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누구보다 길었을 ‘전국노래자랑 김신영’의 일주일 타임라인[스경X초점]

하경헌 기자 2024. 3. 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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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2년 9월 ‘전국노래자랑’ 첫 녹화 당시 기자회견에 참석해 포즈를 취한 개그우먼 김신영. 사진 KBS



개그우먼 김신영이 지난 11일 자신이 진행하고 있는 라디오 ‘정오의 희망곡’에 돌아왔다.

김신영은 이날 MBC 라디오 FM4U에서 전파를 탄 ‘정오의 희망곡 김신영입니다’(이하 정오의 희망곡) 생방송에서 DJ로 복귀했다.

그는 급성후두염에서 돌아온 여파를 설명하듯 “아직 목소리는 돌아오지 않았지만 힘차게 외쳐본다”며 “응원해준 분들 너무 감사하다. 오늘따라 제 편 같다고 느껴지는 청취자분들이 많아 목소리가 나오는 것 같다”며 복귀의 소감을 전했ㄷ.

이어 자신의 증상을 설명하며 “(후두염을) 태어나 처음 걸렸다. 목소리 안 나올 때 답답함을 이제 알았다”며 그동안의 고충도 토로했다.

김신영의 지난 일주일은 그의 데뷔 21년여 시간 가운데 가장 긴 일주일이 아니었을까 한다. 그는 지난 4일 갑작스러운 KBS1 ‘전국노래자랑’ 하차 통보를 받았고, 이어 후임 MC 선임을 봤다. 6일 급성후두염 판정을 받고 라디오 부스를 비웠지만 지난 9일 인천 서구에서 열린 ‘전국노래자랑’ 마지막 방송을 마치고 라디오에도 돌아왔다.

KBS1 ‘전국노래자랑’을 진행 중인 개그우먼 김신영. 사진 KBS



김신영은 4일 KBS 측으로부터 하차통보를 받았다. 당시 소속사였던 씨제스 스튜디오는 “제작진 역시 당황해 연락이 왔다”며 사전 논의되지 않은 하차였다는 사실을 알렸으며, 이는 곧 파문이 됐다. 맡은 지 1년 5개월이 된 MC에 대해 KBS 측은 하차를 온전히 설명하지 못했고, 오로지 후임 MC가 개그맨 남희석이라는 사실만을 알렸다.

이 와중에 다양한 소문들이 김신영을 괴롭혔다. 젊은 여자 MC라는 점이 프로그램의 성격에 맞지 않았다는 전언부터, 과거 정부에 호감을 표현한 SNS(사회관계망서비스) 게시물이 원인이라는 말까지 돌았다. 결국 김신영은 이어진 라디오에서도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이후 6일 그는 ‘정오의 희망곡’에서도 급성후두염으로 자리를 비워 많은 팬들의 걱정을 샀다. 이튿날인 7일 KBS 측은 시청자 청원 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프로그램의 화제성 증가와는 달리 시청률은 하락세를 보였고, 시청자 민원을 통해 프로그램 경쟁력 하락에 대한 우려 역시 제기됐다”며 2022년 10월16일부터 2024년 3월3일까지 시청자 의견 중 불만이 616건, 칭찬이 38건이었다는 구체적인 수치도 언급했다.

하지만 이 역시 故 송해의 하차 이후 어떤 ‘전국노래자랑’ MC도 이겨내야 할 큰 장애물이었다. KBS는 “그 어떤 MC도 송해 님의 빈자리를 당장 대체하기에는 역부족일 것이고, 시청률 하락이 MC 한 명으로 인한 것임은 결코 아닐 것이나, 위기 앞에 타개책의 일환으로 MC 교체를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지난 7일 KBS 시청자 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김신영 하차 관련 KBS의 답변글. 사진 KBS 홈페이지 캡쳐



결국 김신영의 하차는 기정사실화됐고, 그는 9일 인천 서구 인재개발원 운동장에서 ‘전국노래자랑’ 마지막 녹화를 진행했다. 급성후두염이 깔끔하게 낫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씩씩한 녹화였다.

그는 당시 소속사를 통해 “2년 동안 달려온 여정을 마무리하며 인생에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남겼고, 전국에서 만난 모든 분 마음속에 간직하고자 한다”며 “‘전국노래자랑’은 전국의 모든 출연진분들. 시청해주신 분들이 주인공이 MC는 거들 뿐”이라고 밝혔다.

그런 이후 11일 라디오까지 복귀하면서 그의 일상은 ‘전국노래자랑’ MC 발탁 이전으로 완벽하게 돌아갔다.

하지만 여전한 의구심은 남는다. KBS가 이야기한 시청률 하락에 대한 요건이 송해의 MC 당시에서부터 제기된 것이었다는 것과 하차 과정에서 당연시돼야 할 제작진과의 협의가 마치 없는 것처럼 보였다는 점 그리고 그 교체의 포인트가 과연 시청률인지, 제작비 절감인지 불분명하다는 점 등이다.

‘김신영의 일주일’은 끝이 났다. 하지만 최근 다양한 논란과 최근 불거진 ‘고려 거란 전쟁’의 갈등 상황 등 KBS의 콘텐츠는 인기나 화합보다는 갈등이나 불협화음의 모습으로 자주 비치고 있다. 공영방송의 가치와는 결코 가깝지 않은 모습이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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