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런 감독, ‘3전 4기’끝 오스카 품어… “영화사 한부분 돼 영광”
킬리언 머피-에마 스톤 남녀주연상… 셀린 송 ‘패스트 라이브즈’ 수상 불발
백인이 주요 부문 수상… 다양성 의문
양쯔충 등 동양인 시상자 차별 논란
● 놀런 생애 첫 오스카
이날 시상식의 주인공은 이변 없이 영화 ‘오펜하이머’였다. 감독상 수상자로 호명되자 놀런 감독은 기다렸다는 듯이 미소를 띠며 무대 위로 올랐다. 그는 오스카 트로피를 손에 쥐고 “영화의 역사가 이제 막 100년을 넘었고 이 엄청난 여정이 앞으로 어디로 흘러갈지 알 수 없다”면서 “그 역사에서 의미 있는 한 부분이 됐다는 것만으로 엄청난 영광”이라고 말했다. 놀런 감독은 앞서 3번의 아카데미 시상식에 후보로 올랐지만 수상하지 못했고 이번에 상을 탔다.
‘아이언맨’으로 친숙한 배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도 ‘오펜하이머’로 생애 첫 오스카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남우조연상을 받은 그는 “상처 입은 한 마리 강아지 같던 저를 사랑으로 키워준 아내에게 영광을 돌린다”고 말해 객석의 웃음을 자아냈다. 남우주연상 역시 ‘오펜하이머’의 주연 킬리언 머피에게 돌아갔다. 그는 원자폭탄을 소재로 한 영화임을 빗대 “이 세상의 평화를 지키고자 하는 모든 이에게 감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 인종차별 논란도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은 처음으로 ‘DEI(Diversity Equity Inclusion·다양성 형평성 포용) 규칙’을 적용해 이목을 끌었으나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아카데미는 2015년 시상식 후보자가 모두 백인이라는 데에 항의하는 해시태그 ‘#Oscarsowhite’ 운동이 벌어지자 대책 마련에 돌입했다. 자정의 의미로 올해부터 영화계에서 소수자를 보호하는 4개 분야의 기준을 세우고 이 중 일부를 충족해야 수상 후보가 될 수 있도록 규정을 바꿨다. 그러나 올해도 작품상, 남우주·조연상, 여우주연상 등 큰 상은 모두 백인이 받아 뉴욕타임스는 “이 제도가 눈속임일 뿐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고 전했다.
이날 시상식에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을 규탄하는 의미로 일부 배우들이 ‘빨간 단추’를 달고 나왔다. 지난해 세상을 떠난 영화인들을 기리는 ‘인 메모리엄(In Memoriam)’ 영상에 영화 ‘기생충’의 주연배우 이선균이 등장해 안타까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전현희 42.9% vs 윤희숙 36.6%… 서울 중-성동갑 오차범위 접전[격전지 여론조사]
- [단독]공사비 치솟는 건설 현장… 노조 월례비도 편법 부활
- 러, 한국인 간첩혐의 첫 구금…“국가기밀 외국에 넘겨”
- 민주, 종북 논란에 ‘시민사회 몫 비례후보’ 전원 재추천 요구
- 공보의 투입 첫날 “필수의료 전문의 필요한데 60%가 일반의”
- 전세사기 피해 1년, 끝나지 않는 고통
- 아무런 전조 증상 없이 갑작스럽게 빙빙~ 도는 것 같아
- 예금 들려다 ELS가입 80대, 75% 배상… 이익〉손실땐 못받을수도
- CPI 앞둔 뉴욕증시 관망세…금값은 또 사상 최고[딥다이브]
- “수능출제 교사 9명 팀 꾸려, 학원에 문제 2000개 팔고 6.6억 받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