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버지' 황선홍은 결국 '슛돌이' 이강인을 보듬었다[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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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스승과 제자로 만난 황선홍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 임시감독과 이강인이 A대표팀에서 재회한다.
황 감독과 이강인은 지난해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사제의 연을 맺으며 금메달을 함께 거머쥔 사이였고, 황 감독의 아시안게임 대표팀은 클린스만호와는 달리 어떠한 불화의 모습도 보이지 않고 '원팀'으로서 결과를 가져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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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회관=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스승과 제자로 만난 황선홍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 임시감독과 이강인이 A대표팀에서 재회한다. 인생과 축구의 대선배인 스승은 진심으로 뉘우치는 제자를 보듬고 앞으로 나아가는 길을 선택했다.
대한축구협회는 11일 오전 11시 서울 신문로의 축구회관에서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태국과 2연전 명단발표 기자회견을 열었다.
대표팀은 18일 경기도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소집 후 2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 26일 오후 9시30분 태국 방콕의 라자망갈라스타디움에서 태국과 홈-원정 2연전을 가진다.
이강인의 2월은 아시안컵 우승 좌절과 손흥민과의 충돌로 얼룩졌다. 아시안컵 4강 요르단전이 있기 전날 저녁 식사 후 탁구를 치려는 이강인과 팀 화합을 위해 좀 더 식사 자리에 머물기 원한 손흥민 사이에 몸싸움이 있었고, 이를 통해 손흥민이 손가락을 다치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건이 알려진 후 이강인에 대한 여론의 비난이 이어진 끝에, 지난달 21일 손흥민이 SNS에 이강인의 사과를 받았음을 알렸다. 이강인은 이를 통해 손흥민과 감정의 골, 외부의 소모적 논쟁을 모두 끝낼 수 있었다.
소속팀 PSG로 돌아온 이강인은 지난 2일 AS모나코와의 맞대결에서 후반 41분에야 그라운드를 밟았다. 총 10분도 뛰지 못한 채 약 7분간 그라운드를 누볐다. 하지만 6일 레알 소시에다드와의 유럽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에서 교체로 들어가 킬리안 음바페의 골을 도운 데 이어 10일 리그 경기 랭스전에서 풀타임을 소화하며 폼을 끌어올렸다.
이강인이 손흥민에게 사과하고, 개인 기량까지 끌어올린 상황에서 황 감독의 선택만이 남았던 상황. 황 감독과 이강인은 지난해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사제의 연을 맺으며 금메달을 함께 거머쥔 사이였고, 황 감독의 아시안게임 대표팀은 클린스만호와는 달리 어떠한 불화의 모습도 보이지 않고 '원팀'으로서 결과를 가져왔다.
'에이스 미드필더'인 이강인의 대표팀 내 위상과 그를 둘러싼 상황이 나아졌다는 점, 아시안게임 여정을 함께 했다는 점에서 황 감독이 이강인을 뽑을 가능성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단 2경기만을 치르는 임시감독의 특성과 FIFA랭킹 101위의 약체 태국을 상대한다는 점에서 무난한 팀 운영과 본보기를 위해 이강인을 배제할 확률도 없다고 보기 힘들었다.
마침내 11일 오전 11시에 공개된 대표팀 소집 명단에는 이강인의 이름이 있었다. 명단발표 기자회견에 임한 황 감독은 "이강인은 축구 팬들과 팀원들에게 사과하고 싶어하고, 손흥민은 이강인을 보듬고 화합해서 앞으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사건은 두 선수만의 문제가 아닌 팀의 모든 구성원들의 문제다. 축구인의 한 사람으로서 국민들에 죄송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속죄하는 마음으로 이번 태국 2연전을 치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강인을 부르지 않고 다음으로 넘기면 당장 위기를 넘어갈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걸로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선수 시절의 경험을 고려했을 때 운동장에서 일어난 문제는 운동장에서 푸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결국 스승은 제자의 허물을 외면하지 않고 정면돌파하는 길을 택했다. 두 사람은 오는 18일 있을 대표팀 소집에서 재회해 사제지간의 새로운 막을 연다.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holywater@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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