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마단'인데 바이든-네타냐후 갈등까지…가자 상황은 계속 악화

김희정 기자 2024. 3. 12. 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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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현지시간) 이슬람 성월 라마단이 시작되기 전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을 중단하려던 협상이 결렬되자 우방국인 미국-이스라엘 정상 간 균열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달 네타냐후 총리는 라마단 이전까지 하마스가 이스라엘 인질들을 풀어주지 않으면 가자 최남단 라파를 전면 공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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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현지시간) 이슬람 성월 라마단이 시작되기 전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을 중단하려던 협상이 결렬되자 우방국인 미국-이스라엘 정상 간 균열이 깊어지고 있다. 현지 긴장감은 높아지고, 라마단을 맞는 이들의 표정도 이전과 다르다.

[예루살렘=AP/뉴시스] 10일(현지시각) 예루살렘 구도심의 알아크사 모스크 경내에 있는 '바위 돔' 부근에서 무슬림들이 지나 다니고 있다.

10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 파이낸셜타임즈(FT)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가자지구 남부 도시 라파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이 광범위한 민간인 사상자를 초래할 경우 "레드라인"을 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네타냐후 총리가 "이스라엘을 돕기보다는 오히려 이스라엘을 해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이를 정면 반박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이) 정확히 무슨 뜻인지 모르겠지만, 내가 대다수 이스라엘인의 희망에 반하는 사적인 정책을 추진하고 있고 이것이 이스라엘의 이익을 해치고 있다는 뜻이라면 두 가지 모두 틀렸다"고 맞받아쳤다.

주말 사이 휴전 협상은 결렬됐다. 지난달 네타냐후 총리는 라마단 이전까지 하마스가 이스라엘 인질들을 풀어주지 않으면 가자 최남단 라파를 전면 공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해마다 라마단 기간에만 수만 명의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성지 순례를 위해 예루살렘을 찾는데, 휴전 협상이 결렬되며 예루살렘엔 긴장이 고조된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 당국은 라마단의 시작과 함께 예루살렘 구시가지 좁은 거리에 수천명의 경찰을 배치했다. 특히 젊은 남성들은 사실상 알 아크사 모스크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이곳 입장이 금지된 많은 무슬림들이 사원 대신 예루살렘 구시가지 외곽 인도에서 대신 기도를 드리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가자지구=AP/뉴시스] 8일(현지시각) 이스라엘 남부에서 바라본 가자지구 북부 상공에서 인도주의적 지원 물품들이 낙하산에 매달려 떨어지고 있다. 2024.03.09.

가자지구 전쟁 발발 이후 보안군이나 유대인 정착민과의 충돌이 불거지고 있는 팔레스타인 자치 구역 서안지구에는 예년과 달리 구시가지에 장식물이 설치되지 않았다. 구시가지의 공동체 리더인 아마르 사이더는 로이터에 "우리 아이들과 노인들, 순교자들의 피를 기리기 위해 올해 예루살렘 구시가지에 장식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가자지구 내 인도주의적 상황은 악화일로다. 가자에서 다섯 아이를 둔 한 여성은 "사실상 5개월째 금식 중이라 라마단을 맞을 준비를 전혀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지역 해안에 부두를 설치해 화물선이 비상 물자를 하역하겠다고 연두교서에서 밝힌 바 있다. 미군 중부 사령부(중동 미군 작전감독)에 따르면 지난 9일 랭글리-유스티스 합동기지에서 물류지원함인 프랭크 S. 베슨 제너럴이 가자지구를 향해 출발했다. 미 당국은 임시 부두를 설치하는 데 약 60일이 걸릴 것으로 추산한다.

팔레스타인 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하마스 공격 이후 발생한 이-팔 전쟁으로 3만1000명 이상이 사망했다. FT가 입수한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기구(UNRWA)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0월 이후 이스라엘은 총 4000명에 달하는 가자지구 주민을 구금했다.

김희정 기자 dontsigh@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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