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1찍, 2찍
22대 총선이 한 달도 남지 않았다. 선거를 앞두고 또 여야 후보들의 ‘막말 정치’가 판을 칠 것이다. 한 표라도 더 얻기 위해 서로 물어뜯고 갈라치기할 것이다. 이런 행태가 정치 혐오를 부채질하지만 그들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정치판에는 희한한 용어도 많다. ‘개딸’이란 게 있다. 개혁의 딸의 줄임말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극단적 여성 지지자들을 일컫는다. 최근엔 이 대표 강성 지지층 전체를 아우르는 대명사로 쓰인다. 윤석열 대통령을 조롱·비하하는 의도로 SNS에 ‘굥’이란 표기가 종종 등장한다. 대통령의 성인 ‘윤’을 거꾸로 한 것이다. ‘윤재앙’이란 표현도 쓴다.
‘1찍’, ‘2찍’도 있다. 2022년 대통령 선거때부터 쓰였다. 1찍은 기호 1번인 이재명 민주당 후보를 찍은 사람이다. 2찍은 기호 2번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찍은 여권 지지자다. 주로 야권 지지층이 온라인상에서 사용하는 표현으로 국힘 지지자를 칭할 때 쓰인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2찍’ 발언으로 물의를 빚었다. 지난 8일 자신의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에서 선거운동 도중 한 음식점을 방문, 테이블에 앉아있던 젊은 남성을 향해 “설마 2찍 아니겠지”라고 말했다. 이 장면이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됐다.
웃으며 농담처럼 얘기했지만, 정치권에선 국민 통합에 앞장서야 할 이 대표가 국민을 갈라치기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 대표는 9일 페이스북에 “상대 당을 지지하는 국민도, 민주당을 지지하는 국민도 모두 똑같은 주권자이고 이 나라의 주인”이라며 “대단히 부적절한 발언에 정중히 사과드린다”고 했다.
국민의 힘은 때를 기다렸다는 듯이 “역시 개딸 아버지답다”, “인종차별에 준하는 망발” 등의 반응을 쏟아냈다. 이 대표의 경솔한 발언을 옹호할 생각이 전혀 없지만 여당의 태도도 볼썽사납다.
표를 더 얻기 위한 혐오·조롱·비하의 막말은 결국 선거에 악재가 된다. 정치가 조장한 분열과 갈등, 대립이 사회 곳곳으로 전염되고 있다. 국민을 이롭게 하기는커녕 해가 되는 정치다. 국민들은 피곤하고 짜증난다.
이연섭 논설위원 yslee@kyeonggi.com
Copyright © 경기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한국 축구, 북중미월드컵 亞 3차 예선서 파죽의 4연승
- “해방이다” 수험생들의 ‘수능 일탈’ 우려...올해는 잠잠하네 [2025 수능]
- "우리 집으로 가자" 광명서 초등생 유인한 50대 긴급체포
- [영상] “온 어린이가 행복하길”…경기일보‧초록우산, 제10회 경기나눔천사페스티벌 ‘산타원
- 성균관대 유지범 총장, 대만국립정치대학교에서 명예 교육학 박사학위 받아
- 어린이들에게 사랑 나눠요, 제10회 나눔천사 페스티벌 산타원정대 [포토뉴스]
- 이재명 “혜경아 사랑한다” vs 한동훈 “이 대표도 범행 부인”
- “수고했어 우리 아들, 딸”…“수능 끝, 이제 놀거예요!” [2025 수능]
- 지난해보다 쉬웠던 수능…최상위권 변별력 확보는 ‘끄덕’ [2025 수능]
- 평택 미군기지 내 불법 취업한 외국인 10명 적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