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株 열기 안식었다…스펙트럼 넓히는 IPO ‘한몫’

이정현 2024. 3. 12.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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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로보, 이달 들어 20%↑ 레인보우도 상승세
실적 부진했으나 개선 기대, 정책·투자 호재 지속
중소 로봇주 IPO 투심 여전…섹터 확장 양상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로봇테마주가 스펙트럼을 확대하며 재반등을 노린다. 두산로보틱스(454910)와 레인보우로보틱스(277810) 등 지난해 주목을 끌었던 대장주의 상승폭이 주춤하나 증시에 데뷔하는 새내기주를 불쏘시개 삼아 주도주 복귀를 시도하는 모습이다. 증권가에서는 로봇산업의 성장가능성을 여전히 밝게 점치고 있으며 정책적 지원과 인공지능(AI)과 휴머노이드 등 기술 발전 여부가 반등 모멘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11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로봇 테마 대장주인 두산로보틱스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8.01%(6600원) 오른 8만9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해 말 12만원대까지 오른 후 지지부진하다, 이달 들어 20.43% 올랐다. 689억원 규모의 외국인 수급이 유입되며 반등에 나선 모양새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지난해 24만원대까지 올랐으나 올 들어 14만원대까지 하락하는 등 부침을 겪다 이달 7.43% 상승하며 이날 17만1800원에 마감했다.

주요 로봇주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였던 것은 외형 성장에도 불구하고 수익성 개선이 정체된 이유가 크다. 글로벌 산업용 로봇 기업의 신규 수주가 감소하면서 국내 기업들의 매출 실적도 악화한 탓이다. 고금리와 경기 침체 우려 등도 이러한 흐름에 일조했다.

두산로보틱스는 지난해 530억원 규모의 매출액을 달성하며 전년대비 18% 성장했으나 영업손실 192억원을 기록했다. 레인보우로보틱스 역시 매출액이 12% 증가한 153억원을 기록했으나 영업손 446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당기순손실도 8억4000만원을 기록했다. 회사 측은 파생상품 회계처리에 의한 것이며 올해부터 재무제표에 미치는 영향은 없을 것이라 해명했다.

증권가에서는 주요 로봇주가 실적에 대한 부담으로 조정을 겪긴 했으나 결국 우상향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로봇 산업 육성을 위한 정부의 정책 지원과 투자가 이어지고 있는 게 재료다. 양승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휴머노이드 로봇 기업에 대한 빅테크의 투자가 이어지며 기술 선점에 대한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며 “한국은 연초 로봇산업기술개발사업에서 휴머노이드 과제를 내걸었으며 삼성 등 국내 주요 기업들도 투자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로봇주에 대한 투자 열기는 최근 기업공개(IPO)에 나선 후발주자들의 선전에서 확인할 수 있다. 지난 7일 상장한 액추에이터, 컨트롤러 등 유압 로봇 기업 케이엔알시스템(199430)은 이날 2만7000원에 마감하며 공모가(1만3500원) 대비 두 배 이상 오른 상황이다. 상장 당일 세배 가까이 오르기도 했다.

이달 말 상장을 목표로 수요예측이 진행 중인 엔젤로보틱스 역시 기대주로 꼽힌다. 인간행동 의도파악 기술, 구동기 설계 및 제어기술, 보행궤적 및 보조력 생성 기술 등을 바탕으로 한 웨어러블 로봇 전문기업으로 LG전자(066570)로부터 3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12일부터 일반 청약에 돌입하는 삼현은 모션 컨트롤 전문기업으로 전장부품 비중이 크나 로봇 관련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지난해 조단위로 상장한 두산로보틱스와 달리 올 들어 상장에 나선 로봇주들은 중소형 규모가 대부분인 만큼 증시를 흔드는 열풍은 기대하기 힘들다. 다만, 유압로봇과 웨어러블 등 로봇주의 스펙트럼이 다양해지고 있는 만큼 투자자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것은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시장에서는 하이젠RNM, 피앤에스미캐닉스, 나우로보틱스, 클로봇, 씨메스 등이 상장 준비 중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레인보우로보틱스에서 시작해 두산로보틱스로 이어진 한국 증시의 로봇산업 형성은 IPO시장에서 활발한 움직임이 시작됐다”며 “과거 제조용 자동화 장비 분야에 사용되는 로봇 분야에 집중되어 있었다면 최근 다양한 분야의 중소형 기업들의 신규 상장이 이어지면서 확장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정현 (seiji@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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