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한국인 간첩혐의 첫 구금…“국가기밀 외국에 넘겨”

파리=조은아 특파원 2024. 3. 12.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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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과 러시아의 불법 무기 거래 등으로 러시아가 한국에 직접적인 안보 위협을 가하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에서 사상 처음으로 한국인이 간첩죄로 구금됐다고 관영 타스통신이 11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한국 국적자가 러시아에서 사법처리되면 북한과 밀착하며 한국과 대립 중인 러시아와의 외교 관계가 더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는우크라이나 침공 후 한국이 서방의 대러시아 제재에 동참했다는 이유로 한국을 '비우호국'으로 지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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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레포르토보 교도소의 모습. 2023.05.16. AP 뉴시스
북한과 러시아의 불법 무기 거래 등으로 러시아가 한국에 직접적인 안보 위협을 가하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에서 사상 처음으로 한국인이 간첩죄로 구금됐다고 관영 타스통신이 11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한국 국적자가 러시아에서 사법처리되면 북한과 밀착하며 한국과 대립 중인 러시아와의 외교 관계가 더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모스크바 레포르토보 법원은 이날 간첩 범죄 혐의로 수사를 받으며 블라디보스토크에 억류됐던 한국인 백모 씨에 대한 구속 기간을 3개월 연장했다. 이 법원은 “백 씨의 구속 기간을 오는 6월 15일까지 연장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백 씨는 올해 초 극동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구금됐고 2월 말 모스크바로 이송돼 레포르토보 미결 구금센터에 수용됐다. 백 씨에 대한 법원 심리는 비공개로 진행됐다.

수사당국 관계자에 따르면 백 씨는 국가기밀에 해당하는 정보를 외국 정보기관에 넘긴 혐의를 받고 있다.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형사사건 문건에는 ‘일급 기밀’이라고 표시돼 있을 정도로 보안이 철저해 세부 내용을 알려지질 않고 있다. 이 때문에 백 씨의 구금 소식도 뒤늦게 알려진 것으로 보인다.

앞서 러시아에서 역시 간첩 혐의로 체포돼 1년 가까이 재판조차 없이 수감 중인 미국 국적 언론인 에반 게르시코비치 월스트리트저널(WSJ) 기자 또한 레포트토보 교도소에 수감돼 있다.

15~17일 치러지는 러시아 대선을 앞두고 러시아의 사법 통제 또한 부쩍 강화되고 있어 백 씨의 사법처리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러시아가 백씨에게 간첩 혐의를 적용해 기소까지 한다면, 중형이 선고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번 대선에서 5선을 노리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압도적인 대선 승리를 통해 사실상 종신 집권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뜻을 드러내고 있다. 이미 지난달 16일 그의 최대 정적인 알렉세이 나발니까지 의문사해 러시아 당국의 통제가 엄격해졌다. 러시아는우크라이나 침공 후 한국이 서방의 대러시아 제재에 동참했다는 이유로 한국을 ‘비우호국’으로 지칭하고 있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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