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질환' 비알코올성 지방간염 주의보…“2030년 환자 9790만명”

황진중 기자 2024. 3. 12. 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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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큐비아, 미국·중국·유럽 등 주요국 환자 수 연평균 47% 증가 전망
비침습적 검사 인정 안 해 진단 한계…‘침묵의 질환’ 간주
주요 국가별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환자 수 증가 전망(단위 백만명).(아이큐비아 제공)/뉴스1 ⓒ News1

(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 글로벌 헬스케어 연구‧서비스 기업 아이큐비아가 앞으로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질환이 공중 보건에 큰 부담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중국‧유럽 등 주요국에서 환자 수가 연평균 47%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진단 검사 방법 부족과 규제 등으로 NASH 치료의 어려움이 있다고 분석했다.

11일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 유럽 5개국, 일본 등 주요 국가의 NASH 환자 수는 지난 2016년 6660만 명에서 연평균 47% 증가해 오는 2030년 9790만 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아이큐비아는 간에서 섬유화가 진행된 단계별 NASH 환자가 9790만 명 중 0단계 23%, 1단계 34%, 2단계 21%, 3단계 14%, 4단계 8%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NASH는 알코올 섭취 없이도 간에서 염증과 섬유화가 나타나는 것이 특징인 지방간질환이다. 치료제가 없어 의료 미충족 수요가 높은 질환 중 하나다. NASH 환자 중에서 20%가량 간경화를 앓은 후 간암까지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NASH 등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NAFLD)은 암이나 알츠하이머병과 같이 의료자원 투입이 막대한 질병으로 그늘에 가려져 조용히 유행하는 경우가 많았다. 또 발견되지 않고 진행되는 경우가 잦아 ‘침묵의 질환’으로 불리기도 했다.

아이큐비아는 NASH 극복에 도전하는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규제 장벽 등 다양한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어려운 문제에 직면해 있다고 봤다.

과학적으로 NAFLD를 유발하는 기전에 대한 이해는 진전됐지만, 질병 진전과 관련한 메커니즘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이는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연구해야 하는 약물 타깃과 작용 기전의 범위가 넓은 상태로 후보물질 발굴과 검증을 상대적으로 더 어렵게 만드는 환경으로 볼 수 있다.

또 NASH를 앓는 환자는 대개 비만이나 제2형 당뇨병, 심혈관 질환 등을 동반으로 앓고 있어 약물 개발을 위한 임상시험에서 NASH 신약후보 물질의 효능을 판단할 수 있는 환자집단을 구분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비침습적 NASH 진단 방식이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점도 문제로 꼽혔다. NASH는 일반적으로 무증상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피곤하거나 복부 오른쪽 윗부분의 통증 등이 나타날 수 있지만 항상 그런 것은 아니므로 발견되지 않고 질병이 진행되는 사례가 많다.

NASH는 대개 조직을 떼어내는 침습적 검사를 진단한다. 환자 부담과 비용 문제 등 한계가 있음에도 효과적인 비침습적 진단이 표준검사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NASH 치료제 허가를 위한 규제도 미국 식품의약청(FDA)과 유럽의약품청(EMA)의 기준이 달라 신약후보 물질을 개발 중인 제약·바이오 기업에 부담이 되고 있다.

FDA는 약물 효능을 판단하는 1차 평가지표를 ‘NASH 악화 없이 섬유증의 1단계 이상 개선’ 또는 ‘섬유증 악화 없이 NASH 해소’ 중 하나를 인정하고 있지만 EMA는 두 가지 평가 변수를 모두 충족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NASH 치료제 개발은 마드리갈 파마슈티컬스가 선두 주자다. NASH 치료제 ‘레스메티롬’ 임상 3상 시험에 성공했다. 올해 상반기 레스멘티롬을 출시해 첫 번째 NASH 치료제를 선보일 예정이다.

국내에서는 유한양행, 한미약품, 동아에스티(뉴로보), LG화학 등이 NASH 신약후보 물질을 전임상~2상 단계에서 연구 중이다. 전 세계에서 임상 진행 중인 주요 NASH 파이프라인은 80여 개다.

한편 NASH는 최근 국제 학회의 합의로 43년 만에 ‘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염’(MASH)로 명칭이 변경됐다. 명칭 변경은 NASH라는 용어가 해당 질환의 근본적인 원인을 명확하게 표현하지 못하고, 불필요한 낙인효과가 나타난다는 이유에서 이뤄졌다.

j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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