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세 333일에 첫 태극 마크
‘대기만성형’ 공격수 주민규(울산 HD)가 만 33세 나이에 생애 첫 국가대표의 꿈을 이뤘다.
주민규는 11일 대한축구협회가 발표한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태국 2연전에 나설 국가대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 2연전에 임시 사령탑을 맡은 황선홍(56) 감독은 주민규의 발탁 이유에 대해 “지난 3년간 K리그에서 50골 이상 넣은 선수는 주민규가 유일하다. 더는 설명이 필요 없다”고 말했다. 축구협회는 “주민규가 33세 333일에 국가대표로 선발되면서 역대 가장 늦은 나이에 A대표팀에 발탁된 기록을 세우게 됐다”며 “종전 기록은 2008년 10월 송정현(당시 전남)이 세운 32세 131일”이라고 밝혔다. 주민규가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태국전에 나설 경우 역대 최고령 A매치 데뷔 기록(33세 343일)도 세우게 된다. 기존 기록은 1954년 스위스 월드컵 튀르키예전에 32세 168일 나이로 처음 출전한 한창화(1922~2006)였다.
주민규는 A대표팀은 물론 연령별 대표를 지낸 적도 없다. 학창 시절엔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축구를 시작한 그는 한양대 시절 주로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었다. K리그는 2015시즌까지는 드래프트를 진행했는데 주민규는 2013년 드래프트에서 단 한 팀의 지명도 받지 못했다. 겨우 연봉 2000만원 연습생 신분으로 고양에 입단했고, 두 시즌 동안 주로 교체 선수로 뛰었다.
2015년 K리그2(2부) 서울 이랜드에 입단한 주민규는 당시 사령탑인 마틴 레니(49·스코틀랜드)의 권유로 최전방 공격수로 전향했다. 선수 생활을 하면서 처음으로 스트라이커 포지션에서 본격적으로 뛴 그는 그해 23골(리그 득점 2위)을 기록, 공격수가 자신에게 맞는 옷임을 증명했다. 2017년엔 상무 소속으로 처음 K리그1(1부) 무대를 밟았다.
주민규는 30대가 되고 나서 기량이 꽃피었다. 서른한 살이던 2021시즌 제주 유니폼을 입고 22골을 넣으며 생애 첫 K리그1 득점왕에 등극했다. 2022년엔 17골로 조규성(당시 전북)과 같은 골을 기록했지만, 출전 시간이 많아 2위. 울산으로 이적한 지난해엔 17골로 두 시즌 만에 득점왕을 탈환했다. 지난 3시즌 동안 터뜨린 골만 56골. 울산은 주민규의 활약에 힘입어 작년 K리그1 정상에 올랐다.
늦깎이 국가대표가 된 주민규는 구단을 통해 “기쁘다. 일단 전북전에 집중한 뒤 소감을 전하겠다”고 밝혔다. 주민규의 울산은 12일 오후 7시 전북과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을 벌인다. 1차전에선 양 팀이 1대1로 비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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