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지도자, 트럼프와 강력한 개인적 유대 구축해야"
[편집자주] 현재 전세계 각국의 외교 부처, 정보 기관들은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전망하는데 애쓰고 있다. 누가 당선될지를 예측하는 것보다 트럼프 당선 이후의 시나리오를 더 중요하게 여긴다. 머니투데이 글로벌 콘퍼런스 키플랫폼(K.E.Y. PLATFORM)은 글로벌 전문가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트럼프 당선시 변화 전망 등 미국 대선 이슈를 톺아봤다.
4월 24~26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서울 호텔에서 열리는 머니투데이 글로벌 콘퍼런스 '2024 키플랫폼(K.E.Y. PLATFORM 2024)'은 미국 대선이 한반도와 글로벌 사회, 경제에 미칠 영향을 집중적으로 분석한다.
콘퍼런스에 앞서 키플랫폼이 인터뷰 한 앤드류 고쏘어프 라이덴 대학교 교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시 집권할 경우 미국과 중국, 이란의 지정학적 충돌 가능성이 높아지고 무역과 기후변화 대응에 있어 극적인 변화가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고쏘어프 교수는 네덜란드 라이덴 대학교에서 현대 미국 역사와 외교 정책을 강의하고 있다. 그는 하버드 케네디 스쿨 연구원, 영국 국방 아카데미 교수, 영국 내각부 공무원을 지냈으며, 역사학자이자 미국 외교정책 전문가로서 학술 출판물, 대중 매체에 폭넓게 집필하고 있다. 또 미국 정치, 외교 정책, 문화 팟캐스트 '아메리칸 익스플레인(America explained)'을 진행하고 있다.
▶과거 트럼프 대통령 임기 동안에는 중국에 대해 경제 문제에 집중했다. 대만이나 홍콩, 신장의 중국인 단속과 같은 안보 문제는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이는 그의 두 번째 임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 보수 언론인 조시 로긴에 따르면 트럼프는 고위 참모들에게 "대만과 우리는 8000마일이나 떨어져 있다. 만약 중국이 대만을 침략한다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없다"라고 말했다. 이는 트럼프가 경제에 있어서는 중국과의 긴장을 극적으로 높이지만, 안보에서는 이탈과 약화의 시그널을 보내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되면 미국과 중국, 중국과 대만의 안보 리스크는 높아질 수밖에 없다.
- 트럼프 전 대통령 재선 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은 어떻게 될 것으로 보나?
▶트럼프는 미국이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것에 매우 회의적이다.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개인적으로 존경하는데, 재선하면 아마도 우크라이나 원조를 중단하고 미국의 지지도 철회할 수 있다. 트럼프는 전쟁을 끝내는 합의를 대가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게 넓은 영토를 양보하도록 압박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우크라이나는 이러한 합의에 결사반대하겠지만 트럼프의 요구를 어쩔 수 없이 수용해야 할지도 모른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서 트럼프는 이스라엘에 인도주의적인 상황 개선을 압박하지 않고,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국가를 설립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지도 않을 것이다. 결국 이스라엘의 결정이 가자지구의 미래를 결정짓게 될 것이다. 주변 중동 국가들에 대해서 트럼프는 사우디아라비아 등 아랍 군주제 국가들과 긴밀한 관계를 구축하는 한편, 이란에 대해서는 강경한 노선을 취할 것이다. 트럼프는 새로운 전쟁을 원치 않겠지만 과거 집권 당시 카셈 솔레이마니 암살과 같이 이란에 대한 도발을 감행하면서 미국과 이란의 전면전 위기감이 더 높아질 수 있다.
- 트럼프가 당선되면 동북아시아 질서에는 어떤 변화가 예상되나?
▶바이든 행정부는 한미일 3국 협력 체제를 동북아 외교 안보 정책의 구심점으로 삼는데 트럼프는 이런 다자간 협력에 관심이 없다. 그는 국가들과 개별적으로 주고받는 거래 방식을 선호한다. 따라서 한미일 3자 협력체계의 운명은 미 국무부와 국방부에 달려있다고 볼 수 있다.
