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8명, 문항 2천개 넘기고 6억6천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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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육 종사자와 사교육업체 간 '카르텔' 의혹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감사원이 교원들의 사교육 참여에 관한 복무 실태 점검을 마친 뒤 11일 발표한 보고서에는 교사들과 사교육업체가 피라미드식으로 조직을 이루고 수능·내신 문항을 거래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날 감사원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56명에는 현직 교사 27명, 사교육 종사자 23명, 대학교수 1명,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직원 4명, 전직 입학사정관 1명 등이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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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차려 교사 조직 구성
출제위원 때 경력세탁도 흔해
감사원, 56명 경찰 수사요구
교육부, 관련 교원 징계 절차
공교육 종사자와 사교육업체 간 '카르텔' 의혹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시험 문항을 대가로 금품을 주고받은 관계자 총 56명에 대한 수사를 경찰에 의뢰했다. 감사원이 교원들의 사교육 참여에 관한 복무 실태 점검을 마친 뒤 11일 발표한 보고서에는 교사들과 사교육업체가 피라미드식으로 조직을 이루고 수능·내신 문항을 거래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 과정에서 고액의 금품이 오갔다.
이날 감사원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56명에는 현직 교사 27명, 사교육 종사자 23명, 대학교수 1명,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직원 4명, 전직 입학사정관 1명 등이 포함됐다. 이들의 혐의는 청탁금지법 위반, 업무방해, 배임수증재 등이다.
수능·모의고사 검토위원으로 여러 번 참여한 경력이 있는 한 고교 교사는 출제 합숙 중에 알게 된 교사 8명을 포섭해 소위 '문항 공급 조직'을 구성했다. 이후 2019~2023년 무려 2000여 개 문항을 사교육업체와 유명 학원 강사들에게 제작·배포해 총 6억6000만원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 교사를 포함해 다수의 교사는 평가원에서 수능 혹은 모의고사 출제위원 참가를 제안받으며 '최근 3년간 상업용 수험서 집필 경력이 있느냐'는 질문에 거짓으로 답변한 뒤 여러 번 출제위원으로 참여한 사실도 확인됐다. 감사원 관계자는 "이런 분들이 문제를 만들어 (사교육 시장에) 공급하면 수능 경향이 반영된 문제가 나올 수밖에 없으니 문제가 심각하다"고 말했다.
다른 고교 교사는 2019년 부인 명의로 출판업체를 설립한 뒤 현직 교사 35명을 모아 수능 경향을 반영한 문항을 사교육업체 등에 공급하면서 2022년까지 18억9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감사원은 2018~2023년 5년간 5000만원 이상을 수수한 교육 관계자를 중점으로 감사를 실행했으며 실제 카르텔 규모는 이보다 더 크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해 교육부가 진행한 자진 신고에서는 교사 322명이 문항 판매 등을 했다고 신고한 바 있다.
한편 '메가스터디 1타 영어강사' 조 모씨의 사설 모의고사에 나온 지문이 2023년도 수능 영어 23번 문항 지문으로 나와 판박이 논란이 제기된 사건은 실제로 출제 교수와 고교 교사 등을 거쳐 조씨에게 유출됐을 개연성이 있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감사원은 조씨와 해당 문제를 출제한 대학교수 A씨, 조씨에게 지문을 유출한 고교 교사 등에 대한 수사를 경찰에 의뢰했다. 해당 지문은 캐스 선스타인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의 저서 79쪽에 나온 내용으로 2022년 9월 조씨의 사설 모의고사에 등장했다. 이어 2개월 뒤인 11월 수능에 단 한 문장을 제외하고 똑같이 출제됐다. 감사원 관계자는 "개연성이 파악돼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감사 결과가 공식 통보되는 대로 해당 교원에 대한 징계 등 관련 조치를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안정훈 기자 / 서정원 기자 / 이용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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