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닫은 대도시의 고등학교 [포토IN]

박미소 기자 2024. 3. 12. 0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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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봉고등학교가 3월1일 폐교했다.

서울시교육청 학교지원과 고등학교 설립·폐지 및 이전·통폐합 부서 소속 전문관은 "당장은 아이들이 없다 하더라도, 미래에 있을 수도 있는 학생들을 고려해 재학생이 적은 '작은 학교'를 유지하는 편이다. 하지만 도봉고등학교가 있는 도봉1동의 경우 초등학생 비율과 출산율이 매우 낮다. 학생 수가 급격히 떨어져서 일반고 중에서는 조금 먼저 폐교를 하게 된 상황이다. 추후에 학생이 생기더라도 가까운 거리에 대체할 수 있는 고등학교가 있어 도봉고등학교를 유지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학교 주변에 아파트가 많지만 대부분 어르신들이 산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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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계출산율 0.72명의 나라에서 고등학교가 사라지고 있다.
2024년 3월1일자로 폐교한 서울 도봉구 도봉고등학교 전경. ⓒ시사IN 박미소

도봉고등학교가 3월1일 폐교했다. 서울특별시 소재 공립 일반고등학교로는 최초다. 2003년 개교한 지 21년 만이다. 200명대를 유지하던 전교생 수는 점차 감소했다. 서울시교육청 학교지원과에 따르면, 2021년 4월1일 기준으로 당시 전교생 수는 246명, 입학생은 63명이었다. 2022년은 각각 197명, 35명이었다. 2023년은 64명, 0명이었다. 폐교는 2022년에 행정적으로 결정됐다. 해당 연도에 입학한 1학년들은 2학기부터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가고, 2023년에도 남아 있는 3학년 학생들이 졸업한 뒤에 폐교하는 방식이다. 시설 노후화와 안전문제로 개축 중인 도봉초등학교 학생들이 당분간 이 고등학교의 공간을 사용할 예정이다.

3월5일 서울 도봉구 도봉고등학교의 운동장이 텅 비어 있다. ⓒ시사IN 박미소
적막한 도봉고등학교 교정. ⓒ시사IN 박미소

폐교를 결정하게 된 이유는 학생 수 감소다. 서울시교육청 학교지원과 고등학교 설립·폐지 및 이전·통폐합 부서 소속 전문관은 “당장은 아이들이 없다 하더라도, 미래에 있을 수도 있는 학생들을 고려해 재학생이 적은 ‘작은 학교’를 유지하는 편이다. 하지만 도봉고등학교가 있는 도봉1동의 경우 초등학생 비율과 출산율이 매우 낮다. 학생 수가 급격히 떨어져서 일반고 중에서는 조금 먼저 폐교를 하게 된 상황이다. 추후에 학생이 생기더라도 가까운 거리에 대체할 수 있는 고등학교가 있어 도봉고등학교를 유지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학교 주변에 아파트가 많지만 대부분 어르신들이 산다”라고 설명했다.

도봉고등학교의 철문이 굳게 닫혀 있다. ⓒ시사IN 박미소
도봉고등학교 앞에서 노인들이 바둑을 두고 있다. ⓒ시사IN 박미소
굳게 잠긴 도봉고등학교 출입문. ⓒ시사IN 박미소

서울시 등록인구 통계(2023년 12월31일 기준)에 따르면, 서울시 도봉구 도봉1동에는 총 2만209명이 산다. 그 가운데 고령인구(65세 이상)는 6177명이다. 동 전체 인구의 30.56%다. 한국의 고령인구 비율인 18.4%보다 1.7배 높다. 65~69세는 1952명이고, 15~19세는 517명이다. 약 3.8배 차이다. 0~4세는 247명에 불과하다.

“누가 폐교되는 걸 좋아하겠어요? 아이들이 없어서 폐교되는 건데, 그걸 막을 수 없잖아요. 젊은 사람들이 결혼하고 애도 낳아야 하는데, 그게 쉽나요. 요즘은 결혼 자체가 어렵잖아요. 아이를 로봇으로 만들 수도 없는 거고요. 방법이 없는 거예요.” 도봉고등학교 바로 앞에서 36년간 참기름 가게를 운영해온 박승기씨(69)의 말처럼, 앞으로 꼬마 아이들로 동네가 북적일 가능성은 매우 낮다. 합계출산율 0.72명. ‘1.0명’이란 목표를 세운 나라의 가장 큰 도시에서 고등학교가 문을 닫기 시작했다.

2024년 3월1일자로 폐교한 서울 성동구 성수공업고등학교. 2022년부터 입학생을 받지 않았다. 학생 수 감소와 특성화고 기피 현상이 그 이유다. 2023년 마지막 재학생은 9명이었다. 앞으로 특수학교로 운영될 예정이다. ⓒ시사IN 박미소
성수공업고등학교 교내의 표지판. ⓒ시사IN 박미소
성수공업고등학교 텅 빈 운동장. 수도꼭지가 묶인 채 덩그러니 놓여 있다. ⓒ시사IN 박미소

 

박미소 기자 psalms27@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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