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턴매치' 권향엽-서동용 첫 번째 토론회서 공방 가열
서동용 "이미 추진 중인 사업으로 공약 나열…담대한 구상 안 보여"
권향엽 "공약 구체성 없어…광양보건대 등 미해결 현안 책임져야"
'전략공천→경선 번복' 두고 신경전…이재명 당대표 거론되기도
제22대 총선에서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을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들이 11일 전남CBS가 주최한 <제22대 총선 토론 '격전 한판'-민주당 경선 편>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순천·광양·곡성·구례을 선거구는 민주당 공천권을 놓고 서동용 국회의원과 권향엽 전 대통령비서실 균형인사비서관이 지난 21대 총선에 이어 4년 만에 리턴매치를 벌이는 곳이다.
양측은 지역발전을 위한 청사진을 제시하며 열띤 토론을 벌이다가도 전략공천 철회에 따른 경선 결정에 대해 각기 다른 해석을 하며 날을 세웠다.
이순신대교 국도 승격·광역철도 등 1호 공약 두고 상호 비판
권향엽 후보와 서동용 후보는 지역발전의 큰 틀에서는 서로의 공약을 존중하면서도 구체적인 실행방안 등에 대해서는 이견을 보였다.
서 후보는 "1호 공약인 이순신대교 국도 승격에서부터 기회발전특구, 여순사건 특별법 개정 등 권 후보가 제시한 공약 대부분이 이미 사업이 진행 중이거나 지자체에서 추진 중인 사업이다"며 "진행 중인 사업을 완료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국회의원이라면 지역발전을 위한 담대한 구상이 있어야하는데 찾아보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권 후보는 "홍보물에 제시한 여러 사업들 있지만 그 사업들 대부분이 제대로 진행되지도 않았고 완결되지도 않았다"며 "전남 동부권 후보들에게 이순신 대교 국도 승격을 공동공약으로 하자고 제시한 이유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권 후보는 서 후보의 1호 공약인 남해안·남중권 광역도시철도 건설사업의 구체적 추진 방안이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권 후보는 "큰 틀에서 사업의 방향성에는 공감하지만 비용추계에 대한 구체적 설명이 없고 실질적 효과에 의문 갖는 분도 있다"며 "특히 광역철도를 유지하려면 어느 정도 수익이 필요한데 이미 여수와 순천, 광양지역 기업에서는 출퇴근 셔틀버스를 운영하는 곳이 많아 실제로 얼마나 많은 시민이 철도를 이용할지 의문"이라고 언급했다.
이같은 언급에 서 후보는 "22대 국회에 들어가면 곧바로 연구용역을 추진할 것"이라며 "기존의 철도망을 연결하는 방식이 되면 비용이 줄어들 수 있다. 예산은 큰 문제가 아니다"고 설명했다.
광양보건대 정상화·여순사건 등 미해결 현안 두고 격론
주도권 토론에서는 해결하지 못한 지역현안을 놓고 분위기가 더욱 격양됐다.
권 후보는 "올해 광양보건대의 신입생이 66명에 불과하다. 가장 중요한 간호학과마저 폐과됐다"며 "지역 국회의원이 지난 4년간 도대체 무엇을 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쏘아붙였다.
선거구 획정과 관련해서는 "(서 후보는) 해룡면을 순천 선거구로 되돌리는 것이 첫 번째 문제라고 발표한 적 있다. 하지만 이번 선거구 획정 사태를 두고 이정현 전 의원이나 소병철 의원에게 책임을 돌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서 후보는 "광양보건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4년간 교육위 활동을 했지만 결과적으로 시민들에게 죄송한 부분이다. 다만, 유의미한 변화도 있어 결과만 두고 비난하면 안 된다"며 "선거구 획정 역시 사죄를 먼저 했다. 막판까지 순천 선거구의 단독 분구가 확정된 분위기였으나 마지막 하루 만에 뒤짚어졌다"고 해명했다.
양측은 여순사건 특별법에 대한 설전도 이어갔다.
서 후보는 "권 후보의 공약에 여순사건 특별법 개정안이 있는데 지역 유족들은 권 후보와 사적인 소통이 부족하다고 토로한다"며 "여순사건 희생자, 유족의 배·보상도 반드시 이뤄내야 할 숙제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현 정부의 그릇된 역사적 인식을 바로 잡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앞서 권 후보가 여순사건 특별법 개정과 관련해 진상규명 기구의 조사인력 충원과 배·보상 개정안 등을 언급한데 따른 반응이다.
서 후보는 "(조사인력 등의) 숫자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현 정부 들어 반란이라는 용어를 다시 쓰겠다고 하는 상황이다"며 "물론 궁극적으로 배·보상을 이뤄내야 하지만 그 전에 진상규명이 이뤄져야 하는데 신청자에 비해 실제 조사가 이뤄진 건은 턱없이 적다"고 말문을 이었다.
'경선 결정' "대승적 차원, 철회 요구 " VS "잘못 바로 잡아"
전략공천 철회에 따른 경선 결정과 관련해서는 토론회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공방이 이어졌다.
권 후보는 "민주당이 혁신적인 시스템 공천을 통해 전략공천을 확정했지만 정정당당하게 경쟁해 유권자 선택을 받고자 이 자리에 섰다"고 밝힌 반면, 서 후보는 "일방적인 전략공천에 대해 시민들이 저보다 아파하며 바로잡아줬다"고 말했다.
서 후보는 특히 "전략공천 시 유권자의 선택권이 제한된다. 당에서 결정할 수는 있지만 가급적 자제해야 하는 것이 맞다"며 "이번 전략공천 파동도 최고위원과 여론의 반대에 의해 뒤집힌 것이다. 경선으로 뒤집힌 것 자체가 전략공천이 잘못됐다는 반증"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권 후보는 "전략공천 시스템을 부정하는 것도 아니면서 이렇게 반발하는 것은 자신의 지역구이기 때문"이라며 "경선이 된 것은 대승적 차원에서 저 스스로 중앙당에 전략공천 철회를 요구했기 때문이지 서 후보의 재심이 받아들여진 것이 아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선 결정 과정에서의 치열한 논쟁에 이재명 당대표가 화두에 오르기도 했다.
서 후보는 "재심 신청이 받아들여졌다는 것이 아니라 최고위의 결단에 의해 경선 결정이 됐다는 뜻이다. 지난 5일 오후 5시부터 이뤄진 최고위에서 경선을 결정했는데 발표 전 이재명 당대표와 통화도 했다"며 "이 대표가 최고위원들의 정서를 알려주면서 위로를 건냈다. (경선에 대한 협의 등을 위해) 권 후보와도 통화하겠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전했다.
이같은 주장에 권 후보는 "전략공천을 받은 후보의 동의 여부가 최고위원회의 결정을 뒤집거나 큰 영향을 끼친다는 생각에는 무리가 있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이번 토론회는 이날 오전 10시 30분부터 한 시간 동안 전남CBS 사옥 8층 스튜디오에서 진행됐다.
토론회는 전남CBS 유튜브 채널에서 생중계 됐으며, 오후 5시부터 1시간 동안 전남CBS 라디오와 전용앱 '레인보우'를 통해 방송됐다. 해당 영상은 유튜브에서 다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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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CBS 유대용 기자 ydy2132@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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