠팡의 갈등이 알리익스프레스라는 공룡을 국내 시장으로 불러들여 이커머스 업계의 지각 변동으로 번질까요. CJ제일제당과 마찬가지로 쿠팡과 갈등을 빚던 LG생활건강이 다시 쿠팡으로 돌아온 가운데, 앞으로 CJ제일제당의 ‘반 쿠팡 전선’이 어떻게 될지 지켜봐야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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