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V, 맥긴 퇴장이 억울하다고? "심판이 토트넘 항의에 당했다" vs "추하고 끔찍한 태클" 비난
[OSEN=고성환 기자] 아스톤 빌라 주장 존 맥긴(30)이 '살인 태클'로 퇴장당했다. 다만 동료 올리 왓킨스(29)는 심판을 비판하며 주장을 감싸고 나섰다.
토트넘은 10일(한국시간) 영국 버밍엄 빌라 파크에서 열린 2023-2024시즌 프리미어리그(PL) 28라운드에서 아스톤 빌라를 4-0으로 꺾었다. 후반 20분 존 맥긴이 퇴장당한 뒤 2골을 몰아치며 경기를 끝냈다.
이로써 토트넘은 승점 6점짜리 경기를 잡아내며 4위 싸움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이제 5위 토트넘(승점 53)과 한 경기 더 치른 4위 빌라(승점 55) 간 격차는 2점에 불과하다. 토트넘으로선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진출 희망을 높이는 귀중한 승리였다.
아찔한 장면이 나왔다. 후반 20분 맥긴이 중앙선 뒤에서 빠르게 돌파하는 데스티니 우도기의 다리를 강하게 걷어찼다. 공은 아예 건드리지도 못한 채 다리만 가격하는 위험한 태클이었다.
최악의 태클을 눈앞에서 본 토트넘 벤치는 강하게 항의했다. 우도기도 맥긴에게 다가가 화를 내려다가 강한 고통을 호소하며 주저앉았다. 브레넌 존슨과 제임스 매디슨 등 토트넘 선수들도 분노해 달려들며 충돌이 발생했다. 손흥민과 우나이 에메리 빌라 감독이 급하게 싸움을 말렸야 했다.
크리스 카바나 주심은 맥긴을 향해 곧바로 다이렉트 레드카드를 꺼내 들었다. 선수 교체 후 살아나던 빌라의 분위기에 완전히 찬물을 끼얹는 어리석은 퇴장이었다. 맥긴은 굳은 표정으로 고래를 저으며 경기장을 빠져나가야만 했다.
빌라는 맥긴의 퇴장 이후 와르르 무너졌다. 안 그래도 0-2로 뒤지고 있던 상황에서 10명으로 싸우게 됐으니 당연한 일. 수적 우세를 등에 업은 토트넘은 천천히 빌라를 요리하며 두 골을 더 추가했다.
손흥민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그는 후반 45분 쿨루셉스키의 크로스를 강력한 논스톱 발리 슈팅으로 연결하며 골망을 갈랐다. 후반 추가시간엔 돌파 후 컷백 패스로 티모 베르너의 골까지 도왔다. 이날 손흥민은 존슨의 골까지 어시스트하며 총 1골 2도움으로 MOTM(Man of the match)에 선정됐다.
영국 '풋볼 런던'에 따르면 맥긴의 퇴장 사유는 '심각한 반칙'이었다. 매체는 "우리는 맥긴이 '심각한 반칙(serious foul play)'으로 퇴장당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것은 선수가 다른 선수들 심각하게 다치게 할 수 있는 태클이나 도전을 했을 시 혹은 너무 많은 힘을 사용한 경우"라며 "맥긴의 태클은 공을 플레이하려는 노력이 없었기 때문에 심각한 반칙으로 간주됐다"라고 설명했다.
경기를 지켜보던 'BBC'도 충격을 금치 못했다. 매체는 "빌라 주장 맥긴이 다이렉트 퇴장당했다! 공포의(horror) 태클이다. 그는 정신을 잃고 우도기 다리를 향해 직진했다. 공을 치려는 시도조차 없었다. 확실한 레드카드다. 토트넘 선수들은 분노하고 있다"라며 "솔직히 말하면 퇴장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 심판도 그중 한 명이었다"라며 고개를 저었다.
맥긴을 향한 비판이 이어졌다. 울버햄튼에서 공격수로 활약했던 돈 굿맨은 "우도기는 처음에 화가 나서 일어섰다가 '사실 나 다쳤어'라고 말하며 다시 쓰러졌다. 추하고 끔찍한 태클"이라고 지적했다.
