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ELS 배상비율 0%~100%…투자자별 '차등적용'

판매사 기본 배상률 23~50%
투자경험·수익고려 ±45%P
당국 "대다수 20~60% 예상"
금융권 배상규모 2조 달할 듯"

홍콩 ELS 규모 및 배상비율/그래픽=김현정

홍콩 H지수 ELS(주가연계증권) 총 배상금이 2조원대에 이를 전망이다. 역대 금융회사 불완전판매 배상금액 중 최대다. 투자자별 배상비율은 기본배상 비율(가중치 포함) 23~50%에 투자자별로 최대 45%를 더하거나 빼서 정해진다. 대부분 투자자들은 해외 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때보다 낮은 20~60%를 배상받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은 11일 홍콩 ELS 검사 결과와 분쟁조정기준(안)을 발표했다. 투자손실 배상비율은 △판매사 잘못으로 인한 요인 23~50% △투자자별 고려요소 플러스·마이너스(±) 45%를 합산해 산출한다. 투자 사례별로 손실배상 비율이 0%에서 100%까지 가능하다.

판매사 잘못에 따른 기본배상비율은 적합성의 원칙, 설명의무, 부당권유 금지 등 판매원칙 위반여부에 따라 20~40%로 결정됐다. 은행은 20~30% 기본배상비율이 일괄 책정됐다. 여기에 개별 사례별로 부당권유가 더해지면 최대 40%가 나올 수 있다. 증권사는 일괄적으로 잘못된 부분이 확인되지 않아 투자자별로 판매원칙 위반이 확인되는 경우만 20~40%의 배상 비율이 적용된다.

내부통제 부실 책임으로는 은행은 10%포인트(p), 증권사는 5%p 배상비율을 가중한다. 다만 온라인 판매는 내부통제 부실 영향이 낮다는 점을 감안해 가산비율을 은행과 증권사 각각 5%p, 3%p로 낮췄다. 이에 따라 판매회사 책임으로 인한 배상 비율이 최종 23~50%로 정해졌다.

투자자별로는 가입횟수나 금액 등 투자경험과 금융지식 수준 등을 감안, 기본배상비율(판매사 요인)에서 최대 45% 더하거나 반대로 45% 차감하는 차등 배상이 이뤄진다. 예적금 가입 목적 고객이 ELS에 투자했다면 10%p 더 받을 수 있고, 65세 이상의 고령자 등 금융취약계층은 5~15%p 가산된다. 최초 투자자도 5%p 올라간다.

반대로 투자경험이 있으면 2~25%p 차감된다. 투자경험 20회 이하는 배상 비율이 깎이지 않지만 21~30회 2%p, 31~40회 5%p, 41~50회 7%p, 51회 이상 10%p 각각 차감된다. 조기상환 경험 1회차 이상(5%p), 낙인 경험(10%p), 손실 경험(15%p) 등에 따라서도 배상비율이 달라진다. 특히 과거 ELS 상품으로 얻은 누적 이익이 손실액을 넘어서면 배상비율이 추가로 10%p 깎인다.

이세훈 금감원 수석부원장은 "상품의 특성이나 소비자 환경변화 감안한다면 ELS가 DLF보다는 판매사 책임이 더 인정되기 어렵다"며 "이번 ELS 배상은 다수의 케이스가 20~60% 범위내 분포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DLF는 평균 55% 수준의 배상 비율을 기록했으나 홍콩 ELS는 금융회사별로 30~40% 수준의 배상이 이뤄질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금융회사의 전체 배상금액은 2조원대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2월말 기준 H지수가 유지된다면 올해 총 손실금액은 5조8000억원로 추정된다.

다만 2019년 DLF때는 투자자 자기책임 원칙을 일괄적으로 20% 적용했으나 홍콩 ELS는 이 비율을 적용하지 않기로 해 논란이 일 전망이다.

홍콩 H지수 ELS 분쟁조정기준안/그래픽=김다나

권화순 기자 firesoon@mt.co.kr 이창섭 기자 thrivingfire21@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