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주민은 10여명…작은 섬에서 기록한 지역소멸의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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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보다 고양이가 더 많은 섬."
50년 전까지는 약 50명의 주민들이 살고 있었지만 이제는 조용히 인구 소멸을 기다리고 있는 섬이 됐다.
양경준은 지도 사람들의 얼굴에 깊게 패인 주름살에서 조금씩 소멸하고 있는 섬의 현실을 읽어낸다.
한편 양경준은 지난 9~10일 4번째 더미북(가제본 그림책) 출간을 알리는 첫 팝업(임시매장) 형식의 전시회를 열고 소멸예보를 비롯한 자신의 작품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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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히 늙어가는 섬의 모습에서 지역 소멸 현실 짚어
지난 9~10일 팝업 전시회에서 신간 포함 작품 소개
[서울=뉴시스] 이아름 리포터 = "사람보다 고양이가 더 많은 섬."
지도(池島)는 주민이 10명 남짓인 인천의 작은 유인도다. 50년 전까지는 약 50명의 주민들이 살고 있었지만 이제는 조용히 인구 소멸을 기다리고 있는 섬이 됐다. 사진작가 양경준(31)은 자신의 사진 다큐멘터리 시리즈 '소멸예보'에 지도의 현재 모습을 담아냈다.
저출산과 인구 고령화의 속도는 서울보다 지방에서 훨씬 더 빠르게 진행 중이다. 양경준은 지도 사람들의 얼굴에 깊게 패인 주름살에서 조금씩 소멸하고 있는 섬의 현실을 읽어낸다. 그는 "평균 연령 70인 지도는 곧 80 90 그리고 0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시리즈는 지난 2022년 11월 양경준이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10장의 사진을 올리면서 화제가 되기 시작했다. '노 부부의 사진', '묘지', '텅 빈 마을 게시판', '고양이' 등 작품에 묻어난 쓸쓸함을 통해 우리 사회가 기다리고 있는 우울한 미래를 그려냈다.
양경준은 여행 매거진 '어드벤처'와의 인터뷰에서 "농촌 인구 감소는 천천히 일어나기 때문에 눈에 띄지 않을 수 있다. '소멸예보' 시리즈를 통해 사람들이 다른 곳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기획 의도를 소개했다.
한편 양경준은 지난 9~10일 4번째 더미북(가제본 그림책) 출간을 알리는 첫 팝업(임시매장) 형식의 전시회를 열고 소멸예보를 비롯한 자신의 작품을 소개했다.
팝업에는 양경준의 신간(past present future) 공개와 함께 이전에 제작된 더미북 3권과 작품 프린트, 사진이 프린팅된 토트백 등이 전시됐다.
양경준의 이번 신간은 '과거, 현재, 미래'를 주제로 과거는 트립틱(세 장의 독립된 사진을 이어서 구성하는 방식), 현재는 딥틱(서로 비슷하거나 의미 있는 두 장의 사진을 병치시키는 기법), 미래는 솔로 사진으로 구성됐다. '후쿠시마', '아파트', '소멸예보' 등과 같은 그의 이전 작품들과는 다르게, 이번 신간에는 자신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그는 "(이번 신간의)처음 주제는 '먼지, 청춘, 별'이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내 이야기를 뻔하지 않게 해보고 싶었다"며 "내가 생각하는 시간과 과거와 현재에 내가 느끼는 것들, 앞으로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사진으로 풀어내면 재밌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고 신간을 소개했다.
일반적으로 사진작가들이 선택하는 '전시'가 아닌 '팝업'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서는 "이번 새 책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런데 무거운 전시가 아닌 가볍게 팝업으로 사진을 보여주는 게 좋을거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신간은 양경준, 시인 차유오(여·26), 디자이너 박상은(여·31)의 협업으로 제작됐다. 양경준과 차유오가 6개월간 '과거, 현재, 미래'를 주제로 시와 사진을 주고받으며 제작했다.
양경준은 "처음 팝업을 계획할 때 시인 20명과 같이 하려고 했는데, 차유오 시인을 만나게 됐다. 사람이 재밌는 것 같아서 같이 작업하면 오래 할 수 있을 것 같았다"며 "차유오 시인과의 작업이 마무리된 후, 박상은 디자이너를 찾아갔다"고 설명했다.
양경준은 27세의 나이에 세계 사진전 '자이스 포토그래피 상워드 2020'에서 72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우승한 사진작가다. 우승작인 'Metamorphosis, 변태'라는 작품은 미국에서 인종차별이 심하던 때 중국계 미국인 이민자인 한 여성이 겪은 감정적·신체적 변화를 나비에 빗대어 만든 시리즈다.
이외에도 아버지를 통해 한국 사회에서 바뀌고 있는 기성세대의 남성상을 기록한 시리즈 'Men Don't Cry'와 한국의 지방 소멸의 현실을 짚은'소멸예보' 시리즈 등으로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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