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 한 개에 4000원"…'애플레이션'에 상인도 시민도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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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가 하나에 4000원이에요. 좀 저렴한 것도 3개에 만원이고요. 아침마다 신랑에게 사과를 주는데 사과값이 너무 올라서 이젠 못 준다고 했어요."
50년 넘게 청량리청과물시장에서 영업하고 있는 최 모 씨(71)는 "실제로 지금 사과 10㎏에 9만 원에 들여오고 있다"며 "작년 이맘때와 비교하면 3만 원 이상 오른 가격"이라고 설명했다.
최 씨는 "작년에는 B급 사과를 15㎏에 4만~5만 원이면 들여왔지만 지금은 8만 원 정도는 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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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 투입해 할인 나선 정부…과일값 고물가 장기화 우려도
(서울=뉴스1) 김형준 기자 = "사과가 하나에 4000원이에요. 좀 저렴한 것도 3개에 만원이고요. 아침마다 신랑에게 사과를 주는데 사과값이 너무 올라서 이젠 못 준다고 했어요."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청과물시장에 장을 보러 나온 주부 문 모 씨는 빈 장바구니를 든 채 과일가게들을 지나치며 이렇게 말했다. 최근까지만 해도 A급 사과를 소쿠리째 사뒀지만 체감상 2배 이상 오른 사과값에 "그냥 쳐다만 보고 있다"며 혀를 내둘렀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사과를 비롯한 과일값이 폭등하며 밥상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과일을 사려는 소비자들은 물론이고 과일가게를 운영하며 생계를 꾸려가는 청과시장 소상공인들의 한숨도 깊어지고 있다.
통계청의 2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사과값은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71% 올랐다. 지난 1월과 비교해도 9% 상승한 수치다. 귤은 전년 같은 달 대비 78.1%, 배는 61.1% 올랐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수산유통정보를 보면 11일 기준 사과 10㎏ 평균 도매가는 9만 1700원으로 평년(4만 1137원)보다 2배 이상 비싸졌다. 이날 최고가는 10만 1000원까지 치솟았다.
이날 찾은 청량리청과물시장은 한산한 편이었다. 시장 일대에 야채가게나 건어물 가게들이 몰려 있는 곳에는 일부 인파가 있었지만, 과일가게가 모인 곳은 그냥 지나쳐 가는 사람들이 더 많았다. 문 씨와 같이 과일값에 놀라며 지나가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50년 넘게 청량리청과물시장에서 영업하고 있는 최 모 씨(71)는 "실제로 지금 사과 10㎏에 9만 원에 들여오고 있다"며 "작년 이맘때와 비교하면 3만 원 이상 오른 가격"이라고 설명했다.
최 씨는 "값이 이렇게 오르니 과일이 많이 팔리지도 않고 일당도 안 나온다"며 "예를 들어 소쿠리 100개를 팔아야 제자리 경비하고 생활비를 할 수 있는데 80개밖에 안 파니 이익금이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A급 사과보다 상품성이 떨어지는 B급 사과를 취급하는 최학두 씨(78)의 상황도 마찬가지였다. 최 씨는 "작년에는 B급 사과를 15㎏에 4만~5만 원이면 들여왔지만 지금은 8만 원 정도는 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렇게 물건을 들여와도 하는 수 없이 먹는 사람들은 양을 줄여서라도 사 가지만 비싸서 바라만 보고 가는 사람들이 많다"며 "10박스를 들여와도 하루에 5상자를 못 팔기도 한다"고 전했다.
이번 '사과 대란'은 생산량 자체가 줄어든 것이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집계한 지난해 사과 생산량은 42만5400톤으로 2022년 대비 25%가량 감소했다. 지난해 여름 생육기 기상 악화와 병 발생으로 생산이 부진했다는 설명이다.
재배면적도 줄어들고 있다. 2022년 3만 4603㏊였던 사과 재배면적은 3만3911㏊로 줄었다. 올 하반기 햇과일 출하되면 어느 정도 물가가 잡힐 공산도 있지만 생산 자체가 점점 줄어들어 청과물 고물가 경향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정부는 총 23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사과 등 가격 상승 품목에 대한 할인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정부 할인 20%와 유통업계 자체 할인 20% 등 최대 40% 할인이 적용될 예정이다.
청량리청과물시장의 한 상인은 "시세 흐름은 나라님도 못 막는다고 한다"며 "방법이 없다. (생산하는) 양이 줄어 경매가가 비싸지고 물건을 많이 들여오지 못하니 답답할 노릇"이라고 말했다.
j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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