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김광호 첫 재판..."도의적 책임 있지만"

권준수 2024. 3. 11.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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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서울 경찰 최고 윗선이었던 김광호 전 서울청장에 대한 첫 재판이 열렸습니다.

김 전 청장을 비롯해 재판에 넘겨진 이들은 안타까운 사고라면서도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상황은 예견할 수 없었다며 무죄를 주장했습니다.

권준수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이태원 참사가 벌어진 지 500여 일 만에 경찰 핵심 책임자로 꼽히는 김광호 전 서울경찰청장의 재판이 시작됐습니다.

[김광호 / 전 서울경찰청장 : (무죄 주장하십니까?) 성실하게 재판받겠습니다. (유가족분들한테 마지막으로 하실 말씀?) ….]

법정에서 김 청장 측은 사고는 안타깝지만, 형사적인 책임은 물을 수 없다며 무죄를 주장했습니다.

참사가 벌어진 시각 당직 근무를 했던 서울경찰청 당시 인사교육과장과 112 상황팀장도 입장은 마찬가지였습니다.

검찰은 사고 가능성을 경찰이 예측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지만, 피고인 측은 비현실적이라고 반론했습니다.

군중 운집과 압사 사고를 예상하고 경찰력을 사전 투입했어야 한다는 건 과도한 주장이라고 맞받았습니다.

같은 날, 박희영 용산구청장에 대한 재판도 열렸습니다.

검찰은 이른바 '노마스크 핼러윈' 인파에 대한 언론 보도가 사고 전날부터 쏟아져 나왔지만 구청의 대책이 미흡했다고 질타했습니다.

박 청장 측도 어느 정도 사람이 다치는 사례가 생길 수는 있다고 볼 수 있었겠지만, 대규모 압사 사고에 대한 예방을 구청에 기대하는 건 무리라고 주장했습니다.

[박희영 / 용산구청장 : (검찰이 더 예견 가능성을 많이 봤어야 한다고 하는데 입장 있으실까요?) ….]

결국, 참혹한 참사를 경찰과 지자체가 예견할 수 있었는지를 두고 치열한 법정 싸움이 이어지는 상황.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은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는 재난 사고가 어딨느냐며 비판의 목소리를 키웠습니다.

[김은희 / 10·29 이태원 참사 용산시민행동 : 안전대책을 철저히 세워야 하는 것 아닙니까. 그런데 책임자인 구청장은 그러한 대책을 세우지 않았습니다. 경찰은 이태원에 몰려드는 사람들의 안전보단 대통령 경호에 더 많은 신경을 쓰고….]

그러면서 시간이 훌쩍 지난 지금, 사법 정의야말로 유가족이 기댈 수 있는 마지막 보루라며 참사에 대한 규명을 촉구했습니다.

YTN 권준수입니다.

촬영기자: 진형욱 정진현

그래픽: 이원희

YTN 권준수 (kjs819@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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