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반지 사려다 화들짝… 천정부지로 치솟은 금값, 더 오를까?
‘고공행진’ 이어가는 금값
추가 상승 여부에 관심 쏠려
“여전히 매력적이나 조정 가능성
조정 시 매수 기회로 활용 가능”
금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의 조기 금리 인하 기대감 등이 글로벌 금값을 끌어올린 데 따른 것이다. 시장의 관심은 추가 상승 가능성이다. 증권업계에선 금값이 당분간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가파른 가격 상승에 따른 단기 조정 가능성 등이 제기되는 만큼 경계심을 갖고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금 가격은 최근 글로벌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 확대 및 신흥국 중앙은행의 금 매수세 등으로 사상 최고 수준까지 올랐다. 금값은 연초에만 해도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다가 이달 들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조기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되살아나면서 급등하기 시작했다. 중국, 인도 등 중앙은행이 미국 국채 보유량을 줄이고 금 보유량을 꾸준히 늘린 것도 금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11일 KRX(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8일 KRX 금시장에서 1㎏짜리 금 현물은 전 거래일보다 0.64% 내린 1g당 9만174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고가는 9만2530원을 찍으면서 2014년 KRX 금시장이 거래를 시작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 가격은 지난해 중반 8만원 선에서 움직이다가 점차 올라 최근에는 9만원대를 넘어섰다.
금값 상승세에 힘입어 금 펀드 등의 수익률도 살아나는 추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설정액 10억원 이상 금 펀드 12개의 일주일 평균 수익률은 6.07%였다. 같은 기간 46개 테마 펀드 가운데 가장 높은 수익률이다. 연초 이후 수익률은 -0.46%로 마이너스였으나, 최근 들어 수익률이 훌쩍 올랐다.
금 ETF(상장지수펀드) 상승세도 만만치 않다. 한국거래소가 발표하는 KRX 금 현물 지수를 기초 지수로 하는 ‘ACE KRX 금 현물’ ETF의 일주일 수익률은 5.53%를 기록했다.
시장의 관심은 금값의 추가 상승 여부에 쏠려 있다. NH투자증권은 금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상승세는 계속될 것이라며 투자 비중을 늘릴 것을 권고했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관련 보고서에서 “미국 연준 주도의 긴축 통화정책이 마무리 국면에 들어가면서 금 가격이 온스당 2200달러에 근접했다”며 “글로벌 통화정책이 완화되는 구간에서는 금 가격이 통상 강세 사이클을 띄는데, 이 같은 금 가격 상승세가 이제 본격화하기 시작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구체적인 이유에 대해서는 “경기 연착륙 전망에도 ‘디스인플레이션 컷’(물가 안정에 기인한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는 실질금리의 하향 안정세로 나타나,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자산에 대한 투자 매력을 부각한다”고 짚었다.
NH투자증권은 금 투자에 대한 ‘비중 확대’ 투자의견을 유지하고, 올해 가격 예상 범위를 온스당 기존 1900∼2200달러에서 2000∼2330달러로 상향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장기 목표 가격도 온스당 기존 2550달러에서 2600달러로 높였다.
황 연구원은 “일각에서 ETF 실물 보유고와 금 가격 간의 괴리를 둘러싸고 단기 과매수 경계심이 대두된 게 사실”이라면서도 “미국 달러의 독주 속에 외환보유고 다변화를 위해 중앙은행들이 사들이는 금 매수세가 ETF 실물 보유고 감소분을 압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단기적으로 금 가격 조정이 나타난다면 이는 장기 투자 비중 확대를 위한 저가 매수의 기회로 활용할만하다”고 제언했다.
대신증권도 최근 ‘사상 최고치 경신한 금(Gold), 짚고 넘어가야 할 경계 요인’ 보고서에서 “금 가격의 방향은 여전히 매력적”이라며 “아직까지 가격 레벨에 대한 부담 또한 크지 않다. 금 가격은 명목 기준으로 보면 역사적 고점이지만 실질 가격 기준에서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연내 정책금리 인하는 가능하지만 인플레이션 둔화에 더 많은 확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만큼 경계해야 할 부분이 있다고 조언했다.
최진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어느 자산이 그렇듯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과정에서 저항은 격해질 수밖에 없다”며 “(금에 대해) 긍정적으로 바라보되, 당장 추가적인 비중 확대보다는 조정 시 매수하는 보수적 접근을 (하고), 귀금속 섹터 내 상대적으로 소외된 금광 기업들을 되돌아봐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강진 기자 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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