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부진..‘특급 기대주’들 여럿 옮겼는데, 트레이드 승자는 없다?[슬로우볼]
[뉴스엔 안형준 기자]
특급 기대주들이 유니폼을 바꿔 입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누구도 승자처럼 보이지 않는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캔자스시티 로열스는 지난 11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두 명의 우완투수를 맞바꾸는 트레이드였다. 캔자스시티는 애틀랜타로 1996년생 우완 잭슨 코와를 보냈고 애틀랜타는 1995년생 우완 카일 라이트를 캔자스시티에 내줬다.
약 2주 후 애틀랜타는 다시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이번 파트너는 시애틀 매리너스. 애틀랜타는 캔자스시티에서 영입한 코와와 2003년생 우완 콜 필립스를 시애틀에 내주고 베테랑 좌완 마르코 곤잘레스, 1996년생 1루수 에반 화이트, 1999년생 외야수 제러드 켈닉을 품었다.
두 건의 트레이드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선수들은 모두 굉장한 기대주들이었다. 라이트는 2017년 신인드래프트 전체 5순위 지명자였고 코와는 2018년 드래프트 전체 33순위 지명을 받은 선수였다. 켈닉은 2018년 전체 6순위, 화이트는 2017년 전체 17순위 지명자였고 이들 중 가장 지명 순번이 낮은 필립스가 2022년 드래프트 전체 57순위 지명을 받았다. 베테랑 곤잘레스마저도 1라운더(2013년, 19순위)였다. 2라운더인 필립스를 제외하면 두 건의 트레이드에서 이동한 선수 전원이 드래프트 1라운더(혹은 C-A라운드)였다.
저마다 이유가 있어 트레이드 대상자가 됐다. 애틀랜타는 어깨 수술을 받은 라이트를 즉시 전력감 투수로 바꾸고자 했다. 라이트는 트레이드 당시 데뷔 6년차 선수였지만 서비스타임은 3년밖에 채우지 못해 2026년까지 보유할 수 있는 투수였다. 하지만 당장 우승을 원하는 애틀랜타는 2024시즌을 재활로 보내야하는 라이트보다는 지금 마운드에 오를 수 있는 투수를 원했다.
반면 당장 포스트시즌에 도전하는 팀이 아닌 캔자스시티는 라이트의 부상 회복을 기다릴 수 있었다. 그래서 데뷔 첫 3시즌 동안 아쉬웠던 기대주 코와를 당장 기용할 수 없는 라이트와 맞바꿨다.
시애틀은 장기계약으로 묶어둔 곤잘레스와 화이트에게 실망했다. 한 때 팀의 에이스급 투수였던 곤잘레스는 30대에 접어들며 기량이 하락했고 2024시즌 연봉도 1,225만 달러로 낮지 않았다. 화이트는 시애틀이 빅리그에 데뷔하기 전에 6년의 장기계약을 맺을 정도로 크게 기대한 거포 유망주였지만 돌아온 것은 부상과 실망 뿐이었다. 시애틀은 두 선수에게 더 돈을 쓰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2021-2022시즌 실망스러웠지만 지난해 드디어 의미있는 성적을 쓴 특급 기대주 켈닉을 '얹어서' 두 선수를 처분했다. 애틀랜타는 캔자스시티에서 성적이 좋지 않았던 코와보다는 주전 외야수로 기용할 수 있는 켈닉이 팀에 더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고 악성계약에 대한 지출을 어느정도 감수하며 시애틀의 손을 잡았다.
여러 판단이 맞물려 많은 선수가 이동했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 웃고있는 팀은 없다. 이동한 모든 선수들이 부상을 당했거나 시범경기부터 실망스러운 성적을 쓰고 있다.
캔자스시티가 영입한 라이트는 이미 이적 당시 부상을 당한 상태였고 2025시즌 복귀가 예상되고 있다. 시애틀이 영입한 필립스 역시 이적 당시 이미 토미존 수술을 받은 상태였다. 그리고 코와 역시 캠프에서 팔꿈치 부상을 당해 토미존 수술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 됐다. 물론 시애틀은 곤잘레스와 화이트를 트레이드 해 지출을 줄였지만 현 시점에서는 트레이드로 전력이 이탈만 한 셈이다. 불펜진에 다른 부상자들이 발생한 만큼 코와의 이탈이 더 아쉽다.
애틀랜타는 트레이드 후 화이트를 LA 에인절스로, 곤잘레스를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로 보냈다. 목표가 켈닉이었던 만큼 두 선수는 필요하지 않았다. 켈닉을 주전 좌익수로 기용하는 것이 애틀랜타의 계획이지만 켈닉은 현재 시범경기에서 극도의 부진을 보이고 있다. 3월 11일(한국시간)까지 시범경기 10경기에 출전해 타율 0.074(27타수 2안타)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물론 시범경기와 정규시즌은 다르지만 경력이 길지 않은 선수인 만큼 시범경기 성적에 눈길이 갈 수 밖에 없다. 지난해 켈닉은 시범경기에서부터 맹타를 휘둘렀다.
그나마 애틀랜타 입장에서는 화이트를 내주고 영입한 베테랑 내야수 데이빗 플레처가 준수한 모습으로 캠프를 치르고 있다는 것이 위안. 하지만 플레처는 로스터 외 초청선수 신분으로 메이저리그 출전 기회를 부여받을 수 있을지 여부도 불투명하다. 장기적인 자원도 아닌 플레처의 깜짝 활약으로 만족하기에는 지출이 컸다. 에인절스로 이적한 화이트 역시 캠프에서 전혀 활약이 없다.
미래를 알 수 있는 사람은 없는 만큼 트레이드는 '도박'이다. 특히 증명된 기량보다 아직 드러나지 않은 재능이 더 큰 기대주의 트레이드라면 더욱 그렇다. 트레이드의 승패는 당장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많은 특급 재능들이 유니폼을 갈아입었지만 아직 성과에 대한 희망이 보이는 팀은 없다. 과연 어떤 팀이 마지막에 웃을지 주목된다.(자료사진=잭슨 코와)
뉴스엔 안형준 markaj@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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