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란의시읽는마음] 햇살 단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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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앉아 불쑥 들이친 햇살을 만끽하는 것만으로 기분은 나아지곤 한다.
줄곧 경쾌한 어조로 햇살을 이야기하는 이 시는 얼핏 밝고 아기자기해 보이지만, 들여다볼수록 어딘가 쓸쓸하다.
빛과 함께 당도한 "추억 마차"에는 "마부"가 보이지 않고. 빛을 받고 선 이는 지금 여기를 멋대로 비집고 나온 추억, 그러니까 그 "아름다운" 것으로 인해 조금은 두려운 마음인 것 같다.
그래서 시인은 기어코 "저 햇살 단추"를 눌러 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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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햇살 당신은 초인종 소리도 없이 들이닥친 낭보?
일상의 잔뿌리까지 떨렸을까? 이 아침의 달콤한
추억 마차엔 마부가 안 보이는데 마차마저 녹아내리는
햇살에 앉아
지금에 집중할 뿐인데 아름다운 생각이 새어 나와
- 여보세요?
저기 저 햇살 단추 좀 눌러주실래요?
줄곧 경쾌한 어조로 햇살을 이야기하는 이 시는 얼핏 밝고 아기자기해 보이지만, 들여다볼수록 어딘가 쓸쓸하다. 빛과 함께 당도한 “추억 마차”에는 “마부”가 보이지 않고…. 빛을 받고 선 이는 지금 여기를 멋대로 비집고 나온 추억, 그러니까 그 “아름다운” 것으로 인해 조금은 두려운 마음인 것 같다. 지금 여기에 대한, 현재의 삶에 대한 “집중”을 빼앗기게 될까.
아름다움이란 으레 그런 것인가 보다. 이미 내 몫이 아닌 아름다움이란. 과거에 놓인 추억이란. 찬란하고도 위험한 것. 그래서 시인은 기어코 “저 햇살 단추”를 눌러 껐을까. 끌 수 있었을까.
박소란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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