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완성號 SK매직, 주방가전 접고 '인공지능' 발 들이는 이유 [TF초점]
모기업 사업 계획 일환…"AI 웰니스 플랫폼 될 것"
SK네트웍스 재무 전문가 영입, 수익성 개선 박차
[더팩트|우지수 기자] 부임 8개월 차 김완성 사장 지휘 아래 수익성을 개선하고 있는 SK매직이 중장기 경영 목표를 새롭게 정했다. 이 회사는 올해 주력 사업 중 하나인 주방가전 부문을 접고 인공지능(AI) 기술 개발을 예고했다. 모기업 SK네트웍스가 신사업을 기반으로 SK매직의 새 청사진을 그리는 가운데 김완성 대표를 필두로 한 과감한 사업 정리가 실적 성장에 드라이브를 걸 수 있을지 주목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SK매직이 올해 중으로 주방가전 사업을 정리한다. 지난 2021년 73억원, 2022년 237억원으로 주방가전 부문 영업이익 적자가 늘어 사업 구조 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모양새다.
이 같은 계획은 지난달 16일 열린 SK매직 모기업 SK네트웍스 기업설명회에서 발표됐다. SK매직은 주방가전 사업 대신 인공지능 기술을 중심으로 한 반려동물·노인·헬스케어 서비스를 기획하고 있으며, 최근 인공지능 기술을 연구하는 부서도 올해 초 신설했다. 올해 내로 신기술을 적용한 첫 번째 제품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SK매직이 인공지능 등 신기술 사업을 시작하는 이유는 모기업 행보에 발을 맞추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SK네트웍스는 인공지능 중심 사업형 투자회사로 전환을 도모하고 있다. 이호정 SK네트웍스 대표이사가 올해 신년사에서 "AI 중심으로 사업형 투자회사로서 정체성을 선명히 하겠다"며 "기본에 충실하면서도 사업구조 진화를 모색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SK매직은 지난 1월 가스레인지, 전기레인지, 전기오븐 3개 품목 사업권을 경동나비엔에 400억원 수준으로 매각을 협상하는 내용의 업무협약을 맺었다. SK매직은 이 당시 주방가전 사업 완전 정리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적으로 남아 있는 품목인 식기세척기와 전자레인지 사업권은 아직 거취가 정해지지 않았다.
주방가전을 정리하면서 정수기, 비데 등 렌탈 사업 경쟁력은 더 강화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시장 접점을 더 키우고 신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신사업으로 점찍은 인공지능 사업을 렌탈과 연계해 미래에는 '인공지능 웰니스(삶의 질을 개선함) 플랫폼' 기업이 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이와 관련, SK매직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이어 온 수익성 개선 계획을 위해 일부 사업을 정리하기로 했다"며 "렌탈 사업 강화와 신사업 개발로 회사 미래를 대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모기업 SK네트웍스가 가진 인공지능 인프라를 통해 기술 도움을 받을 수 있어 경쟁사보다 체질 개선이 수월하다"고 덧붙였다.
◆ 김완성 대표, SK매직 수익 개선 '호조'…2028년 목표 영업이익률 20%
SK매직은 지난해 6월 '수익성 개선' 특명을 안고 선임된 김완성 대표이사를 중심으로 사업 체질을 바꾸고 있다. 지난 2020년 영업이익 816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낸 SK매직은 지난 2022년 기준 634억을 기록하며 실적이 하락세로 들어섰다. 고꾸라진 영업이익은 지난해 3분기 김 대표가 부임한 후 전년 3분기보다 122.3% 상승한 132억원을 기록하면서 다시 우상향하게 됐다.
이번 주방가전 부문 사업 정리는 실적 회복 기세를 이어가기 위한 김 대표 결정으로 보인다. SK매직은 환경가전 렌탈 중심 사업을 전개한 '매직 2.0' 전략을 넘어 인공지능 플랫폼으로 전환하겠다는 뜻을 담아 '매직 3.0' 슬로건을 내세웠다.
SK네트웍스 역시 SK매직 수익성 부활을 주요 사업 목표로 삼고 중장기 목표를 설정했다. 최성환 SK네트웍스 사업총괄 사장은 지난달 16일 기업설명회에서 SK매직 수익성 개선 목표로 오는 2028년 영업이익률 20%를 제시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SK매직 영업이익률은 약 5%로 4배 성장을 목표로 잡은 셈이다.
이에 더해 SK네트웍스 재무 담당 인사들이 SK매직 임원진에 잇달아 앉았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14일 황용민 SK네트웍스 기획재무실장, 이요섭 SK네트웍스 재무팀장이 각각 SK매직 비상무이사와 감사로 부임했다. 모기업 '재무통'들이 김완성 대표 특명에 지원사격을 더하게 됐다.
SK매직 관계자는 "일반적인 모회사 인사이동"이라며 "수익성 개선이 원활하다. 단계적으로 재무안정성을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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