대북 정책은 예측하기 힘들다. 트럼프의 지속적인 관심이 없다면 미국의 대북 정책은 현상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 과거 집권 당시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은 트럼프로 하여금 북한과의 원치 않는 거래를 포기하도록 했다. 트럼프는 외교정책과 관련한 구체적인 이해가 거의 없기 때문에 그의 주변에 누가 있는 지, 누구에게 정보를 얻고 있는 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트럼프 2기 시대는 미국 무역 정책의 극적인 변화를 예고한다. 그는 과거 임기 때와 마찬가지로 적자를 안겨주는 모든 나라는 미국을 속이고 있다는 생각에 빠져있다. 트럼프가 승인한 국가들은 예외가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그는 무거운 관세를 매길 것을 천명했다. 이는 향후 세계 지도자들이 품위를 잃어버린 쟁탈전을 초래할 가능성을 높인다. 바이든 정부 하에서도 보호무역주의로 기울면서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는 이미 교착 상태에 빠졌는데 트럼프가 이를 부활시킬 가능성은 거의 없다.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경우 미 제조업을 촉진하고, 공화당과 민주당 지역을 막론하고 투자를 확대했기 때문에 의회에서 이를 폐지하기 위한 동의를 얻기는 어렵다는 점에서 향후 트럼프 정부에서도 유지될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예상한다.
-트럼프 재선 시 미국의 기후변화 대응과 에너지 정책은 어떻게 될 것으로 보나?
▶트럼프는 파리기후협정에서 다시 탈퇴해 글로벌 기후 외교를 선도하는 역할을 중단할 가능성이 높다. 그는 바이든 정부가 최근에야 돌파구를 마련한 중국과의 기후 외교를 활성화하는 방안도 모색하지 않을 것이다. 재생에너지 프로그램은 미국 국내 제조업 회복에 도움이 되긴 하지만, 재생에너지 기술에 있어 중국의 지배력이 높다는 지정학적 논리를 고려할 때 그 향방이 불확실하다. 공화당 의회도 바이든 행정부의 기후 정책을 무효화시키기 위해 행동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한 번에 모든 것을 폐지하기보다는 고속도로 전기차 충전 시설 구축을 위한 예산을 없애는 등 점진적으로 추진할 것이다.
석유 공급과 관련한 주요 변수는 러시아와 이란이다. 트럼프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기 위한 거래의 일환으로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완화할 수 있으며 이는 국제 유가를 낮출 것이다. 반면 이란에 대한 제재는 강화할 가능성이 높은데 이는 러시아의 추가 공급을 상쇄하면서 전 세계 석유 공급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또 트럼프는 환경 규제를 축소하면서 새로운 LNG 수출 터미널을 승인하고 화석 연료 회사에 보다 유리한 환경을 조성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 대선 전망과 관련해 한국 정부에 조언한다면?
▶만약 바이든이 연임에 성공하면 한국은 지난해 8월 합의한 한미일 3국 협력의 틀을 심화하고 강화하는 것을 추구해야 한다. 이 틀이 제도화되고 미국의 이익에 부합할수록, 미국에서 향후 트럼프보다 더 고립주의적인 대통령이 권력을 잡더라도 이를 지속할 가능성이 더 높아지기 때문이다.
만약 트럼프가 당선된다면 한국 정부는 미군 주둔 비용, 무역, 통상과 관련해 압박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최고의 행동 방침은 이와 같은 사안들에 대한 미국의 공감을 이끌어 내기 위해 한국의 지도자가 트럼프와 강력한 개인적 유대관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성근 전문위원 김상희 기자 ksh15@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선우은숙은 50억, 유영재는 2억…'조정이혼' 재산분할 가능성은 - 머니투데이
- '음주운전' 김정훈, 콘서트·팬미팅 강행에…"막 나가네" 지적 - 머니투데이
- "3학년 2학기 전학 온 송하윤, 조용했지만…'학폭' 소문 자자해" - 머니투데이
- "강원래와 이혼하면 책임질 거냐"…김송 새벽에 또 분노 폭발 - 머니투데이
- 최민환 '슈돌' 출연 후…"애들 불쌍해" 율희에 쏟아진 악플 - 머니투데이
- "지금까지 후회"…윤하, 16년 전 '신인' 아이유에 한 한마디 - 머니투데이
- 4강 자력 진출 불가…한국야구,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 '경우의 수' - 머니투데이
- '민폐' 임장크루는 이제 그만.. "임장 클래스 운영규칙 마련해야" - 머니투데이
- '4혼' 박영규, 재혼으로 얻은 '54살 차' 딸 최초 공개…꿀이 뚝뚝 - 머니투데이
- '양육권 소송' 율희, '업소 폭로' 최민환 흔적 지웠다…영상 삭제 -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