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왕설래] 비만의 사회적 비용 연간 15조원

김기동 2024. 3. 11.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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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보건기구(WHO)는 최근 세계 비만 인구(2022년 기준)가 10억3000만명에 이른다고 경고했다.

가당음료나 패스트푸드 등 비만을 유발하는 식품에 부과한다.

대한비만학회가 최근 개최한 심포지엄에서 비만의 사회적 비용이 15조6400억원에 이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WHO는 1996년 비만을 '치료가 필요한 만성적 질병'으로 규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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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보건기구(WHO)는 최근 세계 비만 인구(2022년 기준)가 10억3000만명에 이른다고 경고했다. 190여개국 2억2000만여명의 체중·신장을 비교 분석한 것을 토대로 한 추정치다. 성인은 체질량지수(BMI, 체중을 키의 제곱으로 나눈 것)가 30 이상, 어린이·청소년은 WHO가 정한 별도의 기준에 따랐다. 80억 세계 인구 가운데 8명 중 1명이 비만이라는 얘기다. 당초 예상했던 2030년보다 8년이나 빨라진 게 심각성을 더한다. 과거 비만은 부자병으로 치부됐었다. 기름진 식습관과 운동 부족으로 인해 생기는 선진국병으로 불리기도 했다. 이젠 옛말이다. 비만의 양극화 탓이다. 몸에 좋은 유기농 음식보다 비교적 값싼 고열량의 가공식품을 즐겨 먹는 저소득 국가에서 영양 불균형으로 비만율이 높아진 것이다.

급기야 전 세계 80여개국이 ‘비만세’라는 형태의 세금을 부과하고 있다. 가당음료나 패스트푸드 등 비만을 유발하는 식품에 부과한다. 주로 태평양과 카리브해 작은 섬나라 중심으로 운영되던 것이 핀란드, 헝가리, 프랑스 등 유럽국가에서도 속속 도입됐다. 헝가리는 가당음료 외에도 소금·카페인이 함유된 스낵과 반조리식품에도 비만세를 물린다.

우리 역시 비만 문제가 심각하다. 비만율은 코로나19 유행을 거치며 급상승했다. 성인 비만율은 2019년 33.8%에서 2022년 37.1%로, 초·중·고생 비만율은 2019년 15.1%에서 2022년 18.7%로 높아졌다. 이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도 막대하다. 대한비만학회가 최근 개최한 심포지엄에서 비만의 사회적 비용이 15조6400억원에 이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2015년 9조2000억원, 2019년 13조8528억원에서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흡연(11조4206억원), 음주(14조6274억원)를 넘어 건강보험 재정에 부담이 되고 있다.

WHO는 1996년 비만을 ‘치료가 필요한 만성적 질병’으로 규정했다. 동의보감에도 ‘비인다중풍(肥人多中風)’이라고 해서 뚱뚱한 사람은 중풍에 많이 걸린다고 기록돼 있다. 정부 차원의 제1차 ‘국가 비만관리종합대책(2018~2022)’도 이렇다 할 효과를 보지 못했다. 비만은 개인·가정을 넘어선 사회적 문제다. 국가 차원의 관리가 시급하다.

김기동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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