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네이버보다 싸면 다 공짜”... 中알리가 쏘아올린 ‘3월 할인 대전’

송혜진 기자 2024. 3. 1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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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인이 주도한 유통 전쟁, 온라인으로 옮겨가
그래픽=양인성

“네이버·쿠팡보다 저렴하게 상품 공급하면 수수료, 광고비까지 다 공짜.”(알리 익스프레스)

“일본 직구 상품 대규모 확대 4만5000원 이상 구매 시 할인 쿠폰 제공.”(쿠팡)

3월 국내 유통가에 때아닌 대규모 할인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중국 이커머스 선두 주자인 알리익스프레스(이하 알리)가 자사 창립 14주년을 기념해 역대급 할인에 나섰다. 입점 업체에 판매 수수료를 받지 않고, 광고까지 대신해주겠다는 것이다. ‘C(중국) 커머스’ 공세에 쿠팡과 네이버, 롯데와 신세계 등 국내 유통업체들은 비상이 걸렸고, 맞불 할인에 나섰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예전엔 대규모 할인 행사를 롯데·신세계 같은 국내 대형 유통사가 주도했다면, 이제는 알리나 쿠팡이 선제적으로 준비하는 행사를 다른 유통업체들이 따라가는 모양새가 되고 있다”고 했다.

그래픽=양인성

◇‘3월 할인 전쟁’ 나선 中 이커머스

중국 이커머스 업체 알리는 이달 18~27일 자사 창립 14주년을 기념하는 대규모 할인전 ‘알리 애니버서리’를 준비 중이다. 매년 3월 창립 기념 세일 행사를 열어온 알리는 올해는 보다 많은 공동 구매 상품과 초저가 할인 품목을 선보이며 한국 고객을 더욱 빠르게 흡수한다는 계획이다. 알리는 일단 해당 행사의 규모를 키우기 위해 한국 입점 업체를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알리 측이 쿠팡·네이버쇼핑보다 더 저렴하게 상품을 납품하는 업체에 한해 일정 기간에 걸쳐 입점 수수료를 받지 않고, 자사몰에서 가장 돋보이는 위치에 상품 광고도 해주겠다며 한국 업체 모집에 나선 상황이다”라고 했다.

특히 가공식품에 공을 들이고 있다. 식품의 경우 반복 구매율이 높아 고객을 잡아두는 효과가 있고, 특히 이번 기회에 중국 이커머스의 취약점으로 꼽히는 먹거리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바꾸겠다는 계획이다. 알리의 이 같은 행보에 ‘더신선’ ‘바다내음’ 등 국내 신선 먹거리 브랜드를 운영하는 ‘위플’도 최근 알리에 입점해 딸기, 오렌지, 각종 신선 정육과 수산물을 팔기 시작했다. 앞서 CJ제일제당이나 농심 같은 국내 대형 식품업체들도 알리에 입점, 국내 온라인 쇼핑몰 최저가로 판매하고 있다. 가령 CJ제일제당의 햇반(210g) 24개 묶음은 1만9680원에 팔고 있는데 CJ제일제당 자사몰보다 18%가량 싸다.

알리는 창립 기념 세일에 맞춰 각종 초저가 상품 공동 구매도 준비 중이다. 오는 18일부터 무선 청소기, 미니 PC와 스피커, 캠핑용 접이식 테이블 등을 시중보다 20~40% 저렴하게 판다는 방침이다. 알리 관계자는 “샤오미 무선청소기 등은 각종 쿠폰 할인을 더해 한국 가격으로 15만원 정도에 판매하고 국내 애프터서비스(AS)도 보장할 계획”이라고 했다.

초저가 상품 전문 쇼핑몰 테무도 3월 할인전에 참전한다. 테무는 3월 한 달 신규 앱 설치 고객에게 15만원어치 쿠폰 세트를 주는 한편, 차량용 진공청소기, 아이폰 충전기 같은 가전제품을 초저가에 내놓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배송이 지연될 경우엔 5300원의 크레디트를 제공하고, 90일 이내 무료 반품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중국계 의류 쇼핑몰 쉬인은 3월 한 달 동안 밸런타인데이 할인을 내걸고 있다. 첫 구매자에게 3900원 할인을 제공하는 한편, 이미 30~80% 할인가로 나와있는 상품을 90~120달러 넘게 구매할 경우엔 20~25% 추가 할인해준다.

◇쿠팡은 ‘일본 직구’, 롯데·신세계는 ‘먹거리 할인’으로 맞불

중국 이커머스 업체들의 3월 할인 공세에 맞서기 위해 국내 업체들은 비상 대응에 나섰다. 쿠팡은 먼저 중국 이커머스에 대항하기 위해 11일부터 처음으로 로켓직구(타사보다 빠른 해외 직접 구매 서비스)를 일본 브랜드까지 확장하기로 했다. 닛신, 메이지, 르타오 같은 일본 상품 판매를 확대하기 위해서다. 14일까지 4일간 일본 직구 상품을 4만5000원 이상 구매하면 3000원 할인 쿠폰을 준다. 이른바 ‘벚꽃 시즌 세일’도 준비 중이다. 이유식과 장난감을 최대 82%까지 할인하고, 19일과 29일 오전 7시 일부 식품을 990~1만9990원에 판매한다.

국내 대형 마트도 대응에 나섰다. 롯데마트는 C 커머스에 대항하기 위해 신선식품 할인 행사를 대대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먼저 14~20일 LA갈비와 꽃갈비 상품 등을 최대 50% 할인하는 ‘갈비대전’ 행사를 진행하고, 국산 양파도 행사 카드로 살 경우 2kg을 3990원에 판매하기로 했다. 국산 무도 1개에 990원에 판매한다. 이마트 역시 3월 한 달 동안 인기 먹거리와 채소, 가공식품을 비롯해 40종목의 인기 일상 용품을 최대 50% 할인하기로 했다. 15일부터 손질 민물 장어, 미국산 소고기 전 품목도 50% 할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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