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가 학원에 넘긴 문제 자기 학교 시험에도 출제
억대 금품을 받고 사교육 업체에 문항을 판매한 교사들이 같은 문항 일부를 고교 내신 시험에도 출제한 것으로 확인됐다. 학원 수업을 들었거나 학원 문제집을 산 학생들이 학교 시험에서도 유리했던 것이다. 내신 성적은 대학 입시에서 가장 중요한 평가 요소다. 현직 교사들이 학생들을 학원으로 내몬 셈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감사원에 따르면, 한 고교 교사는 2019~2022년 대형 사교육 업체에 수능 대비 문제 1200여 개와 부교재 등을 공급하고 1억8000만원을 받았다. 이 중 1억원은 모친 명의 계좌로 받아 탈세했다. 이후 이 교사는 판매한 문제 중 13개를 근무 중인 학교의 중간·기말 시험에 그대로 내거나 일부 바꿔 출제한 것으로 나타났다.
EBS 교재 집필 경력이 있는 한 교사는 2019년 유명 강사에게 문제를 팔고 그중 13문항을 같은 해 자신이 근무하는 학교의 중간·기말고사에 그대로 내거나 일부만 바꿔 출제했다.
다른 고교 교사 2명은 4~5년간 사교육 업체에 문제를 팔고 각각 8300만원, 1억2000만원을 수수했다. 이들은 각각 업체에 판 문항 8개, 14개를 그대로 혹은 일부 변형해 학교 중간·기말 시험에 출제했다.
교육계에선 “교사들이 학교 시험에 출제할 문제를 학원에 미리 공급한다는 소문이 돌았는데, 이번에 사실로 확인됐다”는 반응이다. 한 사교육 업체 관계자는 “학원들이 인근 고교 교사들에게 비싼 돈을 주고 문제를 사고, 교사는 학원에 판 문제와 비슷한 문제를 내신 시험에 출제하면 학원이 ‘족집게’로 소문이 난다”면서 “여러 지역에서 이런 일이 이뤄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내신 대비 학원들과 교사들 간 ‘내신 문항 거래’를 전수조사 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날 교육부는 “사교육 업체와 문항 거래 등 중대 비위가 확인된 교사에 대해 소속 교육청에 강력한 징계를 요구하겠다”고 했다. 또 입시 비리에 가담한 교원에 대한 징계 시효를 현행 3년에서 10년으로 연장하는 ‘교육공무원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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