레스터 시티에서 뛰고 있는 수비수 코너 코디도 "분명히 너무 심했다. 빌라 선수들도 속이 상하겠지만, 토트넘 벤치와 선수들의 반응을 이해할 수 있다. 왜냐하면 맥긴은 정말로 강하게 도전했기 때문"이라며 "주장이 나가고 주전 선수 중 한 명이 나가는 건 빌라로선 정말 실망스러운 일"이라고 평가했다.
'승장' 엔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은 여유로운 미소를 지었다. 그는 "퇴장이 결정적인 순간은 아니었던 것 같다. 우리가 2-0으로 경기를 잘 통제하고 있었다. 분명히 더 쉬워지긴 했지만, 우리가 우위에 있었다. 그냥 우리가 압박하면서 따라온 결과라고 생각한다"라며 "맥긴이 악의를 품은 건 아니라고 생각하다. 아마 무엇보다 그냥 좌절감이었을 것이다. 꽤 많은 판정이 우리에게 불리하다고 느꼈다. 오늘 사르만 경고를 받았다니 믿을 수 없지만, 퇴장이 경기를 바꾼 거 같지는 않다"라고 전했다.
패배는 물론이고 주장까지 잃게 된 에메리 감독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후반에 처음 두 골은 미쳤다. 퇴장 이후 결과를 얻어내기 더 어려웠다. 우린 0-2로 지고 있을 때도 감정을 조절해야 한다. 성숙해야 할 책임이 있다"라며 "우리는 침착하지 않았고, 상대보다 낫지 않았다. 그러다 감정 조절을 못하고 레드카드를 받았다. 실망스러웠다"라고 아쉬워했다.
그러면서도 우도기를 다치게 하려는 의도는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에메리 감독은 "당연히 맥긴은 언제나 매우 매우 중요하다. 그는 두 번째 골을 내준 뒤 맞붙길 원했으나 경기는 퇴장 후 기울었다"라며 "맥긴은 언제나 열정적으로 뛰는 선수다. 내가 알기론 600경기에서 두 번째 퇴장이다. 그는 항상 솔직히고 경쟁심이 강하다. 그는 나쁜 의도로 그러는 선수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빌라 공격수 올리 왓킨스는 주심이 토트넘 측 항의에 휘둘렸다고 주장했다. 그는 "내 생각에 퇴장은 가혹했다. 분명히 조금 무모해 보인다. 토트넘 벤치 앞에서 벌어진 일이고, 벤치의 반응이 컸기 때문이다. 분명히 받아들이기 힘든 판정"이라고 항의했다. 그러면서 "맥긴은 우리에게 매우 중요하다. 그를 3경기 동안 잃는 건 관에 박아둔 가장 큰 못이나 다름없다"라고 안타까워했다.
'텔레그래프'는 "맥긴의 퇴장은 '추하고, 냉소적이며, 끔찍한 도전'이었다. 하지만 과연 퇴장이었을까? 의견이 엇갈렸다"라면서도 "심판 판정이 뛰어났다. 카바나 주심은 올바른 규칙을 적용했다. 맥긴의 반칙은 명백한 심각한 파울 플레이 행위였다. 그는 당연히 퇴장당했다"라고 선을 그었다.
우도기가 크게 다치지 않은 게 다행일 뿐이었다. 매체는 "맥긴은 운이 좋았다. 우도기는 훨씬 더 큰 피해를 입을 수 있었다. 비가 와서 땅이 부드러웠다"라며 "주심의 차분한 대응이 인상 깊었다. 그는 즉시 레드카드를 꺼내지 않았고, 그 순간 열기를 키우지도 않았다. 대신 그는 선수들의 싸움을 진정시키고 올바른 대응을 결정한 뒤 퇴장을 선언했다. 훌륭한 판정"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매체는 "VAR 심판도 아무 조치를 취하지 않고 카바나 주심의 결정을 지지했다. 맥긴과 경기장 밖에서 그에게 박수를 보낸 빌라 팬들은 판정에 불만을 가질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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