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에서/신진우]전직 요원들로 국정원감시팀… 민주당의 위험한 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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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원 선거개입 감시팀을 구성하겠다."
정보기관인 국정원에 대한 감시·통제는 정치적 목적이나 해석이 개입돼선 안 되는 영역이다.
최소 5명 이상으로 구성된 팀원 전원은 경력 25년 이상의 국정원 전직자라고 민주당은 소개했다.
그렇다 해도 이미 공개적으로 '국정원 감시팀' 존재 사실을 밝힌 이상 그 활동은 어디로 튈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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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상황실장을 맡은 김민석 의원이 지난달 국회 브리핑을 열고 한 말이다. 김 의원은 “과거 댓글·총풍·북풍 같은 선거공작에 대비하겠다”면서 “선거공작에 관련될 가능성이 있는 국정원 직원이 있다면 심사숙고해야 할 것”이라며 공개 경고장까지 날렸다.
그동안 선거 개입 등 국정원의 정치 개입 논란은 잊을 때마다 반복됐다. 윤석열 대통령도 검사 시절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를 맡았다가 상부 외압을 폭로하며 이름을 날리지 않았던가. 집권당이 아닌 민주당 입장에선 ‘국정원이 또’란 의구심을 가질 만하다. 그에 따른 불안감 역시 이해된다.
다만 현 국회의 다수당이 정보기관을 노골적으로 감시하겠다고 나선 건 다른 차원의 문제다. 민주당은 “국정원직원법 비밀엄수 조항을 지키겠다”고 전제를 달았지만 “국정원 선거 개입 제보를 수집·조사·고발하는 활동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정파적 판단에서 자유롭기 어려운 당이 국정원 관련 제보를 받고 조사까지 직접 하겠단 얘기다. 위험한 발상이다. 정보기관인 국정원에 대한 감시·통제는 정치적 목적이나 해석이 개입돼선 안 되는 영역이다. 국회에 통제 장치가 없는 것도 아니다. 정보위원회가 있다. ‘국가정보업무에 대한 국회의 효율적인 통제’는 정보위 활동의 주요 목적 중 하나다. 굳이 민주당이 직접 완장을 찰 필요가 없고, 차서도 안 된다는 얘기다.
민주당이 밝힌 감시팀 면면을 보면 우려는 더 커진다. 팀장은 총선 영입 인재로 당에 발을 들인 박선원 전 국정원 1차장이 맡는다. 최소 5명 이상으로 구성된 팀원 전원은 경력 25년 이상의 국정원 전직자라고 민주당은 소개했다. 국정원의 공금횡령 사건을 고발한 전 해외 공작관 등도 포함됐다고 한다.
정보요원이라도 퇴직 후 정치에 관여하는 걸 문제 삼을 순 없다. 다만 그 관여의 범위가 현재 국정원 업무와 직접 맞닿아 있다면 문제가 되기에 충분하다. 관여하는 주체가 전직 베테랑 국정원 직원으로, 현직과 줄이 닿을 만한 이들이라면 더욱 그렇다.
국정원은 지난해 수개월 넘게 인사파동 내홍을 겪었다. 결국 원장까지 교체됐다. 그 상처는 여태 아물지 않았다. 올해부턴 대공 수사권이 경찰로 이관돼 국정원 내부 사기 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크다. 이런 가운데 전직 베테랑 선배들이 선거 개입 감시를 명목으로 으름장을 놓는 걸 바라보는 현직들의 심정은 착잡함을 넘어 참담할지 모른다.
이런 우려가 신경이 쓰였는지 김 의원은 “만반의 준비를 다 하자는 것”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당 관계자도 기자와의 통화에서 “국정원에 허튼수작 말라는 경고 메시지를 전달하자는 취지”라고 했다. 국정원을 실시간으로 사찰하자는 게 아니라, ‘리스크 예방’ 차원에서 이런 팀을 만들었다고 선제적으로 알린 거란 의미다.
그렇다 해도 이미 공개적으로 ‘국정원 감시팀’ 존재 사실을 밝힌 이상 그 활동은 어디로 튈지 모른다. 혹시 조직에 불만이 있거나 정치적 욕심이 앞선 일부 정보요원이 허위, 과장 제보라도 한다면 어찌 되겠는가. 그 검증은 누가 하고 책임은 누가 질지 민주당은 답해야 한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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