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펌·법원 가기 위해 검사됐다?…“인재 확보 방안 필요”

김지환 기자 2024. 3. 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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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라는 공직이 자신의 몸값을 올리는 하나의 수단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검찰에서는 저연차 검사들이 대형 로펌으로 이직하는 사례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퇴직한 저연차 검사들의 행선지는 정계나 개인 사무실 등으로 다양한데, 대형 로펌을 택하는 이들도 많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한 대형 로펌 채용 담당자는 "검사 1~4년차 때 로펌에서 공고가 나오면 지원하는 사례가 많아졌다"며 "검찰에서 마음이 뜬 지원자들이 많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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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펌 해외 사무소 변호사 채용에 현직 검사 지원
재판연구원 선발에 檢 출신 고득점자도
로펌 이직 이유는 격무와 박봉이 원인
일러스트=정다운

검사라는 공직이 자신의 몸값을 올리는 하나의 수단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검찰에서는 저연차 검사들이 대형 로펌으로 이직하는 사례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법원에서 재판연구원(로클럭)을 선발할 때도 검찰 출신 지원이 늘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결국 연봉으로 귀결되는데,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해 검찰에서 퇴직한 검사는 총 145명으로 최근 5년간 꾸준히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5월부터 2022년까지 한 해 평균 90여명의 검사들이 검찰을 떠났고, 지난해에도 120여명이 사직했다. 이 중에는 저연차 검사들도 다수 포함돼 있었다. 10년차 이하 검사 중 퇴직한 숫자는 ▲2019년 19명 ▲2020년 21명 ▲2021년 22명 ▲2022년 41명으로 집계됐다.

퇴직한 저연차 검사들의 행선지는 정계나 개인 사무실 등으로 다양한데, 대형 로펌을 택하는 이들도 많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지난해 한 대형 로펌이 해외 사무소 소속 변호사를 뽑는 채용 과정에 4년차 검사가 지원하기도 했다. 국내 사무소가 아닌 해외 사무소 변호사 채용에 현직 검사가 지원한 건 이례적이다. 한 대형 로펌 채용 담당자는 “검사 1~4년차 때 로펌에서 공고가 나오면 지원하는 사례가 많아졌다”며 “검찰에서 마음이 뜬 지원자들이 많다”고 전했다.

로클럭을 선발할 때에도 검찰을 경험한 지원자들이 지원하고 있다. 지방법원의 한 부장판사는 “검찰 실무를 했던 지원자들이 기록 정리 능력과 면접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다”고 말했다.

검찰에서 대형 로펌에 눈을 돌리는 이유로 격무와 박봉이 원인으로 꼽힌다. 단순한 폭행부터 교통사고, 성폭력 등 형사 사건을 처리하느라 야근이 많은데 비해 적은 월급을 받는 게 주된 이유다. 부장검사 출신 대형 로펌 변호사는 “젊은 세대 중 지방에 정기적으로 가야 하는 부담, 대형 로펌 변호사가 된 동기들과의 임금 격차로 오는 검사들이 있다”고 했다. 대형 로펌의 초임 변호사들은 1억원 중반의 연봉을 받지만, 검사는 그 수준의 3~40%로 알려져 있다. 대형 로펌의 형사나 송무 그룹은 실무에 필요한 인력을 뽑을 때 검사를 선호하는 경향도 있다.

검찰도 나가는 저연차 검사를 대신할 인재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 7일 서류 접수가 마감된 경력검사 채용 과정에서 필기시험을 없애기도 했다.

법조계에서는 “검찰이든 법원이든 인재 유출을 막을 방안이 필요하다”는 데 입을 모은다. 판사든 검사든 인력을 늘려야 상대적으로 일이 줄어드는데, 판·검사 증원을 골자로 한 법안은 국회에서 여전히 계류 중이다. 익명을 요구한 로스쿨 교수는 “공직을 떠나는 가장 큰 이유는 연봉이 가장 크다”며 “연봉을 올리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우니 인력이라도 늘려야 하는데, 법 개정의 문제라 쉽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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